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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있는 자리

작성자진도강|작성시간24.02.25|조회수2,101 목록 댓글 6


🌃 저녁이 있는 자리 🌃

이슬에 젖은 무릎으로
저녁은 누군가를 기다리며
그자리에 앉아있지
짧은 봄볕의 꼬리까지 저금해 둔 나무들은
여름을 인출해 넉넉하게
그늘을 깔아두었지


산의 능선쯤에서 소리 없이
밀고 당기는 기운에 서쪽의 눈자위가 붉어지고



소멸되고 태어나는 빛과 어둠의 지루한 릴레이
그렇게 낮과 밤을 절반씩 나눠 가지며
하루는 경계선을 넘어가고
알람을 켜고 끄며 우리도 조금씩 시들어가지


천년처럼 길고 하루처럼 짧은 시간을
목에 걸고 숲에서 걸어 나와
마을을 어슬렁거리는
퉁퉁 부은 저녁의 발등들


사람보다 즐긴 나무는 교대식을 마친 밤의 옷자락을
나뭇가지에 걸어두지
하늘로 뻗친 가지 끝으로
새벽이 팔랑팔랑 피어오를 때까지


짧아지고 길어지는 그림자를 가늠하며
세상에 풀어놓은 빛을 거두어들일 시간
한 그루 나무를 붙잡고 나이테를 새기고
계절을 돌아 나온 쓸쓸한 저녁의 낯빛들


아름들리 회화나무 그늘에는
밤이오기 전 돌아가야 할
저녁이 늘 거기에 앉아있지

- 홍계숙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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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진도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25 고운댓글 남겨주신
    동길짱님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편안한 쉼 하세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자두나무. | 작성시간 24.02.26
    좋은글에 다녀 갑니다
    행복한날 되십시요 ~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진도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27 따뜻한 마음에 녹고
    다정함에
    미소가 지어지고
    상냥함에
    서로 친구가 된다
    사람을 얻는 것
    그만큼 큰 자산은
    어디에도 없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운걸음 해주신
    자두나무님
    감사드립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김승순 | 작성시간 24.02.26 좋은글. 예쁜 이미지. 감사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진도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27 상쾌한 아침입니다
    원한대로 바라는대로
    이루어지는
    좋은하루!
    멋진하루!
    화이팅입니다
    고운걸음 해주셔서
    예쁘게 봐주신
    김승순님 감사드립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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