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태어나서 처음 눈을 뜨게했고
사물과 접한 마음도 처음 열었던 곳이다
그때 그시절엔
모든 사물들이 공해에 찌들지 않는
자연 그대로 였고 우리 모두는
때묻지 않는 순수한 마음들이였다
어떠한 심포니보다 더 아름다운
맑고 청아한 새들의 노래소리가
녹색의 나뭇잎들과 이름모를 풀꽃들
흐르는 시냇물을 춤추게 했고
청정숲을 더 울창하고 아름답게
채워 갔었다
집집마다 마당 가장 자리에는
감나무 복숭아나무 한그루씩은
심어져 있었고
지금처럼 커피나 햄버거 피자
그런 이름들이 낮설었던 시절
가을이면
커피한잔 하자는 말보다
얘 우리집에 놀러와라 감따줄께
하는말이 서로 마음을 나눌수 있는
정감있는 말이였다
그 시절엔
어떠한 예감도 예측도
누군가의 연출도 없이
찾아 오는게 첫사랑이였다
첫사랑은 그렇게 찾아와서
떨리는 가슴과 수줍은 눈빛과
머뭇거린 시선으로
머리카락 사이로 0.5초 정도
그를 훔쳐보고
0.5초 속도로 고개를 돌려야 했던
수줍게 찾아와
달콤하고 꿈같던 순간들이
예고도 없이 가슴 쓰리고 아프게
속절없이 떠나갔던 첫사랑
숲속을 채우는
새들의 지저귀는 푸른 노래소리
빨갛게 익은 고향의 등불같은 감
평생을 떠나지 않고 서성이게 하는
첫사랑의 숲이 있는곳
고향엔
어머니의 따뜻한 품속같은
애틋한 그리움이 있다 .
- 윤 세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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