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았어요
김옥춘
매일매일 하늘이 울었어요.
매일매일 찌푸린 하늘이
매일매일 울었어요.
곡식과 과일 그리고 채소도
울었어요.
배가 고팠대요.
햇살 먹고 싶어 울었대요.
햇살 도둑맞은 날
하늘이 울었어요.
햇살 도둑맞아서
식물들이 가난해졌대요.
식물들이 가난해져서
농부가 가난해졌대요.
흐린 하늘처럼
농부 찌푸리더니
하늘 따라 울었어요.
추석 장을 보는 날
나는 울었어요.
지갑 손에 꼭 쥐었는데
지갑 속 돈을
도둑맞았어요.
산 것 별로 없는데
지갑 속 돈이 가난해져서
카드를 빌렸어요.
햇살 도둑맞아서
하늘이 울 땐
몰랐어요.
햇살이 도둑맞아서
농민이 울 땐 몰랐어요.
그 햇살이
내 것이었는지 몰랐어요.
추석 장을 보고
계산대에서 알았어요.
도둑맞았던 것이
나의 햇살이었어요.
2003.9.1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