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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위한 기도 (이해인)

작성자울타리|작성시간20.11.19|조회수9 목록 댓글 0

♡ 오늘의 기도 ♡

오늘도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좋은 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사람 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

오늘은 타인에게 마음의 짐이 되는
말로 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

상처를 받았다기 보다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먼저 생각하게 하고
늘 변함 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
변함 없는 마음으로...
한결 같은 사람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나 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
마음에 욕심을 품으며
살게 하지 마시고
비워두는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시고,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게 하소서.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비록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 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 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오늘도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게 하소서.
더욱 넓은 마음으로

서로 도와 가며 살게 하시고...

조금 넉넉한 인심으로
주위를 돌아 볼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을 주소서~♡
                             

- 이해인 -


오늘을 위한 기도  (이해인)

          지금껏 제가 만나 왔던 사람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을 통하여
          만남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삶의 지혜를 깨우쳐 주심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의 길 위에서 제가 더러는 오해를 받고
          가장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쓸쓸함에
          눈물 흘리게 되더라도
          흔들림 없는 발걸음으로
          길을 가는 인내로 운 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제게 맡겨진 시간의 옷감들을
          자투리까지 아껴 쓰는
          알뜰한 재단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슬기를 주시고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 밖에는
          없는 것처럼 투신하는
          아름다운 열정이 제 안에 항상
          불꽃으로 타오르게 하소서

          제가 다른 이에 대한 말을 할 때는
          사랑의 거울 앞에서
          저를 다시 비추어 보게 하시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남과 비교하느라
          갈 길을 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오늘을 묶어 두지 않게 하소서

          몹시 바쁜 때일수록 잠깐이라도
          비켜서서 하늘을 보게 하시고
          고독의 층계를 높이 올라
          내면이 더욱 자유롭고 풍요로운
          흰 옷의 구도자가 되게 하소서

          제가 남으로 부터 받은 은혜는
          극히 조그만 것이라도 다 기억하되
          제가 남에게 베푼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큰 것이라도 잊어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건망증을 허락 하소서

          오늘 하루의 숲 속에서 제가 원치 않아도
          어느새 돋아나는 우울의 이끼
          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러하오나
          이러한 제 자신에 대해서도
          너무 쉽게 절망하지 말고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가는
          꿋꿋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게 하소서

          어제의 열매이며 내일의 씨앗인
          오늘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 때는
          어느 날 닥칠 죽음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겸허함으로
          조용히 눈을 감게 하소서

          모든 것에 감사했습니다.
          모든 것을 사랑했습니다.

          나직이 외우는 저의 기도가
          하얀 치자꽃 향기로
          오늘의 저의 잠을 덮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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