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창곡 18번'과 '건배'의 유래 ◈
“오랜만에 노래방 왔으니 18번이나 불러볼까”
여기서 ‘18번’이 의미하는 바를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이지요
노래방에 가면 우리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
잘 부는 애창곡을 18번이라고 칭하며 노래 번호를 검색하곤 하지요
그렇다면 왜 우리는 애창곡을 1번도 아니고 2번도 아닌
18번이라고 부르게 된 것일까요?
18번의 유래는 일본의 가부키(歌舞伎)로 거슬러 올라가지요
가부키(歌舞伎)는 17세기부터 시작된 일본의 전통 연극으로,
노래, 춤, 연기가 가미되어 에도 시대 중산~상류층 평민(쵸닌)들의
대표적 유흥거리였어요
오늘날로 치면 인기 뮤지컬이나 드라마 쯤으로 생각하면 되지요
2008년에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정도였어요
1603년부터 시작돼 약 40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가부키(歌舞伎)는
대중을 위한 연극으로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일본에서 가부키 연기자에 대한 인기와 존경은 상상 이상이지요
그래서 높은 인기와 정통성을 자랑하는 가부키는
가문 대대로 그 비법을 자손에게 물려주며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요
이중 일본 가부키 명가인 7대손 “이치가와 단쥬로”라는 집안에서는
대대손손 내려오는 가부키 연극 가운데 18개의 명작을 선정한 다음
이를 집대성했지요
이 명작 시리즈 중 대중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
바로 18번 작품이었어요
이를 계기로 일본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애창곡을
18번이라 부르기 시작했지요
이후 18번의 의미는 한국에도 전해져 우리나라 사람들도
18번을 대중적인 노래 혹은 개인의 애창곡 등으로
인식하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애창곡 18번’은 일본문화가 스며들어
우리 문화에 정착 된 것이지요
그리고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하는것이 “건배(乾杯)”이지요
건배는 원래 서양에서 들어온 술문화로,
기원이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고 있어요
그러나 고대 바이킹족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며,
대륙을 건너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문화가 된 것을
우리나라가 받아들여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지요
서양에서 최초로 술이 만들어 질 때 악마가 술 제조를 도왔기 때문에
술잔에는 악마의 기운이 서려 있다고 믿었어요
이에 건배를 함으로써 술잔에 들어있는 악마가 놀라
달아난다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 일부 국가에서는 '건강'이라는 단어를 건배의 의미로 쓰고 있어요
또 같은 병에 담긴 술을 나눠 마심으로써 독(毒)이 없음을
알리고자 한 의도에서 만들어 졌다는 설도 있지요
그러니까 건배란 자기가 마시는 술이 상대방이 마시는 술과
똑같은 무독성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행하던 것으로
곧 불신이 기조가 되어 생겨난 음주문화라는 설도 있어요
한자 건배(乾杯)를 풀어 보면 마를 건(乾), 잔 배(杯).
즉, 잔을 비운다는 뜻이지요
또 마를 건(乾)자를 하늘 건으로 부르기에
하늘에 잔을 올려 건강이나 행운을 빈다는 의미도 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의미가 조금 바뀌어서,
그냥 술 마시기 시작할 때 하는 말 정도가 되었지요
그러다 군사정권시절 "위하여"가 도입되어
지금은 건배보다는 위하여를 많이 하고 있으며
맨 처음 건배한 술은 무조건 원샷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아요
아무튼 '애창곡 18번'이나 '건배' 문화는 일본으로 부터 들어온
외래 문화임을 알아야 하지요
각국의 건배 언어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아요
한국어 건배(乾杯)
중국 대만어 乾杯(간베이)
일본어 乾杯かんぱい(칸파이)
베트남어 Một hai ba bốn (못 하이 바 본)
미국 영국어 Cheers(치어스)
프랑스어 Santé(상테)
스페인어 Salud(살루드) / Chinchín(친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어 Prost(프로스트)
러시아어 За здоровье(자 즈도로비예)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