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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 챕터 2][대사집] E2 C2 - Alone (보리스)

작성자han94|작성시간13.07.31|조회수1,588 목록 댓글 3

 

 

(화면 조금 줄이고 보시는게 좋아요~)

 http://dimess.tistory.com/8 ←블로그에는 bgm 도 있어서 더 좋아요~

 

 

 

 

보리스: ….

나야트레이: ….

냉철한 소년: 따로 소개가 필요하지는 않으신 것 같군요.

보리스: ….

           미안… 먼저 나가 있을게.

나야트레이: …?

 

            [보리스, 나감]

 

카를라: 그쪽 아가씨는 저 사람을 알아?

나야트레이: 몰라.

카를라: 그런데 왜 당신도, 당신의 동료도 저 사람에게 누구냐고 묻지 않지?

나야트레이: 나는 몰라. 하지만 보리스는… 알아. 보리스, 동요했어.

                 그러니까 보리스한테 물어보면 돼.

                 저 사람, 나는 모르니까 누구냐고 물어서 진실을 대답해 줄지 어떨지 몰라. 불확실해.

냉철한 소년: 잠깐만.

                  … 가 제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

                  더 들을 생각이 없다는 것도.

                  하지만 당신은 어떠십니까?

나야트레이: … 나?

냉철한 소년: 네. 제가 초청한 건 두 사람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적의를 보인다고 해서, 다른 한 사람도 그러리라고는 단정하지 않습니다.

나야트레이: 나는….

냉철한 소년: 두 사람이 함께 와 주신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당신 혼자라도 괜찮습니다.

                  자세히 이야기를 듣고자 하신다면 찾아와 주십시오.

나야트레이: 글쎄. 잘있어.

 

             [나야트레이, 나감]

 

카를라: 저 두 사람을 만나려고 엘티보까지 걸음 하신 건가?

냉철한 소년: 아…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저는….

 

 

[엘티보 거리]

보리스: … 의외로군.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우를 돌이켜 보건대, 날 기억하지는 못할 거야.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기억하지 못하는 척 하는 걸까. 모르겠어.

           어느 쪽이든 결론은 똑같아.

           … 어울릴 생각 따윈 없어. 조금도.

진저맨: 훌쩍… 나… 이렇게… 맛있는데….

           … 녹아 버린다… 훌쩍훌쩍….

보리스: 저기….

진저맨: 한 걸음 한 걸음…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갈 힘이 없다… 훌쩍… 다 녹아 버릴 거다… 훌쩍….

           이렇게 맛있는데… 눅눅해지고… 훌쩍.

           나… 열심히 노력해서 더 맛있어 진다….

           흑…. 슬프다… 물에 닿으면 상할 지도 모르는데… 이렇게나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보리스: 괜찮으신가요?

           부축을 해 드릴 테니까 천천히 걸어 보세요.

           무리해서 과자 다리로 걸었던 데다, 눈에 젖기까지 하신 탓에 금이 간 것 같습니다.

           이제 괜찮으세요?

진저맨: 훌쩍… 훌쩍….

           군데군데 몸이 다 녹아 버렸다… 훌쩍훌쩍… 이대로 두면… 다 부서져 버린다… 훌쩍.

           가서 버터 10개와 크림 10개…. 필요하다….

           나… 맛있는데… 부서지면 안된다… 훌쩍.

보리스: 네? …아, 버터 10개와 크림 10개 … 요?

진저맨: 나는 해줄 걸 안다… 나는 맛있다….

           … 훌쩍 눅눅해지고 부서지면 맛 없다… 훌쩍훌쩍… 서둘러라….

보리스: 네… 그럼.

           (음… 버터는 과자 가게에서 팔고 있을 것 같고, 크림은 요리 스킬로 만들 수 있겠지.

            사정이 안 좋은 것 같으니까 도와주기로 할까?

            레이는….   아직도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건가?

            레이는 그런 일에 관심 가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레이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나를 기억하지 못했으니 도 나를 잊었을 거야.

            그렇다면 좀 예의 없어 보였겠지. 과민반응하는 것 같았을지도 모르겠다.

            … 그다지 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잡화점으로 돌아가 봐야겠다.)

 

[엘티보 잡화점]

보리스: ….

카를라: 유감이지만 도, 귀여운 아가씨도 없어.

           한 발 늦으셨군 그래.

           아가씨하고는 못 만난 건가?

           그쪽이 나간 후에 몇 마디 이야기만 하고 거의 곧바로 따라 나간 것 같은데….

보리스: 아… 네. 간발의 차이로 엇갈린 모양입니다.

           그럼….

카를라: 잠깐만.

           와는 아는 사이야?

보리스: 아뇨.

카를라: 흐음… 그런 것 치고는, 지금도 다시 만나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표정인데?

           아니면, 아가씨가 당신을 기다려 주지 않고 멋대로 가 버려서 아쉬워하는 거야?

           어느 쪽이야?

보리스: … 그럴리가요.

카를라: 내 눈에 당신은 그와 아는 사이처럼 보이는데.

           당신은 꽤 능숙하게 표정을 감출 줄 아는 것 같지만, 그래도

           한 순간의 동요까지 걷어 내지는 않고 있으니까.

보리스: 글쎄요.

           그러면 카를라 씨는 제게 그와 어떻게 알고 있는 사이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카를라 씨가 그러실 수 없다면, 저 역시 제 별것아닌 이야기를 속속들이

          털어 놓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카를라: ….

보리스: 그럼, 실례 많았습니다. 안녕히….

           (아무튼 막연하게 기다리기만 할 수도 없으니까 … 일단 진저맨 씨가 부탁한 일을 하기로 하자.

            과자 가게로 가 보자.)

 

[엘티보 과자점 헨젤과 그레텔]

에리히: 요한나 양,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요한나: … 그 금발머리 남자애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배달을 나갔잖아예?

           그러니까 바보 아닌가예? 그렇게 야단을 맞아 놓고서 빙글빙글 웃고…

           그런 모험가는 처음 본다 아입니꺼?! 지는 이해가 안 가예.

보리스: 저, 실례합니다.

에리히: 아, 손님이 오셨는데 실례했습니다.

           뭘 찾으시는지요?

보리스: 그게 아니라… 저기, 금발머리….

           금발머리… 저, 실례합니다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혹시 그 금발머리가, 제 또래로 보이는 사람 아니었습니까?

앙케: 그걸 어떻게 아….

요한나: 앙케!! 니는 와 그래 입이 싸노?

앙케: …엉? 저기, 말 하면 안 되는 기가?

보리스: … 맞군요?

에리히: 아아… 소란스러운 금발머리 손님들이 방문해 주셨지요.

           하지만 그건 드문 머리색은 아니라서요. 후후.

           도움이 안 되어 죄송합니다. 그리고 손님들을 모두 기억할 수도 없어서,

           더 도움을 드리고 싶어도 안 되겠네요.

보리스: …아, 곤란하게 만들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역시 아무에게나 마구 이야기해 줄 수는 없으시겠죠.

           (하지만… 역시 루시안이 맞는 것 같은데.

            소란스러웠다는 말을 듣는 모험가는 흔치 않을 테니까.

            아무래도 나와는 초면이니까 다짜고짜 이런 걸 묻는다고 대답해 주지는 않겠지.

            의심스럽게 보이는 모양이고…. 별 수 없지.

            일단 진저맨 씨가 부탁한 걸 구해 주도록 하자.)

 

 

 

냉철한 소년: 선생님, 지금 하신 말씀은 이웨리드 에타의 여섯 번째 권을 찾는

                  작업을 중단하라는 것인지요?

남자: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건 빨리 포기하는 게 신상에 좋지.

        안 그런가? 효율이 떨어진단 말일세.

냉철한 소년: 가능성….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 인정하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중단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들에게는 그 힘을 손에 넣거나

                  아니면 적어도 소재와 실체를 파악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남자: 아, 그 힘에 관해 알아보는 걸 중단하라는 소리가 아니야.

냉철한 소년: …아직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군요.

                  지금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웨리드 에타의 잃어버린 여섯 번째 권에 관해

                  자료를 모아 봤지만, 아시는 바와 같이 불완전한 편린 밖에는 얻지 못했습니다.

                  제각기 정확한 사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 근거는 아무 데도 없습니다.

                  어차피 진짜가 아니라면 다른 모든 건 헛된 그림자에 불과한 법이지요.

남자: 물론, 진짜를 손에 넣지 않는 한 진위를 판단할 방법이 없으니까.

냉철한 소년: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그 여섯 번째 에타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말씀하시려는 겁니까?

남자: 후후후… 이웨리드 에타의 여섯 번째 권은 없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에타의 여섯 번째 권은 틀림없이 존재한다, 이 말이야.

        우리 조언자께서는 머리가 좋으니까 입 아프게 오래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해를 하실 테지?

냉철한 소년: 이웨리드 에타란 에타라는 고대 예언을 적합한 언어로 옮긴, 이른바

                 번역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지금, 번역서가 아니라

                 원서를 추적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남자: 원서라… 글쎄, 원래 에타는 석판에 쓰여 있다는 말도 있지.

        이웨리드가 번역본과 함께 석판을 내밀었다고.

        하지만 그 석판이 원서인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는 거 아닌가?

        말하자면 애초에 책의 형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책이 반드시 책장에 나란히 꽂혀 있으리라는 건 착각이지. 안 그런가?

냉철한 소년: 성립하지 않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 낱장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걸세.

        한 장씩… 한 장씩… 아주 깊숙히 말일세.

        아름다운 여성이 품은 악의처럼. 인자한 미소 뒤에 숨은 칼날처럼… 비밀스럽게.

 

 

냉철한 소년: … 그래서 엘티보까지 온 건 좋았는데….

                  지나치게 서두른 건 아닐까. 일을 급히 진행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시간은 아주 많으니까.

                  그렇다고 연회 전의 유희를 즐기듯 적당히 일할 생각은 아니지만.

                  … 자, 그럼… 만나러 가 볼까…?

                  환영할 리가 없는 사람을.

 

 

[엘티보 거리]

진저맨: 내 몸… 고칠 거… 달콤한 거….

           가지고 왔구나….

           좋은 냄새… 맛있는 냄새가 난다….

           나… 더욱 맛있어 진다….

보리스: 저… 죄송하지만, 혹시 저 과자 가게에서 금발머리 소년이 나오는 걸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니, 소년이라고 말하는 건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르겠네요.

           제 또래 남자입니다. 밝은 금발에… 아마도 세상사 근심 따윈 하나도 없는 것처럼 웃고

           있었을 테고, 거리낄 것 없이 씩씩하게 걸어서 똑바로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을 겁니다.

진저맨: 금발… 많다….

           나는… 모른다.

보리스: …그렇습니까.

진저맨: 하지만… 맛있는 냄새… 나는 사람….

           과자 배달… 금발 머리….

           붉은 용… 갔다.  배달….

보리스: 붉은 용… 이라면 무기점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금발 머리가 드문 건 아니니까 루시안이라는 보장은 없어.

            그래도 무기점 붉은 용으로 가서 군터 씨에게 물어 보기로 하자.)

 

[엘티보 무기점 붉은 용]

군터: 어서오시게나, 대장간 붉은 용으로~!

        국왕 폐하를 위하여! 공주님을 위하여!! 하하하하하!

        나는 군터. 보시다시피 렘므를 지키기 위한 무기를 만드는 것이 내 소임이며 자랑이다.

        국왕 폐하께 충성을! 하하하하하!

보리스: 안녕하세요. 실은 여쭤볼 게 있어서 들렀습니다.

군터: 이 군터님에게 의문사항이 있단 말인가, 제군?

        자, 사양하지 말고 어서 말해 보시게!

보리스: 저… 갑작스레 죄송합니다만, 혹시 이쪽에 금발머리 소년이 방문한 일이 있습니까?

           수, 수상한 사람은 아닙니다… 음…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사람의 친구… 입니다.

           … 역시 설명이 부족했나.

군터: 금발 머리 소년…? 과자 가게에서 온…?

보리스: 네, 맞습니다.

           기억하고 계십니까? 그….

군터: 금발머리 소년! 과자 가게! … 좋아!

보리스: …네?

군터: 가서 얼음꽃 5개와 데블나이트의 반지 5개를 구해 오게나, 제군!

        자, 서두르게! 제군! 지나파 공주님을 위해 전군 돌진하듯이!

보리스: 네…?

           저… 저기…?

군터: 자, 그럼! 제군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겠네!

 

         [잠시 후]

 

군터: 자, 부탁한 건 가지고 왔는가?

보리스: 네… 여기.

군터: 오오! 제군, 아주 훌륭하네!

        제군처럼 충실한 병사를 전장이 아닌 곳에서 볼 수 있을 줄은 몰랐군. 하하하하하하!!

        자, 어서 들게!

 

        [에리히의 과일파이 획득]

 

보리스: 이건…?

군터: 왜 그러는가? 제군.

        제군은 금발머리 제군이 가져온 그 과자 때문에 이 군터에게 온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보리스: 제가 알고 싶었던 건, 그 금발머리 제군…아니,

           모험가… 아니… 아무튼, 그 사람의 행방입니다.

군터: 그러면 진작에 말을 할 일이지. 험험.

보리스: (… 말할 틈을 주지 않으셨던 거 같은데요….)

군터: 친구라도 했던가? 그 금발머리 제군.

        사실 금발머리 제군은 여럿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말하는 건지 지금도 확실히 모르겠지만 말일세.

        하하하! 그건 중요하지 않지!

보리스: 아…네, 친구…. 친구…죠.

           제게는 그 친구의 곁에 있어야 할 의무가 있었는데, 한심하게도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군터: 호오~ 그렇군.

        훌륭한 군인으로서 범해서는 안 되는 실책이로군.

        쯧쯧… 우리 위대한 지나파 공주님과 렘므 병사들은 그런 과오없이 무사귀환해야 할텐데 말일세.

보리스: …네.

군터: 아무튼 그 금발머리 제군은 혼자가 아니었네.

        두 명의 금발머리 제군과 한 명의 모자 쓴 제군이 과자 배달을 왔었다네.

        그리고는 아주 절도 있는 태도로 사라져 갔지! 하하하하하하!

보리스: 이름이나, 어디로 갔는지, 그런 건 모르시는 지요?

군터: 그런 것까지는 모르겠군 그래. 유감이네.

보리스: …그렇습니까.

군터: ….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나. 제군!

        배달 제군들은 아주 유쾌하고, 즐거워 보였으니 말일세. 하하하하하!

        음… 어디로 갔는 지 굳이 추측을 해 보자면, 하얀 숲(1) 쪽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네.

        그쪽에서 나는 아이스 젤리크림은 헨젤과 그레텔의 에리히 선생이

        즐겨 사용하는 재료거든. 하하하하하!

보리스: 감사합니다. 그럼….

           (하얀 숲(1)이라…. 막연하긴 하지만 혹시 작은 단서라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가보는 게 좋겠다.

            가능한 한 구석구석까지 하얀 숲(1)을 돌아 보도록 하자.)

 

[하얀 숲(1)]

보리스: ….

           역시… 없는 건가.

           … 군터 씨 말대로라면 루시안이 분명 얼마 전까지 엘티보에 머물렀던 걸텐데….

           이렇게 지척에 있었으면서 만나지 못했다니….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지만….

           그렇지만….

           … 루시안은 나를 찾을 생각이 없는 건가.

 

           [토끼가 다가옵니다]

 

보리스: …몬스터가 아닌 건가?

 

           [토끼, 가버립니다]

 

보리스: …뭔가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었던 건가?

           평범한 스노피카처럼 보였는데….

           이런 곳에서 괜히 감사에 젖어 있어 봤자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아.

           아무래도 여기에서 루시안을 찾는 건 무리 같으니까 돌아 가기로 하자.

           레이가 잡화점에서 나와 어디로 가 버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잡화점 근처로 가 보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멋대로 사라져 버린거나 다름 없으니,

           레이를 만나면 사과 해야겠어.

 

 

                                         

[???]

병사: …확실하지는 않지만 분명 오를란느 공녀의 서약서라고 했네.

        그게 사실이라면 죽은 줄 알았던 공녀가 적어도 그때까지는 살아 있었다는 게 되지.

청년: 제길. 칼츠 상단이 그때 나르비크에 있었다는 건 미처 몰랐군. 젠장… 어떻게 된 거지?

        거기다 오를란느 공녀의 서약서를 손에 넣었다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정신이 하나도 없군 그래.

병사: 아무튼 조언자에게 알리는 게 좋겠네.

청년: 그래야지. 이건 틀림없이 가치 있는 정보야.

        오를란느 쪽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으니까.

        그리고 자네 말대로라면 칼츠 상단은 당장은 그 서약서를 공개할 생각이 없다는 거지?

병사: 내가 들은 바로는 그렇네.

        결정적인 이득이 보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을 생각인 것 같아.

청년: 흠. 카디프를 틀어 쥐고 있는 자의 서약서라면 꽤나 큰 물건인데, 왜 곧장 움직이지 않는 거지?

병사: 뭐, 말하자면 크게 한 방을 노리는 거겠지.

        대상인 드메린 칼츠의 속마음까지 전부 읽을 수 있을 거 같으면

        내가 여기서 이 꼬락서니를 하고 있겠나? 큭큭.

청년: 딴은 그렇군. … 우려는 되지만 어쨌거나 알아 두면 어떤 식으로든 우리한테 도움이 될 것 같군.

        매번 위험을 무릅쓰고 도와줘서 고맙네. 우리 조언자가 돌아오는 대로 전하도록 하겠네.

병사: 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그 잘난 조언잔지 뭔지 나도 한 번 볼 수는 없는 건가?

        이거 원…. 동지들 중에서도 얼굴 봤다는 사람이 드무니….

        혹시 자네들,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밤고양이라도 앉혀 놓고 조언자 직함을 준 건 아닌가?

        실존 인물이긴 한 거야?

청년: 큭큭, 실존 인물이냐니, 그거 재미있는 가설이로군.

        밤고양이가 보고 싶으면 하나 잡아다 만나게 해 주겠네.

        일단 조언자에게 말은 전하겠지만,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위험하다는 것. 그는….

        … 자, 어쨌든 슬슬 돌아가도록 하겠네.

        자네도 얼른 상단으로 돌아가야지. 적당히 둘러대고 자릴 비워 놓고

        이렇게 오랫동안 노닥거렸다간 의심 받을 지도 몰라.

병사: 빚쟁이를 만나고 온다니까 다들 어찌나 동정 어린 눈으로 보던지 말야, 큭큭큭.

        자~ 그럼!!

 

         [병사, 나감]

 

청년: …오를란느 공녀와 카디프 수장의 서약서라…?

        흥미진진한 건지 모골이 송연한 건지 나도 내 감각을 모르겠군.

        흐음… 동방무역권에 눈독 들이고 있는 귀족 놈팽이들 귀에 이 정보가 들어가면

        눈이 시뻘개서 달려들테지. 언제까지 비밀이 새어나가지 않을까…?

 

 

 

[엘티보 광장]

[보리스, 길을 걷다가 냉철한 소년을 만난다]

 

냉철한 소년: …참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보리스: ….

냉철한 소년: 언제까지나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지요.

                  눈보라 속에 버려진 어린 소년이라면 자신의 생존 이외에는 아무래도

                  상관 없을 테지만, 당신은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니까요.

보리스: ….

냉철한 소년: 함께 있던 여성분이 저쪽에 홀로 계시는 걸 봤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곁에서 멀어진 것만 그리워하는 것 같군요.

                  잃어버린 것 말고, 아직 곁에 남아 있는 것부터 돌아보시는 편이 어떨까요.

보리스: …당신에게 충고를 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레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레이는 자기 관리가 확실한 사람이라,

            그가 몇 마디 했다 하더라도 동요할 리 없을 것 같은데.

            일단 잡화점 쪽으로 가 보는 게 좋겠다.)

냉철한 소년: 조언이 주제 넘었다면 사과 드리겠습니다.

보리스: 그럼.

 

           [보리스, 가버림]

 

냉철한 소년: 우선순위가 엉망이네. 여전히.

                  …정말, 사람이란 의외로 쉽게 변하지 않는 존재로군요.

 

[엘티보 거리]

보리스: (…곁에서 멀어진 것만 그리워한다고? 내가…?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왜 그에게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앞으로 걸어간다]

 

 

 

나야트레이: …내게는….

보리스: ….

나야트레이: ….

보리스: 레이.

           ….

           (울고… 있었는데….

            이럴 때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 레이.

나야트레이: 여러 번 부르지 않아도, 듣고 있어.

보리스: 울고 있었어…?

나야트레이: 아니.

보리스: 그러면 왜 혼자서…?

나야트레이: 혼자가 아니면?

                 내가 누구와 함께 있어야 해?

보리스: ….

           미안….

나야트레이: 왜 내게 사과하는 거야?

                 내게 잘못을 저질렀어?

보리스: 그건….

           … 우는 것 같아서.

나야트레이: …그래서?

보리스: 아… 미안.

           나는….

나야트레이: 울고 있으면, 모두에게 사과할 거야?

                 울고 있으면, 사과 받으면 눈물이 그쳐?

보리스: …아무 말도 없이 너를 두고 단독행동을 했어.

           나는 네게 무례를 저질렀고, 그래서 네가 화가 났다고 생각했어.

나야트레이: 네가 나타나서, 기분이… 나빠졌어….

                 혼자 있는 게, 나아.

                 눈물… 내버려 두면, 말라.

                 넌, 사과하고, 말을 걸고, 거기 서 있어서… 난, 기분이 나빠져.

                 …눈물이 나.

보리스: 네가 왜 우는 지 내가 알면,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어.

나야트레이: 도움, 안 돼.

                 아무것도….

 

                 [나야트레이, 가려고 함]

 

보리스: 레이…!

나야트레이: 왜 따라오는 거야?

보리스: … 혼자 둘 수 없어서….

나야트레이: … 아까는 혼자 두고 갔잖아.

                 보리스, 이상하구나.

보리스: 그…그래?

           … 그래서 미안하다고 한 건데, 그러니까… 저기….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레이, 너는 어려운 질문만 해.

 

          [나야트레이, 가려고 함]

 

보리스: 레이, 어디 가는 거야?

나야트레이: ….

                 어디…?

                 … 의뢰 받았어….

                 수정의 파편 20개와 미풍의 곰털 20개를 구해서 수와란에게 가야 돼.

             

           [나야트레이, 가려고 함]

 

보리스: 어… 저기 , 레이?

 

           [잠시 후]

 

 

[엘티보 거리]

수와란: 아니, 아까 의뢰 때문에 왔던 처자 아닌가?

           헌데 왜 다시 왔….

나야트레이: 이거.

수와란: …더 필요하긴 했지만, 그러니까 대체 왜 다시 돌….

나야트레이: 그럼.

수와란: 아, 잠깐! 잠깐!

           아까도 그러더니 또 보상을 받지 않고 그냥 가려는 겐가?

 

          [35000seed 획득]

 

나야트레이: …안녕.

보리스: 저, 그럼 안녕히….

           (레이를 따라 가며)

           (아무래도 레이는 의뢰를 이미 마친 상태였던 거 같은데.

            아까는 답할 말이 궁색하니까 되는 대로 이야기한 모양이다.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

            지금의 레이는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충동적이잖아?)

나야트레이: 왜 따라오는 거야?

보리스: …아. 저기….

           이제 어디로 가려는 거야?

나야트레이: 그 사람을 만나러 갈 거야.

보리스: 그 사람?

나야트레이: 그 사람. 푸른 머리에, 눈이 루비 같은 사람.

보리스: ! … 어째서?

나야트레이: …어째서?

                 이야기를 들으러. 왜?

보리스: 나는 레이가 그런 일에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어.

나야트레이: 그런 일?

                 보리스, 아는 사람이야?

보리스: …아니.

나야트레이: 모르는 사람?

보리스: ….

나야트레이: ….

                 너도, 내게는 아무 것도 말하려 하지 않네.

                 …나는 그 사람에게 힘을 빌려줄 거야.

보리스: 자, 잠깐!

           레이, 너 그가 무슨 일을 하는 지도 잘 모르면서 왜 갑자기 그런 결심을 한 거야?

           난 이해할 수 없어. 나는….

나야트레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상관 없어.

보리스: …뭐?

나야트레이: 그 사람, 알고 있었어.

보리스: …?

나야트레이: 나야트레이… 알고 있었어.

보리스: !  … 너를?

          란… 아니, 그….

나야트레이: 그거, 나만의 것 아니야.

                  이름…아니야.

보리스: …. 하지만… 오랫동안 소중한 사람들이 불러준 것이 이름이 되는 거야.

           모든 이름은, 태초에는 임의로 붙여진 기호와 다를 바 없으니까.

           레이는 모두에게 하나 밖에 없는 레이잖아.

           그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너를 부른 거야.

나야트레이: ….

                 …부르는 소리에는 응답하는 거지?

                 나, 역시 그 사람을 만나러 갈래.

보리스: (어떻게 하지. 굳이 그런 선택을 한다면 내가 참견할 문제는 아니지만… 그렇지만….

            레이는 지금 평정을 잃은 상태인 것 같은데, 내버려두기에는 마음에 걸려.

            …일단 함께 있는 게 좋겠다. 무슨 일이 생기면 안되니까.)

            그… 그럼, 나도 갈게.

나야트레이: 왜?

보리스: …왜라니.

           …그냥.

나야트레이: 내가 울어서?

                 …울어서, 혼자 둘 수 없다는 거야?

                 …루시안, 울었니?

보리스: …응?

나야트레이: 넌, 루시안하고 항상 같이 있었잖아.

                 루시안, 울어서 계속 같이 있었어?

보리스: …그건 좀… 다른데.

           그러니까… 레이, 사람들이 함께 다니는 건 여러가지 이유 때문이니까….

           모두 서로서로 다른 이유로 같이 다니는 걸 거야. 아마도….

나야트레이: 아마도…?

보리스: …아마도.

나야트레이: 흐-음.

보리스: (흐-음? 무슨 의미일까…. 레이는 정말 파악하기 어려운 성격이구나….

            어쨌든 혼자서 무슨 일을 겪었던 거 같은데, 이야기해 주려 하지 않으니까 답답하네.

            루시안은 뭐든 말로 표현하는데다 표정으로 다 드러나서 편했는데. 휴우….)

나야트레이: 그 사람, 잡화점에 있을까…?

 

 

[엘티보 잡화점]

보리스: (하아.)

나야트레이: 너, 보기보다 행동이 빠르네.

냉철한 소년: 알고보면 별로 그렇지 않아요.

                  제 예상보다 두 분이 훨씬 빨리 오셔서, 이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나야트레이: 아까 세계의 이변에 관해 말 하겠다고 했어.

                 내가 모르고 있는 사실이란 게 뭐지?

냉철한 소년: 아아….

                  일단, 전 마쳐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 동안 마냥 기다려 주십사 부탁 드릴 수도 없고, 얼굴을 맞대고 있는다 해도

                  아마 피차 화제거리가 없을 테지요.

                  괜찮으시면 힌데미트 가(家)에 들러 보시지 않겠습니까?

나야트레이: 힌데미트…?

냉철한 소년: 그 댁 꼬마 아가씨에게 곤란한 일이 있는 모양입니다.

나야트레이: 의뢰?

냉철한 소년: 음…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군요.

나야트레이: 직접 가.

냉철한 소년: 그렇게 말씀하셔도….

                  지금은 무리예요.

 

                 [나야트레이, 가랴고 함]

 

보리스: 레, 레이. 정말 갈 거야? 힌데미트 가(家)에…?

나야트레이: 왜? 안 가야 해?

보리스: 아… 아냐.

           네가 갈 생각이라면 나도 갈게.

나야트레이: 보리스, 이상해.

 

                 [나야트레이, 보리스 나감]

 

카를라: 흐음. 귀여운 페어로군.

           조언자께서는 혼자라서 적적하지 않은가?

냉철한 소년: 아… 염려해 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정해진 페어가 없는 대신에, 제게는 지켜야 할 사람이 아주 많이 있으니까요.

 

 

[힌데미트 가(家)]

보리스: …아이들만 있는 모양인데.

나야트레이: 응.

카를: 에헴!! 이 몸은 카를 폰 힌데미트!

        너희들은 누군데 무엄하게 이 힌데미트 가문에 발을 들이는 것이냐?!

코제트: 문을 열어준 건 오빠잖아.

           …엄마도 안 계신데.

나야트레이: 여튼, 없어?

카를: 어머님은 안 계신다!

        아버님은 아주 바쁘셔!!

        이 카를 님도 물론 바쁘다!!

        너희같은 미천한 것들을 친히 만나준 걸 평생의 영광으로 알라구!

코제트: …사실은 심심해서 문을 열어준 거면서.

카를: 코, 코제트!!

        넌 매번 그런 식으로 기품 없이 구니까 어머님이 화를 내시는 거야! 알겠냐?

보리스: 좀 이상한데. 말하는 걸 보면 제법 지위가 높은 사람의 저택인 모양인데,

           위험하게 어린애들만 남아 있다니. 어떻게 심부름꾼이나 유모 한 사람 없을 수 있지?

코제트: 어머님이 다른 사람들을 보고 싶지 않다고 전부 쫓아내 버렸기 때문이야.

           …유모까지도.

보리스: …뭐?

코제트: 훌쩍…. 유모가 보고 싶어….

카를: 그… 그런 사람들 필요 없어!

        우린 지체 높은 귀족이니까 우리들끼리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구!! 흥!!

코제트: 난 혼자인 거 싫은데… 훌쩍….

           아버님이 빨리 돌아오셔서 다시 유모를 불러 오면 좋겠어… 훌쩍훌쩍.

카를: 시, 시, 시끄러워!!

        에잇, 매일 징징 울기만 하고… 짜증나!!

보리스: 이렇게 어린 아이가 있는데 사람을 마구 해고하다니, 그렇게나 사정이 안 좋은가…?

나야트레이: …너, 곤란한 일이 있어? 의뢰할 것.

보리스: 레, 레이. 뭐하는 거야?

나야트레이: 아까 그 파란머리가 그랬잖아.

                 이 집 여자애, 곤란한 일이 있다고.

코제트: 나… 나는….

           훌쩍….

카를: 왜 또 우는 거야?

        시끄러워! 시끄럽다고! 쳇!

        위엄있는 힌데미트 가의 후계자로서, 이 카를 님이 명령하는 거니까 울음을 그쳐!

        여동생이라고 해도 안 봐줄 거야!

코제트: 흑… 훌쩍훌쩍.

           그치만 어머님도 자꾸 편찮으시고, 아버님은 집에 안 돌아오시고… 훌쩍.

보리스: ….

           아이들이 집에만 갇혀 있는 건 좋지 않은데. 걱정이다.

나야트레이: 왜?

보리스: 왜냐니?

           그야, 아이들에게는 바깥에서 뛰어 노는 시간이 필요한 거잖아.

나야트레이: …그래?

                 난 모르겠는데.

보리스: 그, 그래…?

나야트레이: 난, 뛰어 논 적 없는 거 같은데. 그래서 모르겠어.

보리스: 그… 그렇구나….

           아무튼 우리라도 괜찮다면, 잠깐 함께 나가서….

카를: 그런 쓸데 없는 짓을 왜 하냐?

코제트: 품위 없는 일을 하면 안 돼.

           어머님이 아시면 화 내실 거야.

나야트레이: 너, 질까봐 그러는 거지?

카를: 누, 누… 누가 진다는 거냐!!

        네 녀석! 이 카를 폰 힌데미트 님을 화나게 하다니!!

        좋아! 얼마든지 상대를 해 주마! 영광으로 알도록!

보리스: 레이… 놀이가 꼭 승부라는 법은 없는데….

코제트: …나가서 놀아도 되는 거야? 에헤헤.

보리스: 뭐, 아무래도 좋은 건가. 후후.

나야트레이: 그럼 하얀 숲(1) 쪽으로 가자.

                 그쪽에, 공터가 많으니까.

코제트: 나… 놀러 나가는 거 처음이야. 두근거려….

 

 

코제트: 재…재미있었어요. 헤헤.

카를: 흠흠…. 새… 새… 생각보다… 흠흠….

나야트레이: 생각보다?

카를: 새…생각보다 재… 아니, 괜찮다고! 흠.

보리스: 후후. … 아이는 아이구나.

코제트: ….

나야트레이: 왜 그래?

코제트: 인형 리본이….

나야트레이: …인형 리본, 찢어졌어.

보리스: 저런. 소중한 인형인 모양인데, 마음 아프겠구나.

코제트: 훌쩍….

나야트레이: 고치면 되잖아.

보리스: 음… 난 바느질은 그다지 잘 할 자신이 없는데.

나야트레이: 네가 하게?

보리스: 레이, 바느질 할 줄 알아?

나야트레이: 응.

보리스: 그… 그래?

나야트레이: 이런 리본이면, 꽃잎 머리핀하고 석영파편 5개, 반디 수정5개… 그리고 카니보레의 꽃잎

                 50개를 구해 오면 되겠다. 자, 가자.

보리스: 아, 응.

           전부 구해서 힌데미트 가로 가면 되겠지?

 

[힌데미트 가(家)]

보리스: 재료를 모두 구해왔으니까 이제 리본을 새로 달아줄 수 있겠지?

           레이, 곤란하면 내가 할게.

나야트레이: 왜? 바느질 좋아해?

보리스: …그 반대지만.

           그냥… 조금 의외라서. 네가 바느질을 한다는 게 말야.

나야트레이: 왜?

보리스: 그, 글쎄….

 

            [잠시 후]

 

보리스: 새것 같은데? 레이, 솜씨가 좋구나.

나야트레이: 그래?

보리스: 마음에 드니? 코제트.

코제트: 응. 내 인형도 기분이 좋대….

카를: 흠, 흠!!

        평민들에게 무료로 도움을 받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7000seed 획득]

 

나야트레이: 필요 없는데.

카를: 아… 안 된다!!

        우리 힌데미트 가문을 우습게 보는 거냐?! 받아 둬!!

        흥!

보리스: 아무튼 나름대로 우리한테 보답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니까, 받아 두자.

           그럼… 일단 돌아갈까? 어린아이들만 있는 집에 계속 머물 수는 없으니까.

           … 아이들 어머니는 멀리 가신 건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으셨다니.

코제트: ….

           저기….

나야트레이: 응?

코제트: 저… 내 토끼 인형… 저기….

보리스: 토끼 인형?

           …토끼 인형이 갖고 싶어?

코제트: 그, 그런 게 아니야. 저기….

나야트레이: 우리한테 할 말이 있어?

보리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 봐.

코제트: …내 부탁, 들어줄 수 있어?

나야트레이: 의뢰? … 말해 봐.

코제트: 그러면… 저기, 이따가 밤에 등대 쪽에서 기다릴게.

보리스: 등대?

코제트: 응. 예전에 등대로 쓰던 곳인데, 지금은 텅 비어 있어.

           항구 쪽에, 앙드레 아저씨가 자주 서 있는 곳 근처에….

           찾을 수 있을 거야. 나, 기다릴게. 약속, 잊지 마. 응?

나야트레이: 응. 그럼.

코제트: 그럼… 이따가 만나. 안녕.

 

 

[버려진 등대]

코제트: 있잖아, 나는 인형을 많이 많이 가지고 있거든.

           인형들은 혼자 두면 가엾으니까, 모두모두 같이 있을 수 있게 내 방에 계속 모으고 있어.

           난… 난 집에서 나갈 수 없는데, 가끔 이렇게 몰래 나와.

           그런데 지난 번, 눈이 많이 오던 날에 이 버려진 등대 앞에서 그 인형을 만났어….

           아주 가엾은 아이였지.

보리스: 만났다고?

코제트: 응. 만났어.

           눈 때문에 푹 젖어서, 꼭 울고 있는 거 같았는걸. 그래서 내가 안아 줬어.

           … 가엾은 애였어. 그 토끼….

나야트레이: 토끼?

                 토끼 인형…?

코제트: 응. 토끼 인형.

           그런데 마법사 아저씨가 와서, 그 애를 보고는 가져가 버렸어.

           어머님은 마법사 아저씨가 그 애를 데리고 가는데도 아무 말씀도 안하셨어….

           다시는 그 애에 관해 말하지 말라고만 하시고…. 가엾게도, 그 애는 또 버려진 거야.

           외톨이가 된 거야. 가엾게도….

           또 눈 속에 파묻혀서 혼자 울고 있을 것만 같아….

보리스: 마음 아프겠구나.

코제트: 사실은….

           사실은 마법사 아저씨가 그 날 밤에 토끼인형이랑 같이 몰래 하얀 숲 쪽으로 가는 걸 봤어.

           그래서 나, 몰래 뒤를 따라 갔었어.

 

 

보리스: 뒤를, 따라 갔다고?

나야트레이: …뭔가, 봤어?

코제트: 웅… 너무 어둡고 추워서, 잘 못봤어.

           하얀 숲으로 들어간 다음에는 너무너무 무서웠거든.

           우리 집 앞에 있는 수레 봤어? 그거, 우리 집 문장이 붙어 있는 건데, 하얀 숲 여기저기에는 그

           런 수레가 아주 많이 버려져 있어.

           그렇게 버려진 수레들은, 잘은 모르지만 무슨 마법을 거는 데 쓰인대. 잔뜩잔뜩 걸어서 몬스터

           들이 엘티보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거래.

           그래서… 한참 걸어가니까, 거기에도 부서진 울타리 뒤에 버려진 수레가 한 대 있었어.

           거긴 몬스터들이 많이 있었는데… 마법사 아저씨 덕분인지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어.

           그 수레는 왼쪽 아래 방향으로 막 달려나갈 것처럼 보였지….

           수레 뒤는 막혀 있었는데, 수레가 만약 그대로 달려온다면 바로 앞의 돌에 걸려 넘어질 것 같았어.

           그것 밖에는 기억이 안 나. 그 다음엔, 한참동안… 추워서 손 끝이 얼어 버릴 때까지 걸었어.

           마법사 아저씨는 아주 걸음이 빨랐기 때문에 난 한눈을 팔 수 없었어.

           그 다음엔… 경계를 하나 넘은 거 같은데…음, 아마 하얀 숲(2)로 진입한 다음일 거야…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역시 버려진 수레가 한 대 서 있었어.

           눈 앞에 얼어붙은 강이 있었던 거 같아…. 수레는 문이 내 쪽으로 열려 있어서,

           올라타면 곧장 달려갈 것만 같았지.

           수레 뒤에는 울타리가 있고, 나무가 두 그루 있었어. 한 그루는 밤인데도 눈 때문에 새하얗게

           빛났지만 다른 한 그루는 시커멓게 보였어.

보리스: 네 말대로라면 그 마법사 아저씨는 하얀숲(1)을 거쳐 하얀숲(2)로 가신 모양이구나.

           코제트, 몬스터가 아주 많았을텐데 무섭지 않았니?

나야트레이: 너, 용감하네.

코제트: 괜찮았어.

           그 다음엔… 그 다음엔 한참한참 걸어 가니까, 몬스터가 없는 곳이 나왔거든.

           거긴 조용했어. 강을 따라서 걸어갔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

           너무 어두웠거든. 그 날은 아주아주 깜깜했어.

           조용하고… 강이 있었던 거 같은데, 얼음이 깨져 있었어.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거든.

           그리고 그 강변에, 눈사람이 셋이나 있었어. 꼭 가족 같았는데… 눈사람이 참 슬퍼 보였어.

           아버지는 없고, 어머니 눈사람 혼자 두 아이들과 함께 울상 짓고 있는 것처럼…

           내게는 그렇게 보였어.

           그 다음에 다시 몬스터들이 많은 곳으로 갔는데, 거기서도 수레를 봤어.

           수레는 어디든지 있으니까….

           그 수레는, 문이 열려 있었지만 아무 데로도 가지 못해.

           버려졌기 때문이지. 이젠 다시는 달릴 수 없을 거야.

           앞을 가로막은 울타리도 없고 가는 길을 방해할 돌멩이도 없는데….

           그런데도… 아무 데도 갈 수 없어….

           뒤와 옆은 막혀 있는 곳이었는데, 거기서 마법사 아저씨를 놓쳐 버렸어.

보리스: …저런. 어두운데 혼자 남겨져서 무서웠겠구나.

코제트: 응… 아무리 찾아도 아저씨는 없고… 난 너무 무서웠어.

           너무 무서워서 막 울었어. 계속 울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하게 생긴 토끼가 나타났어.

 

 

나야트레이: 토끼…? 스노피카?

                 그거, 몬스터인데.

보리스: 다치지 않았니?

코제트: 응, 공격 안 했어. 착한 토끼였는걸.

           난 토끼를 따라 갔어. 그 토끼들은 날 인형이 있는 곳까지 안내 하려는 거 같았거든.

           거기서부터는 잘 모르는 곳이어서 혹시 돌아오지 못할까봐 주머니에 들어 있던 과자 조각을

           조금씩 뿌려 놓았어. 결국에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았지만….

           그 다음에 토끼들이 아주아주 많은 곳을 지날 때에는 정말 무서웠어.

           착한 토끼도 있지만 나쁜 토끼도 있잖아? 혹시 날 공격하면 어떡하나…

           하고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어.

나야트레이: 인형, 만났어?

코제트: 아니….

           못 만났어. 한참 더 가야 하는 거 같았는데… 토끼들도 거기까진 못 가는지 머뭇거렸어.

           그리고는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기만 했어. 내가 울고 있었더니 날 집에 데려다 줬지.

           정말 착한 토끼들이었어.

보리스: 그래도 다치지 않고 돌아와서 다행이다.

코제트: 응…그치만, 내가 이런 이야기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카를 오빠는 내가 꿈을 꾼 것뿐이래.

           헛소리라고 비웃으면서 들어 주지 않았어. 흑….

           진짠데…. 난 너무 슬프고 속상해.

           나 대신 토끼 인형을 만나러 가 줘. 혼자 다시 가는 건 무리야.

           몬스터가 너무 많고… 어머님이 돌아오셔서 내가 집을 비운 걸 아시면 화 내실 테니까.

나야트레이: … 우리가 대신 인형을 만나러 가면 되는 거야?

코제트: 꼭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냐.

           나도 내가 세상 모든 인형을 구해줄 수 있다고는 생각 안 하니까.

           다만… 끝까지 찾아 보고 싶은 것 뿐이야. 부탁할게.

           그 애가 만약, 내게 돌아오고 싶어 한다면… 그러면 꼭 내게 데리고 와 줘.

보리스: 그래. 그걸로 네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우리가 대신 하얀 숲으로 가서 토끼 인형을 찾아 볼게.

나야트레이: 하얀 숲(1)로 가 보자.

 

[하얀 숲]

보리스: 코제트의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나야트레이: 왜 거짓말을 해?

보리스: 우리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지.

           하지만 어린아이들은 이따금 꿈과 현실을 혼동하기도 해.

나야트레이: 믿었기 때문에 의뢰를 받아 들인 거 아냐?

보리스: 완전히 신뢰하고 있는 건 아니야.

           하지만 이렇게 해서 그 애가 걱정을 던다면 고생할 가치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

나야트레이: …이왕 그러기로 했으면, 그냥 믿는 게 좋잖아.

보리스: 응. 네 말이 맞아.

           그보다, 코제트가 했던 말을 다시 생각해 보면… 음….

나야트레이: 부서진 울타리 뒤에 버려진 수레가 한 대 있었어.

              거긴 몬스터들이 많이 있었는데… 마법사 아저씨 덕분인지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어.

                 …라고 했어.

                 그리고 그 수레는 왼쪽 아래 방향으로 막 달려나갈 것처럼 보였지….

              수레 뒤는 막혀 있었는데, 수레가 만약 그대로 달려온다면

              바로 앞의 돌에 걸려 넘어질 것 같았어. 그것 밖에는 기억이 안 나. … 라고.

보리스: 코제트가 말한 정황이 무척 상세하니까, 그 말에 맞는 지역을

           이 하얀숲(1)에서 찾아 보는 게 좋겠다.

 

          [잠시 후]

 

나야트레이: 여기 맞지?

보리스: 코제트 말대로…. 정말 똑같네….

           그럼 이 다음에는… 하얀 숲(2)로 가야겠지?

나야트레이: 코제트가 했던 말을 기억해 보면….

보리스: 역시 버려진 수레가 한 대 서 있었어. 눈 앞에 얼어붙은 강이 있었던 거 같아….

         수레는 문이 내 쪽으로 열려 있어서, 올라타면 곧장 달려갈 것만 같았지. …라고 했어.

           수레뒤에는 울타리가 있고, 나무가 두 그루 있었어. 한 그루는 밤인데도 눈 때문에

         새하얗게 빛났지만 다른 한 그루는 시커멓게 보였어. … 이게 끝이야.

나야트레이: 그럼, 출발하자.

 

[하얀 숲(2)]

나야트레이: …이번에도 잘 찾은 것 같다.

                 코제트는 기억력이 좋구나….

보리스: 이 다음에는 만년설 산장 쪽이 아닐까?

           몬스터가 없는 곳은 그곳 뿐이니까.

나야트레이: 얼음이 깨져 있는 강 곁에, 눈사람이 셋 있었다고 했지…?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보리스: 좋아, 가자.

 

 

[만년설 산장]

보리스: 정말로 가족 같다.

           코제트 눈에는 이게 자기 가족처럼 보였을 지도 몰라.

나야트레이: 어쨌든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이 다음에는….

                 그 수레는, 문이 열려 있었지만 아무 데로도 가지 못해.

              버려졌기 때문이지. 이젠 다시는 달릴 수 없을 거야.

              앞을 가로막은 울타리도 없고 가는 길을 방해할 돌멩이도 없는데….

                 그런데도… 아무데도 갈 수 없어….

보리스: 뒤와 옆이 막혀 있었다고도 했지.

           … 하얀 숲(3)을 잘 뒤져 보면 코제트가 말한 장소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가자.

 

 

 

[ 폰티나 가(家)]

폰티나공작: 앨베리크 쥬스피앙…. 워낙 알려진 바가 없는 분이셨는데, 설마

                 엘티보에 계셨을 줄이야…. 어찌 되었던 아쉽게 되었군요.

힌데미트자작: …어차피 놓쳐 버린 이상, 신뢰 받지 못해도 항변할 말은 없습니다.

폰티나공작: 아, 아닙니다.

                 렘므의, 오랜 악연을 끊고 우의를 다지고자 하는 마음은 알고 있으니까요.

                 앨베리크 쥬스피앙이 있든 없든, 그건 외교에서 중요한 문제가 못 되지요.

                 렘므의 외교 애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우방인 오를란느와는 어떻습니까?

                 여전히 오를란느는 어수선한 것 같던데….

힌데미트자작: 렘므는 현재 전쟁중입니다.

                    애써 국경의 사소한 다툼으로 돌려버리기엔 유명한 이야기니 터놓고 말해 그렇습니다.

폰티나공작: 호오. 여걸이신 지나파 공주께서 출정하셔서 엘티보의 아름다운 왕성에는 벌써

                 몇 년 째 돌아오지 않고 계시니, 머지 않아 평정하시지 않겠습니까?

                 듣자 하니 야만인들에게도 포외 받을 만큼 지략과 무예를 겸비한 분이라던데요.

힌데미트자작: 그야 지나파 공주님께서는 명장이십니다만.

                    허나 엘베에서도 한갓 야만인 한명 때문에 고전하지 않았습니까?

                    장수의 자질 문제가 아닙니다. 변경의 소요는 이미 장기화 국면에 접어 든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몇 년의 세월이 더 필요할지….

                    간헐적으로 국지전이 벌어지고 있고, 덕분에 군을 완전히 철수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때 오를란느 문제까지 저희가 관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폰티나공작: 오를란느…. 좋은 곳이지요.

                 아름다운 시와 음악, 뛰어난 마법력을 자랑하던 곳인데 아무래도 대공의 후계자 자리가

                 불안정하니 염려가 되는 군요.

힌데미트자작: 대공제(大公第)였던 크라레트 경은 실종된 공녀를 사망한 것으로 기정사실화 하려는

                    모양입니다만…. 현 오를란느 대공께서는 근 십년이 다 되도록 아노마라드의 공식 서한에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는 걸로 압니다.

                    그러나 아노마라드로서는… 아무래도 크라레트 경이 대공이 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

                    아닙니까? 그는 명분 없는 계승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오를란느의 왕국 복권을

                    주장하고 있는 모양이니까요.

폰티나공작: 핫핫. 이거 참…. 힌데미트 자작, 위험한 말씀입니다.

                 크라레트 경이 대공위를 받는 것도, 혹은 다른 누군가가 후계자가 되는 것도,

                 외국에서 관여할 바가 아니지요. 아노마라드가 외국의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보다 다시 앨베리크 쥬스피앙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자작 부인께서는 오를란느 출신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부인께서는 자작께서 오를란느를 회의적으로 여기는 걸 아시면

                 서운해 하시지 않겠습니까? 하하.

힌데미트자작: 아아…. … 글쎄요.

                    저는 사적인 문제에 얽매여 대의를 그르칠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그건 어디의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요.

하녀: 공작님, 약속하신 시간이 되었습니다.

힌데미트자작: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요.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폰티나공작: 아닙니다. 그럼 자리를 옮겨서 다음 약속은….

 

 

[하얀 숲]

나야트레이: 코제트가 말한 곳, 맞지?

보리스: 그런 것 같아. … 여긴 정말 수레가 많구나.

           가는 곳마다 수레가 있으니 여기가 맞는지 저기가 맞는지….

 

         [토끼가 옵니다]

 

보리스: 저건….

나야트레이: 토끼…?

보리스: 아까 봤던 토끼….

           루시안을 찾으러 왔을 때.

나야트레이: …루시안을 찾으러 왔었어? 여기까지?

보리스: 아…응.

           레이 너를 두고 말도 없이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워서… 미안.

나야트레이: 왜? 나는 시벨린을 쫓아서 하얀 숲에 왔었어.

보리스: …그랬구나.

나야트레이: 코제트가 했던 말, 정말이네.

                 토끼, 따라가자.

보리스: 응.

 

[이벤트 필드]

나야트레이: 음… 코제트가 말했던 대로라면, 잘 보이진 않지만 분명 과자 부스러기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겠

                 지…?  일단 발판을 밟아서 소리가 나는 곳을 기억해 놨다가, 다시 그 곳만 밟고 지나가야 되겠

                 다.

 

[보스 필드]

보리스: (거대한 토끼인형을 보며) …저건가.

냉철한 소년: 저게 코제트 양의 토끼 인형인 모양이군요.

나야트레이: …!

                 왜 이제서야 나타나는 거야?

냉철한 소년: 아….

                  제 도움이 필요하셨습니까?

보리스: ….

냉철한 소년: 제가 두 분의 주인인 것도 아닌데, 무턱대로 곤란한 일을 떠맡겨 놓고

                  나몰라라할 수는 없지요. … 코제트양의 말을 무의미한 백일몽으로

                  치부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저런 걸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나야트레이: 어쨌든, 둘보다는 셋이 낫지. 가자.

보리스: 가다니 어딜?

나야트레이: 저 토끼 인형, 데리고 돌아가야 하는 거잖아.

보리스: 말이 통할 상대로는 보이지 않는데…. 레이.

냉철한 소년: 유감입니다만 저 인형은 이미 인형이라기보다는 몬스터라고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야트레이: …인형이면 가지고 돌아가고, 몬스터라면 해치우면 돼.

냉철한 소년: 과연. 아무것도 안하고 머뭇거리는 것보다는 훨씬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군요.

보리스: ….

 

 

?????: 고독… 버려진 것….

          …흉하다 하며 그대들은 내던졌지… 먼 곳에… 유폐….

          …유폐…. 유폐… 유… 폐….

 

           [인형, 사라집니다]

 

보리스: … 사라져 버렸어?

 

           [나야트레이가 찢어진 책장을 줍습니다]

 

보리스: 그건….

나야트레이: 이거, 지난 번에 본….

냉철한 소년: 아는 물건인가요?

                  다른 곳에서도 같은 걸 본 적이 있으신 모양이군요.

보리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건가요?

           아니면 정말로 모르는 겁니까?

냉철한 소년: 힌데미트 가(家)로 가 보시라고 말씀드린 게 저였으니까 모든 걸 속속들이

                  알고서도 모른 척 한다는 식으로 오해 하시는 건, 이상하지 않은 일이지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 역시 이런 종이 조각의 존재까지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조금이나마 진네만 님의 의혹에 대한 해명이 되었습니까?

나야트레이: 두 사람, 싸워?

보리스: 아니, 안 싸워.

           그보다… 저 토끼 인형, 어째서 저렇게 변이되어 버린 거지?

           혹시 예전처럼 탄생…아니, 아무튼 그런…걸까.

나야트레이: 모르겠는데.

                 저기에서는 안 나왔잖아. 그거.

보리스: 응.

나야트레이: 마법사 아저씨라는 사람은 저럴 거 미리 알았던 거 같은데.

                 만나서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보리스: 누군지도 모르고 어디로 갔는 지도 모르잖아.

나야트레이: 너는 누군지 알고 있지?

                 코제트한테 가 보라고 시킨 것도 너였으니까.

냉철한 소년: 아, 코제트 양의 인형을 여기까지 가지고 온 건 앨베리크 쥬스피앙이라는 분이랍니다.

                  코제트 양에게 묻지 않으신 모양이군요.

보리스: …! , 앨베리크 쥬스피앙…?

나야트레이: 그 사람, 어디?

냉철한 소년: 그런 건 저도 모르죠. 전 예언가가 아니니까요.

                  여기에 계속 머무르실 게 아니라면 자리를 옮기는 게 좋겠습니다.

                  우선 힌데미트 가(家)로 돌아가서 코제트 양에게 소식을 전하는 게 좋겠지요.

 

             [나야트레이, 가버림]

 

보리스: …뭘 생각하고 있는 거지?

           너, 레이에게 뭘 시킬 생각인 거냐?

 

             [나야트레이, 옴]

 

나야트레이: 두 사람, 또 싸워?

보리스: 싸우는 게 아니라니까….

 

[힌데미트 가(家)]

코제트: …. 그렇구나. 결국 토끼는 되찾을 수 없는 거구나….

보리스: 미안. 토끼 인형을 되찾아 오고 싶었지만… 실패 했어.

나야트레이: 그 토끼, 더 이상 인형이 아니었어.

보리스: 레이. 그 이야기는… 하지마.

나야트레이: …왜?

냉철한 소년: 모처럼의 부탁인데, 들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코제트: …괜찮아. 사실은 되찾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

           마법사 아저씨가 토끼를 데리고 갈 때, 어쩐지 이걸로 영영 안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

           오빠가 내 말을 믿어 주지 않아서 우울했을 뿐이야.

           하지만 당신들은 내 말을 믿어 주고, 토끼를 되찾으려고 열심히 노력해 줬어. 정말 고마워….

보리스: 그래도, 서운하겠구나.

코제트: 서운해.

           토끼 인형을 무척 좋아했는데, 이제 만날 수 없어서 서운해.

           서운하지만… 어머님이 항상 말씀 하셨어. 진정한 숙녀는 울지 않는다.

           무언가를 잃었다고 해서 남들 앞에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 아무리 괴로워도 참아야 한다.

           그러니까 난 안 울거야. 난 숙녀니까.

나야트레이: ….

보리스: 소중한 것과 이별하는 건 슬픈 일이야.

           슬플 땐 울어도…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해….

코제트: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냉철한 소년: 그럼.

코제트: 응. 어려운 일 시켜서 미안해. 저기, 어머님은 힐러님을 뵈러 다녀오셨지만 여전히 신경이

           예민하신 거 같아서… 미안, 보상도 주지 못하고. 정말 미안해.

나야트레이: 괜찮아.

보리스: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어머님 곁에 있어 드려. 그럼….

 

             [코제트, 갑니다.]

 

나야트레이: 어디로 갈 생각이야?

냉철한 소년: 아, 괜찮으시면 만년설 산장으로 가시겠습니까?

                  그곳에 머무는 사냥꾼과는 안면이 있는 사이라서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나야트레이: 난 괜찮아.

                 만년설 산장… 곧바로 가자.

보리스: ….

 

[만년설 산장]

나야트레이: 약식 워프 서포터…?

                 그게 뭐야?

냉철한 소년: 텔레포트 서비스는 거리에 제한이 있는데다 이용 기록이 남고, 그렇다고

                  왕실 워프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필요한 걸 손에 넣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지요.

                  만들거나, 혹은 훔치거나.

나야트레이: 훔쳤어?

냉철한 소년: 만들었습니다.

                  …변변하지 않은 솜씨로 적당히 구실만 하게 만든 거라, 그야말로 임시방편이지만요.

보리스: 종이 조각에 관해서 말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군요.

냉철한 소년: ….

                  저에 관해 계속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저 역시 평범하지 않은 물건에는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나야트레이: 코제트가 곤란하다는 거, 알고 있었지?

                 왜 곤란해 하고 있었는지도 알고 있었어?

냉철한 소년: 네.

나야트레이: …보리스.

                 이런 거, 부려 먹었다 라고 하는 거지?

보리스: 맞는 말… 인데, 너한테 들으니까 당혹스럽다.

나야트레이: 그래?

보리스: 해명을 듣고 싶군요.

           굳이 이번 일에 우리 손을 빌릴 필요가 무엇이었는지 말입니다.

냉철한 소년: 나야트레이 님께서는 제게 손을 빌려 주시겠다고 하셨는데요.

                  그래서 기꺼이 빌렸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실 수는 없으신가 보군요.

나야트레이: 멜리사는 여기에 우리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우리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했어. 그게 너야? 왜 멜리사를 시켜서 우릴 여기까지 부른 거야?

냉철한 소년: 손을 빌리려고요.

                  …실은 두 분이 오든 오지 않든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요.

보리스: 결국 덤이라는 소리로군.

냉철한 소년: 불쾌하신가요? 혹시나 싶어서 그쪽으로 가는 사람에게 말을 전해 달라고 했던 건 사실이지만,

                  두 분이 불쾌해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두 분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그다지 만나고 싶었던 것도 아니거든요…. 일단은요.

보리스: 어쨌거나, 앞으로도 계속 손을 빌릴 생각인가 보군요.

냉철한 소년: 허락하신다면.

보리스: 대체 레이에게 뭘 시키려는 건지 궁금하군요. 그리고 이제 어디로 갈 생각입니까?

           우리들을 만나는 게 목적이 아니라고 했지만, 멜리사 씨에게 들었던 이야기는….

냉철한 소년: 아, 잠깐만요.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의문을 풀어 드리고 싶습니다만, 지금은 이 약식 워프 서포터를

                  수리하는 일만으로도 힘에 벅차서요. 괜찮으시다면, 조금 손을 빌려 주시겠습니까?

                  예상 외로 엘티보와의 온도차가 심해서 안쪽이 얼어버린 터라….

                  시간이 지나면 금방 녹을 줄 알았는데 인위적으로 열을 가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나야트레이: 어떻게 도와달라는 거야?

냉철한 소년: 손난로를 10개 구해다 주시겠습니까?

                  2층에서 쭉 수리하고 있을 테니까, 하트윈 님께 보고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보리스: 도와달라고 해 놓고, 직접 보고를 받을 생각도 없는 모양이군요.

냉철한 소년: … 직접 보고하고 싶으세요?

나야트레이: … 두 사람, 아는 사이야?

보리스: 아니.

냉철한 소년: 아뇨.

나야트레이: 손난로 10개를 가지고 오는 거지? 그럼.

 

             [잠시 후]

 

하트윈: 아, 기다리고 있었다오.

           부탁한 것은 모두 가지고 오셨는가?

 

            [건네 줌]

 

하트윈: 자, 그럼 다시 부탁하네.

나야트레이: …다시?

하트윈: 미리 이야기 된 것 아니었나? 흠, 이상하군.

           아무튼 나는 말만 전하는 걸세.

           그가 불꽃의 과실 10개와 유황가루 10개를 부탁한다고 전해 달라던데…?

나야트레이: … 심부름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모양이군….

하트윈: 다녀오게나. 기다리고 있겠네.

 

           [잠시 후]

 

하트윈: 아, 기다리고 있었다오.

           부탁한 것은 모두 가지고 오셨는가?

나야트레이: 이제 된건가?

하트윈: 음, 그럼 다음은….

나야트레이: …다음?

하트윈: 그는 지금 여기 없다네.

           워낙 바빠보이는 사람이라, 어딜 가는지 묻지도 않았네.

           한참 있어야 돌아올텐데, 그때까지 좀 부탁하네.

           기계 나사 1개와 불꽃의 결정 30개를 가지고 오게나. 기다리고 있겠네.

나야트레이: 흐음….

 

 

[???]

청년: …어떻게 됐나?

        왕립 학술원 쪽에서 구해 주기로 한 물건. 이번에도 성공?

아가씨: 일단 성공.

청년: 일단…?

아가씨: 갑자기 왕실 감찰이 강화된다는 소릴 들었어.

           반출 목록, 사용 현황까지 전부 기록해서 내 놓으라는 말이 떨어져서

           그쪽도 난리가 난 모양이야. 젠장….

           웬일로 학술원 자재에 신경을 쓰고 난리람?

           귀족 놈들 중에서 그런 거에 관심 가지는 놈이 몇이나 된다구?! 쳇!

청년: 그래서 물량도 줄었군? 이거 곤란하겠는데?

아가씨: 아~ 난 이제 몰라!!

           필요한 사람이 알아서 하라고 해!

           난 내 연구도 뒷전으로 미루고 이런 첩자 짓이나 해 주고 있는데,

           누군 한가하게 엘티보 관광을 가? 도대체 요즘 뭘 하고 다니는 거야? 그 녀석!

청년: 그 녀석이 돌아오면 보고할 게 잔뜩 있으니까 짜증을 부릴 거면 나 다음에 해 줘.

아가씨: 보고할 거?

           그 쪽에 보고할 일 씩이나 있대? 별 일이네.

           천상 조용하더니.

청년: 내 말이. 좀 큰 정보를 하나 물어다 주고 의기양양해, 그 쪽.

        그 녀석을 만나게 해 달라는군.

아가씨: 누굴 변장 시켜서 적당히 만나게 해 줄까?

           …아, 그것보다, 정보란 건 뭔데?

청년: 서약서야.

        이번에 드메린 칼츠가 친히 움직여서 손에 넣은 보물.

아가씨: 서약서?

청년: 오를란느 공녀가 무려 카디프의 수장과 담판을 지으면서 내 놓은 물건이라는군.

        사실이라면 여러가지 의미로 무서운 일이지.

        나라 몇 개가 들썩일 만큼 무서운 일….

아가씨: 나, 지금 어떤 부분에서 놀라야 하는 거야?

           실종 됐다던 공녀가 멀쩡하게 살아 있다는 점?

           멀고 먼 카디프까지 몸소 납셔서 뭔가 모를 거래를 했다는 점?

           아니면… 그걸 드메린 칼츠가 손에 넣었다는 점인가?

청년: 전부 놀라면 돼.

아가씨: 그 녀석이 오자마자 얼른 이야기 해 주자.

           곤란해 하는 얼굴을 구경해 줘야지.

청년: 글쎄, 조언자 녀석…아니, 조언자 님이 우리 이야기에 놀라거나 곤란해 한 적이 있었나?

        여동생 이야기 빼고.

아가씨: 아~ 몰라~ 짜증나~! 왜 이렇게 안 와~?!

 

 

[만년설 산장]

하트윈: 아, 기다리고 있었다오. 부탁한 건 가지고 왔는가?

 

             [건네 줌]

 

하트윈: 자, 그럼….

보리스: 설마, 또 심부름을 시킬 생각은 아니겠죠?

하트윈: 그 설마라네, 젊은이.

           이거 참 시키는 나도 곤란하지만 꼭 자네들이 다녀간 다음에나 그가 돌아오니 별 수가 있나.

           그럼 이번에는 트럼프돌의 심장 10개와 반디 수정 10개를 부탁하네.

           이게 마지막일 테니 조금만 힘 내시게나. 허허.

나야트레이: …. 한번에 다 시키는 게 편한데.

 

[만년설 산장 밖]

보리스: 이래도 그 사람을 따라 가겠다는 거야? 레이.

나야트레이: …응.

보리스: 어째서?

           지금 보고도 모르겠어? 레이, 그 사람은 지금 너를… 그리고 나를 시험하고 있는 거야.

           어째서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까지 따라 나서겠다는 거지?

           너는 그와 같은 정치적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목적이 있어서

           뜻을 함께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야.

나야트레이: 다른 방법은 몰라.

                 …나는 지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어.

                 계속 걷고 있는데,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몰라서… 그래서 무서웠어.

                 그 사람이, 내게 해야할 일을 알려 준다고 했어.

보리스: ….

나야트레이: 보리스. 만약 네가 나를 멈추게 하고 싶으면,

                 그럼 충분히 가치 있어 보이는 다른 할 일을 알려 주면 돼.

                 그러면 나는 그 길로 갈 테니까.

보리스: 나는….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어.

           다른 누군가에게 해야할 일을 알려준다니…. 레이. 내게는 그럴 자격이 없어.

           그 누구에게도 그런 자격은 없는 거야.

나야트레이: 그래? …너는 내게 줄 답이 없는 거구나.

                 그러면 너는 나를 멈추게 할 수 없어.

보리스: (확실한 건, 레이를 혼자 둘 수 없다는 거야.

            지금 레이는 정말로 불안정 하게 보이니까.

            무엇이든, 해야할 것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식으로 보여.

            …일단 곁을 지키도록 해야겠다.)

 

 

냉철한 소년: ….

 

              [잠시 후]

 

[만년설 산장]

나야트레이: 바쁜 사람이네.

냉철한 소년: 본의 아니게 귀찮은 일을 시킨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돈 획득]

 

나야트레이: 많은데.

냉철한 소년: 금전 관계는 확실한 게 좋은 법이니까요.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야트레이: 내게 길을 알려주겠다고 했지?

                 어디로 갈 생각이야?

냉철한 소년: 켈티카로 갈 생각입니다. 지금은요.

나야트레이: 지금 출발하는 거야?

보리스: 지금? 레…레이!

냉철한 소년: 지금… 당장이라도 상관 없으신 건가요?

나야트레이: 상관 없어.

보리스: 레이,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잖아.

           자포자기한 것처럼 왜 그렇게 충동적으로 결정하는지 모르겠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그, 그렇지…. 시벨린 씨를 찾아 본다든가… 그럴 수도 있잖아? 응? 레이.

나야트레이: …만났어.

보리스: 응?

나야트레이: 시벨린. 만났어. 이 엘티보에서.

보리스: 뭐…?

           시벨린 씨를 봤어? 만났다고? 엘티보에서?

나야트레이: 응. 하얀 숲에서 이야기 했는데. 토끼를 만났을 때….

                 시벨린을 찾으러 갔었다고.

보리스: 하, 하지만… 만났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당연히….

           그것보다, 루시안…은?

           …루시안은 못 만났어? 아니… 다른 사람들은…?

           시벨린 씨 혼자였어? 다른 사람들은 만났대?

           널 기억하고 있었어? 어디로 갔는데? 왜 엘티보에…?

           레이!

나야트레이: ….

                 출발, 할거야?

냉철한 소년: 아아….

                  마무리 작업만 끝나면, 바로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밤에 등대 쪽으로 와 주시겠습니까?

나야트레이: 밤?

보리스: …등대?

            코제트 양과 만났던 그 등대를 말하는 건가요?

냉철한 소년: 앙드레라는 선원 분이 자주 서성이고 있는 부두 방향입니다.

                  알고 계시는 것 같으니 설명할 수고를 덜겠군요.

                  그럼… 밤에 뵙겠습니다.

나야트레이: 안녕.

 

              [냉철한 소년, 나감]

 

보리스: …그는 아무래도 우리를 만나기 위해 엘티보에 온 것 같지는 않아.

           같이 있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자리를 계속 피나는 데다 시간차를 두는 걸 보면 말야.

           따로 할 일이 있는 게 분명한데… 그게 무슨 일일까.

나야트레이: 같이 있고 싶어?

보리스: 레이…. 요점은 그게 아니야.

나야트레이: 그래?

보리스: 그가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해.

           그리고 그 무언가와 관련하여 이곳에 왔겠지.

           우리들을 만난 건, 그의 엘티보 행(行)의 덤에 불과할 거야.

나야트레이: 그건 알고 있어. 이미 들었잖아. 우리때문에 여기 온 게 아니었다고.

보리스: 물론, 그런 것치고는 미심쩍은 게 많지.

           멜리사가 주었던 서신에는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던 거지?

           우리가 응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멜리사에게 서신을 준 것도 그렇고

           너무나 자연스러웠잖아? 꼭 이게 그의 목적인 것처럼.

나야트레이: …그럴지도.

보리스: 그것 봐. 우린 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그에 비해 그는 우리에 대한 정보를 제법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하고.

           이런 건 너무 위험해. 우린 원하지 않는 일에 휘말릴 지도 몰라.

           눈치 챘을 때에는 이미 발을 뺄 수 없게 되어 있을 거라고.

나야트레이: ….

보리스: 정황은 우리가 여기 올 것을 알고 있다는 쪽인데… 그는 우리가 목적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잖아. 믿을 수 없어. 그러니까….

나야트레이: 보리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야?

                 그는 거짓말은 하지 않아. 진실을 감추고 있을 뿐이지.

                 그러니까 우리가 필요하다는 것도, 우리 손을 빌리고 싶다는 것도, 진짜일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나는 그를 따를 거야.

보리스: 그렇지만….

나야트레이: 보리스, 왜 그 사람을 그렇게 경계해?

                 그를 알아?

보리스: 아니….

나야트레이: …가자.

                 밤에 등대 쪽으로 가는거 맞지?

 

 

[버려진 등대]

냉철한 소년: 오셨군요.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은 신용할 수 있지요.

나야트레이: 안녕.

보리스: ….

냉철한 소년: 진네만 님은 내키지 않은 걸음이신 것 같습니다만….

나야트레이: 따라오는 거니까, 상관 없어.

                 지금 출발하는 거야?

                 여기서?

냉철한 소년: 네. 이 약식 워프 서포터를 이용해서 곧장 켈티카까지 갈 생각입니다.

                  장치가 완전히 얼어버려서 작동불능 상태에 빠진 탓에, 걸어가야하나…하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두 분 덕분에 시간을 벌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자… 그럼, 나야트레이 님. 진네만 님. 이쪽으로….

나야트레이: 불공평해….

냉철한 소년: 네?

나야트레이: 너는 나도, 보리스도, 모두 알고 있잖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나는 네 이름, 몰라. 불공평해.

냉철한 소년: 아… 묻지 않으셨으니까요.

                  어떤 이름으로 소개하면 좋을까요?

                  절 신뢰하지 않으실지 모르겠지만 전 여러분을 신뢰한다는 의미로 본명을

                  말씀 드리는 것이 좋겠지요. 더 이상의 괜한 오해는 피하고 싶으니까.

                  … 새삼스럽지만 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란지에 로젠크란츠(Lanziee Rosen Kranz) 라고 합니다.

 

 

 

[폰티나 가(家)]

안리체 다 아노마라드: ….

                               에타라면 이웨리드 에타를 말하는 건가?

안토니오 다 폰티나: 이웨리드가 세상을 떠난 후, 장손 카흐린(Kahuline)이 에타 석판과

                            이웨리드가 번역했다는 엘트(ELT)로 옮긴 책을 당시 국왕에게 헌상했다는

                            이야기는 익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워낙 암시적인 문장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다 세월이 흐르는 사이

                            대부분 유실되고 말아서, 어딘가 있으리라는 기대로 찾아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까? 거기다. 예전부터 이웨리드 에타 중 6번째 문서는 사라진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었잖습니까?

                            이웨리드가 6번째 에타 석판은 애초에 해석하지 않았다는 가설이죠.

안리체: 묻는 말에만 답하면 되네. 폰티나 경.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이곳까지 나를 불러 들였단 말인가?

           더 이상 나는 자네의 누이, 안리체 다 폰티나가 아니네.

           나는 옛날 이야기를 들으러 친정 나들이 할 만큼 한가하지 않아.

안토니오: 물론입니다. 제가 왕비 전하께 사뢰려는 건, 우선 에타가 실재하는 지식으로서

              아노마라드에 도움이 되리라는 전제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에타하면 흔히 이웨리드 에타를 떠올립니다만, 어디까지나

              그건 번역서에 불과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시엔(Xien)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읽을 수 없다고는 해도 아무튼 에타는

              에타인 것이지요.

              그간 많은 사람이 이웨리드 에타의 6번째 권을 찾아 헤맸습니다만… 만약

              그 가설이 진실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말로 이웨리드 드 롤란드가 6번째 석판은 해석한 적이 없다면 말입니다.

안리체: …그래서 뭘 말하려는 건가?

           만약 폰티나 경의 말대로 여섯 번째 이웨리드 에타가 없다면 탐색을 중단해야겠지.

           막대한 자금을 탕진하는 꼴이 될테니 말이네.

안토니오: 대신.

안리체: 대신?

안토니오: 대신 바로 그 여섯 번째 에타의 원본 일부가 어딘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안리체: ….

           그거 흥미롭군. 하지만 해석할 수 없는 석판이야.

           찾는다고 해서 쉽사리 손에 들어올 리도 없거니와 손에 넣어도 완전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할 테지.

안토니오: 그걸 쓴 사람이 있었으니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시엔(Xien) 전승자는 맥이 끊겼다고들 말하지만, 그것도 누가 확인한 적이 있던가요?

              누가 알겠습니까? 실은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

              게다가 요즘은 각지에서 기이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몬스터가 출몰해 마을마다 결계를 쳐야

              할 만큼 불안정한 시기 아닙니까.

              이런 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겠지요.

안리체: 경이 사재(私財)를 털어 지원하고 있다는 그 연구는 어떤가?

           좋은 소식이라도 있는가?

안토니오: 랑켄 멜카르트의 연구로 몬스터 출몰 현상과, 가나폴리의 유실된 마법에 관해 알 수 있다면

              그 이상 좋을 수 없겠지요. … 그러나 그것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

              만약 에타 원본이… 다른 누군가의 손에 들어간다면…?

              대공 작위를 놓고 긍지마저 진흙탕에 묻어 버린 저 오를란느, 야만족과의 분쟁이 끝이지 않는

              렘므…. 어느 쪽이든 말입니다.

              혹은 당장이라도 천 갈래 만 갈래의 파벌로 동강나도 이상하지 않은 트라바체스는 어떨까요?

              바보 같은 선제후와 의원들, 그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든 보나마나 별 것 아닌 사욕을 위해

              기꺼이 모험을 감행할 것입니다.

              아니면 저 바닷가에 줄줄이 늘어선 연방?

              각자 자국의 발언력이 약해진다며 신경을 곤두세운 채 도토리 키재기나 하고 있는 그들의 손에

              들어간다면….

안리체: ….

 

 

 

안리체: 그것이, 정녕 가나폴리의 위협적인 힘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다면….

           그렇다면 그 힘을 손에 넣지 않는 한 을 사방에 두고 있는 우리들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겠지.

           그것이 어느 국가, 어느 개인, 어느 집단의 손에 들어간다면….

           …그야말로 재앙이 되고 말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니까.

           그러니 반드시 그 힘의 실체를 확인해야만 해.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들의 눈으로…, 반드시….

 

 

- EP2 Chapter 2 -

 

 

http://dimess.tistory.co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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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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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잉여자 | 작성시간 13.07.31 정리 잘하셨네여 블로그 잘보고가요
  • 답댓글 작성자han94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7.31 감사합니다~
  • 작성자박민경 | 작성시간 13.12.02 원작의내용은어디갓나 싶지만.. 이것도 재밌어요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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