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비와 당신 ㅡ
비오는 날에 나는
그리운 사람이 되고 싶다
방울방울 빗방울처럼
아련한 사랑이 되고 싶다
비오는 날에 나는
꽃잎이 되고 싶다
아름다운 향기 흩날리며
고요히 흔들리고 싶다
비오는 날에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내 님 계신 곳으로 훨훨
아득히 날아가고 싶다
비오는 날에 나는
한 편의 시가 되고 싶다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따뜻한 감동을 안겨 드리고 싶다
비오는 날에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다
촉촉히 젖어드는 저 비처럼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고결한 사랑이 되고 싶다
ㅡ 장세희 / 비오는 날의 나는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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