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 홀 여사를 아시나요?

작성자녹림처사|작성시간23.06.04|조회수373 목록 댓글 0

◈ 로제타 홀 여사를 아시나요? 

 

지난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도중

“19세기 말 한국에 온 미국의 선교사들은 학교와 병원을 지었다”

구한말부터 식민지 시기까지, 2대에 걸쳐 의료 봉사 활동을 했던

로제타 홀 여사를 언급했어요

윤 대통령 연설에서 함께 언급된 언드우드, 아펜젤러, 스크랜턴과 달리

로제타 홀 여사는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았지요

 

언더우드는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당시 한반도에서 활약한 미국 출신의 선교사이자

조선예수교장로회 1대 총회장으로 대한민국 개신교 장로회의 아버지 이지요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창설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또 아펜젤러도1885년 조선에 입국하여 활동한 미국 감리교(북감리회) 선교사였어요

또 메리 스크랜턴은 이화여대의 전신인 이화학당을 만들었지요

그러나 로제타 홀 여사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별로 없었어요

 

25세 젊은 미국인 여의사 로제타가 1890년 제물포항에 발을 디딜 때

어렵고 힘든 삶을 각오하긴 했지요

그러나 가혹한 시련이 될 줄은 몰랐어요

1894년 11월, 청일전쟁 격전지였던 평양에 의료봉사 하러 갔다가

남편 윌리엄 홀을 감염병으로 떠나보냈지요

결혼한 지 3년도 안 됐고 아들은 이제 돌인데 배 속엔 둘째가 자라고 있었어요

불행은 끝나지 않았지요

미국에 잠시 귀국해서 낳은 둘째는 딸이었어요

그 딸마저 이질로 잃었지요

남편과 딸을 한국 땅에 묻었어요

 

이후 로제타 여사의 삶은 개인의 불행을 봉사로 승화하는 과정이었지요

교회사 연구가인 박정희의 저서 ‘닥터 로제타 홀’

역경 속에 인류애를 꽃피운 그녀의 삶이 기록돼 있어요

로제타는 거듭된 불행을 신앙으로 이겨내며 이렇게 기도했지요

‘하느님, 저는 길을 모릅니다.

(중략) 비록 이 땅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잃었지만,

제 아들 셔우드와 한국에서 오래 사역할 수 있게 해 주소서.’

 

다시 일어선 로제타 여사는 남편과 딸 이름으로 기념 병원을 지었어요

여성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광혜여원도 설립했지요

국내 첫 시각장애인 학교인 평양여맹학교를 세웠고,

한글 기반 점자를 최초로 개발했어요

고려대 의대의 모태가 된 조선의학강습소도 개소했지요

조선 여성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고 여의사 양성에 힘썼어요

그녀가 미국에 보낸 박에스더는 첫 여성 의료 유학생이자 첫 여의사였지요

1933년 68세 노인이 되어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43년간 가난하고 병든 조선인을 돌봤어요

부모처럼 의사가 된 아들 셔우드와 며느리 매리언도

식민지 조선인을 괴롭힌 결핵 퇴치에 앞장섰지요

 

서울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는 홀 집안 5명이 안장돼 있어요

1951년 로제타 여사가 별세하며 남편과 딸이 있는 한국 땅에 묻어달라 했고,

1991년 같은 해 세상을 뜬 아들 셔우드 박사 부부도 양화진 묘역에 묻혔지요

셔우드 박사는 “아직도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는 유언을 남겼어요

대한민국의 지금 모습은 한국이 가장 암울했던 시기에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홀 집안의 70년 봉사 덕분이기도 하지요

윤 대통령의 연설이 새삼 그 헌신을 떠올리게 하고 있어요

우린 이런 분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되지요

 

또 세계 지도를 보면 호주 오른쪽, 뉴질랜드 위쪽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섬들을 볼 수 있어요

이 섬들이 만든 16국을 태평양도서국이라 부르지요

약칭 ‘태도국(太島國)’이지요

이들 국가는 인구와 국토가 작지만 광활한 바다를 갖고 있어요

태도국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합치면 1910만㎢로

전 세계 면적의 14%를 차지하지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인 러시아 면적(1709만㎢)보다 넓어요

이 국가들은 스스로를 ‘푸른 태평양 대륙’이라고 부르지요

 

글로벌 지정학 게임에서 태도국이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어요

이 국가들은 자원 외교가 중요한 시대에 수산 자원은 물론

망간 단괴 등 해양 광물 자원이 풍부하지요

투발루 등 해수면이 상승하는 섬이 많은 것도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이지요

투발루의 외교장관은 2021년 무릎 깊이 바닷물 속에서 정장 차림으로

“지금 서 있는 이곳도 한때는 육지였다”로 시작하는 연설로

전 세계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렸어요

 

최근에는 해상 항로 요충지라는 점이 재평가를 받으면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격전지로 부상했지요

2021년 중국은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했어요

중국 군함이 기항할 수 있고 소요 사태가 나면

중국에 군·경찰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미국이 바짝 긴장했지요

미국은 지난해 9월 워싱턴에서 첫 ‘미·태도국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솔로몬제도에 30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하는 등

다시 이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지난 5월말 태도국 정상들을 초청해 첫 정상회의를 가졌지요

태도 11국은 부산 엑스포 개최 여부를 결정짓는 국제박람회기구(BIE)에도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엑스포 개최지 투표권은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1국 1표를 갖지요

태도국 정상들은 부산도 방문했고 공동성명에서 부산의 엑스포 유치를

환영한다고 했어요

전체 171표 중 11표를 확보한 셈이지요

 

우리나라 첫 원양어선은 1949년 미국에서 도입한 230톤급 지남호(指南號)’였어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남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부(富)를 건져오라’

뜻을 담아 배 이름을 지었다고 하지요

훗날 남태평양이 중요한 지역으로 떠오를 것을 예견한 것일까요

1960~1970년대 지남호를 포함해 많은 원양어선이 태도국 해역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경제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했어요

사모아 등에는 이런저런 사고로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한국 선원들의 무덤이 곳곳에 남아 있지요

생각해보면 우리와 태도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바다를 통해 연결된 이웃이나 마찬가지 이지요

이웃은 언제나 소중한 것이지요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는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어서라도 은혜를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지요

우리는 로제타 여사의 살신성인(殺身成仁)를 절대로 잊어선 안되지요

그리고 태도국 또한 애지석지(愛之惜之)해야 하지요

애지석지(愛之惜之)란 소중히 여기고 아낀다는 뜻이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

로제타 셔우드 홀 부부

그들이 수십년간 펼친 의료봉사와 헌신의 삶은 이 땅에 내린 축복이었지요

▲한국 최초 원양어선 지남호(指南號)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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