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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조미하 시인
밤을 꼬박 새워본 사람은 알 것이다
어둠은 그리 오래가지 않다는 것을
힘든 일을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모두 지나간다는 것을
사람을 잃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게 사람이라는 것을
누군가를 미워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결국 자신만 힘들다는 것을
포기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인내와 의지가 부족했다는 것을
기나긴 겨울을 지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따뜻한 봄은 반드시 온다는 것을
경험하고 나서야
정확히 깨닫고 알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게 되어 있다
힘든 일도 슬픈 일도 괴로운 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내 인생의 봄날은 오늘 /
조미하
옷장을 비웠습니다.
비워진 옷걸이 수만큼
마음에 공간이 생겼습니다.
신발장을 비웠습니다.
많은 곳을 다녔던 신발들이
과거 속에 머물러 있어
새로운 길을 못 가는 거 같았습니다.
책장을 비웠습니다.
새로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기 위해...
밑줄 그어진 손때 묻은 책부터
20년이 넘도록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던
책도 있었습니다.
정리하다 보니
최소한의 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데
여기저기 욕심이 넘쳤음을 깨달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날은 오늘인데
미련 때문에 버리지 못한 물건처럼
과거 속에 남겨둔 힘들고 아픈 기억 때문에
눈앞에 행복을 못 본 건 아닐까요.
과거에서 꺼내
물건을 정리하듯 미련 없이 버리세요.
내 인생의 봄날은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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