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거지?”
“물론”
“두말없이?”
“난 거짓말 잘 안 하는 거 알잖아.”
“그 분야에서는 절대로 못 믿겠는걸.”
“둘 다 너무한걸.”
루시안과 보리스는 여전히 믿지를 못한다. 설령 그들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로 믿지를 못한다. 전에 도플갱어는 둘째 치고 심판자의 습격 때문에 반쯤 시체가 되어 누워있던 녀석이 단 2주 만에 자리를 털고 나오니 다 나았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 이거나 렌이 사람이 아니라는 증거이다.
외상은 완전히 나은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 통증은 남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정작 자신이 참는다면 알아 낼 방법 역시 전혀 없는 것이다. 때문에 거듭 확인을 거쳐 ‘렌의 외출 막기’라는 계획이 끝났다.
걸음걸이에서 절뚝거린다던가. 힘겨워 보인다던가 하는 모습이 좀 보였으면 좋겠건만 오랜만에 외출에 신이 난 꼬마처럼 늘 보던 사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워 보이는 표정이다.
“저기 말이야 렌 예전부터 궁금하던 건데.......”
“뭔데. 용건만 압축해줘 되도록 3글자 이내로.”
“무슨 말을 세 글자로 압축해! 뭐 됐고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그럼 안 들어 또 말도 안 되는 이상한 말이 될게 뻔하니까.”
“내가 언제 이상한 말만 했다고 그래! 그냥 네가 사람인지 아닌지 궁금했을 뿐이야.”
“........”
“뭐야 왜 그런 눈으로 쳐다봐 게다가 보리스 너마저.”
“역시. 듣는 게 아니었어 또 헛소리잖아”
“동감이야.”
“너희 둘!!!”
이정도의 소란으로 아직 조금은 어두운 나르비크 시가에 마치 그들이 그렇게 한 듯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신기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다시 적응을 했고 예전과 다름없는 일을 예전과 다름없이 해나가고 있었다.
일의 능률에도 변화가 없었지만 단 하나 특이한점이하나 생겼다. 전에 그 중계자의 상징이라던 팬던트를 이제는 밖으로 꺼내 놓고 다닌다는 점이다. 이유를 캐물어보기도 했지만 ‘그냥’이라는 대답 이외에는 더 얻을 수 도 없었다.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5월과 6월의 탄생석을 얻게 된 경위에 대하여 들었다. 물론 둘도 생각이 있기 때문에 렌이 공격받은 이유 같은 것은 설명해 주지 않고(하지만 대강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한꺼번에 2개의 탄생석이 나왔다는 점, 두개의 탄생석이 합쳐짐으로서 그 속성이 무시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 줬다.
그리고 이 괴물(?)은 다음에 한꺼번에 6개가 다 나올지도 모른다는 말이나 해대고 탄생석의 의미로 추적해 보는 것도 어렵다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렌 장난이나 하지 말고 진지하게 들으란 말이야”
“난 진지하다고 하지만 내용 자체가 재밌잖아.”
“난 하나도 재미없다. 생각 좀 해봐 이번에 그들이 어디다가 탄생석을 둘지 말이야.”
“그래? 나라면 동료에게 넣겠어.”
“렌 장난치지 말란 말이야!”
“좀 엉뚱해 보여도 해도 장난 아니야 나는 그 인간들이 제일 싫거든 그건 그들도 매~우 잘 알 거람 말이야 게다가 가장 성가신 것도 자신들이란 것도 알겠지 그런 상태에서 자신의 동료에게 탄생석을 넣어버린다면? 제어하지 못한다는 쪽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긴 하지만 어쨌든 큰 힘을 얻는 것은 맞잖아.”
“논리적이긴 한데 그들도 사람이야 자신의 동료에게 그런 짓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래서 아까 엉뚱하다고 했잖아. 일이 상식 밖의 일 인만큼 해결책도 상식 밖에서 찾아봐야지”
“너무 상식에서 벗어나잖아.”
“인정하지.”
결론도 내지 못한 셋만의 토론은 끝났다. 렌과 또 한명에게는 네 명의 토론이었지만 말이다.
그 후에도 나날이 너무 한가로웠다. 큰일도 없었고 특별한 사건도 없었다. 물론 이 일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자들에게는 폭풍전야라고 생각 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던 중 렌 앞으로 서신 하나가 오긴 했는데 보넨 이의 이름이 아주 당당하다.[당신이 진정으로 찾고 있는 자]란다.
“내용은 아직 안 읽어봤어 어때? 내 예상대로 일까나?”
“쳇 이번에는 지루하게 안 끌어서 좋군. 정면대결 이라는 건가. 받아주지 그리고 다신 그런 짓 못하게 밟아주겠어.”
밀라의 투덜거림은 그냥 흘러듣고 렌은 편지를 뜯어보았다.
“음... 참 간단한 사람이네. 이 편지를 받은 후 이틀 뒤. 그럼 내일이네. 그리고 장소는..... 이게 뭐야 나르비크에서 나가자마자 보이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쫒아가라고? 스토킹이라도 하라는 건가. 기분 좋지는 않군요.”
“이번에 이 루시안님이 그 녀석들을 전부 잡아서 더 이상 그런 짓 못하게 해야겠어.”
렌이 말 그대로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오버가 심한데 그래놓고선 한번도 그런 적 없잖아.”
“흐음..... 사실이긴 한데 너 이번에는 좀 많이 공격적이다.”
“그냥 무시해 그동안 누워있는 동안 너무 지루해서 그러니까. 앞으로 조금 더 그럴지도 몰라.”
렌의 말이 루시안에게는 누군가에게 짜증을 내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 대상을 찾을 수 없기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좋아 그럼 내일 아침이야 하지만 아침이 아니라고 새벽이야 새벽에 나와서 그녀석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먼저 잡아버리자고 알았지? 우리 쪽이 먼저 선수를 치는 거야.”
넷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루시안은 흥분감인지 기대감인지 어쩌면 불안함인지 모르는 기분에 휩싸여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겨우 잠을 자긴 했어도 보리스가 보기엔 뭔가 상당히 이상해 보였다. 루시안은 그냥 잘 자지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고 자세한 것은 전혀 알아내지 못하였다. 단지 ‘꿈이 별로 좋지 않아서 그래 아냐 아냐 꿈은 반대라고 하니까 현실에서는 엄청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거야.’ 라며 오히려 보리스를 위로해 주었다.
“은빛이 붉은빛이 될 때 붉은빛이 검게 변할 때 검은빛이 은빛이 될 때 나의 감정은 스스로 주체하지 못할 것이다 라........”
“루시안 무슨 혼잣말을 하는 거야?”
“아냐 아냐 신경 쓰지 마 아까 말했잖아 꿈자리가 안 좋았다고 .”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사람이 노력한다고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는 법이야 그런 것으로 골치 아파하면 더더욱 힘들 뿐이야.”
“보리스 만약 운명이 있고 그 운명이 나에게 불리할 때 넌 어떻게 할 꺼야?”
“루시안 너답지 않게 갑자기 왜 그래? 자 서두르자 해가 곧 뜰 거야 잠복하러 가야할거 아냐.”
탁탁 탁탁 나르비크의 포석이 아침이슬을 약간 머금은 채 둘의 길을 응원이라도 하듯이 일정한 음을 냈다.
둘이 정문에 도착했을 때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다. 잠복은 처음부터 뒤틀려 버렸다. 편지에 써있던 검은 옷의 사람은 이미 그곳에 있었고 밀라의 계획은 전부 수포가 되었다.
일행이 도착한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고 주변에서 보일 일도 없는 한마디로 안 띄는 곳이다.
“어서 오십시오. 우리의 적대자이시어 우리의 난관이시어 우리의 불행이시어.”
“참 인사한번 거창하군. 이 자리에서 모두를 끝내버릴 생각이신가?”
“그럴 리가요 저는 실력이 아직 한참 부족합니다. 대신 실력 있는......”
말이 끝나기 전에 그의 옆에 워프 게이트가 열렸다. 그리고 사람 아니 사람으로 보이는 생물이 나왔다. 모습은 사람이지만 그 이외에는 사람 같지가 않은 모습이었다.
“서... 설마 당신.”
“예 맞습니다. 저는 딜레릭 케란트 검도 약간은 쓰지만 마법전문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저의 절친한 친구이자 강인한 전사이죠. 이런 상황이 이러니 스스로 소게는 못하겠군요. 제가 대신하죠. 이름은 스스로가 지웠고 단지 컨트롤러(controller)라는 별칭을 갖고 있죠. 그의 칠흑같은 검은 마검이라는 것도 알아두시고요 그러면 즐거운 시간되시기를.......”
“야이 미치광이야 설마설마 했지만 이정도로 악질인줄은 몰랐군. 자기 동료에게 탄생석을 심다니!!!!.”
이미 모습은 사라진 자에게 들릴 리가 없지만 일단 밀라는 소리는 질렀고 허공에서 대답이 들여왔다.
“감사합니다. 마법사라는 족속들은 가끔 미치광이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요 그중 하나가 저고요 아하하하하하하.”
다섯 중 셋은 어의가 없었다. 렌이 장난삼아 한말인데도 그 말이 실제로 일어나 버렸다. 심판자들 중 한명이 그의 동료에게 탄생석을 넣어 지난 치카붐처럼 만들어 버린 것이다.
문제는 저번보다 심각했다. 상대의 무기는 마검인데다가 상대방의 검술도 언뜻 보기에도 보통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아직 준비자세인데도 불구하고 빈틈하나 보이지 않고 검 끝이 살짝 흔들리며 고급 검술만의 교란까지 사용하고 있던 것이다.
“한꺼번에 모두 덤비면 어떨까요?”
“너 미쳤냐? 한꺼번에 전부 몰살당하게? 다른 꾀를 내어야해.”
“그렇군요..... 루시안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일단 저 녀석이 사람이라는 인식부터 지워야해 안 그러면 검을 댈 수 없거든.”
누가 보면 투시력이라도 쓰는 것같이 손은 양관자놀이에 대고 있었다.
그러한 분위기를 놓칠 만큼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일단 상대와의 거리가 먼만큼 마검이라는 특성을 살려 마법공격을 해온 것이다.
“에이 방법 없다. 최대한 방어에 힘쓰면서 공격하라고.”
“네!”
상대는 두개의 검과 한 개의 플레일(일단은 그렇게 설정)한 개의 창과 한명의 마법공격을 적당히 방어하고 적당히 피해가며 빈틈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간 이쪽이 질게 뻔하다고 탄생석의 힘이라면 우리가 지치고 난 다음이라도 충분히 힘을 발휘 할 수 있다고.”
“루시안 그건 다 알아 그러니까 방법이나 생각해봐.”
“음... 몰라!”
“잘한다. 잘해.”
“헤헷 약점이라고 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알아낸 건 있죠.”
렌이 알아낸 것은 정말 별거 아니다. 어쨌든 사람이다 보니까 자신의 힘이 익숙하지가 않은 것이다. 물론 쉽게 지치지는 않겠지만 한번의 스윙이나. 움직임이 자신의 힘에 못 이겨 너무 크다는 점뿐이다. 그럼에도 빈틈이 없으므로 정말 미칠 지경이다.
아무래도 5:1이다 보니까 월등한 실력임에도 전세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평행을 이루었다.
한적한 숲 속 아무도 찾지 않는 길 아무것도 없는 아니 나무는 무성하군. 나무? 나무!
“지금이 가을이라는 점을 감사해야겠네요.”
“어째서?”
“티치엘누나 여기전체를 태워버려요!”
“야 이 바보야 그럼 우리도 같이 타죽으라고!”
“저도 바보는 아니라고요 이미 방법은 다 찾았어요. 아줌마!”
“뭐 아줌마! 야 렌 너 이리 와봐 너부터 끝장을 봐야겠다!!”
“언니 참아요. 근데 렌 여기를 태우면 저쪽도 처리할 수는 있지만 이쪽도 위험한건 사실이야.”
“나를 뭐로 보시나. 여긴 아무도 찾지 않는 길이라 태운다고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진 않아요. 대신 빨리 꺼야하겠지만 효과는 충분히 볼 수 있다고 봐요 그리고 지금 물소리가 들리거든요.”
렌의 청력은 작은 물소리를 아까의 침묵에 가까울 때 찾아낸 것이다.
곧 그 주위의 숲은 마른 낙엽과 건조한 나무 덕에 삽시간에 번져나갔다. 아무리 탄생석을 지녔다 고해도 어쨌든 인간인지라 사방이 불길인 가운데 할 수 있는 것은 온몸을 불로 치장하는 일 뿐이다.
“뛰어요! 저쪽으로 약 10m쯤에 작은 시냇물이 있어요.”
과연 그곳에는 물이 있었고 그곳에서 일단 불길은 피할 수 있었다.
점차 안정을 찾고 멀리서 그의 움직임이 상당히 둔해져 있는 것을 본 일행은 천천히 불을 소화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온통 검은색이다. 재로 변해서 검은 가운데 검은 검을 지닌 한 남자가 반쯤 죽어가고 있다. 하지만 살려달라고는 하지 않는다. 마치 굶주린 야생동물처럼 피를 원하고 싸움을 원하고 있다.
“내버려둬 앞으로 얼마 안가.”
밀라의 말대로 그는 곧 쓰러졌고 탄생석에 기대어 있던 육체는 보통의 시체와는 달리 가루가 되듯이 부스러져 갔다.
“동양의 불교인가 하는 종교에서는 고위 신자가 죽으면 그의 몸에서 돌이 나온다고 하더군. 그게 생각나는데.”
그 말대로 그 자리에는 보석 그것도 세 개가 있었다. 루비 감람석 사파이어다. 세 개가 되니 그가 갖고 있는 의미는 오히려 역으로 작용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단순히 파괴 본능만은 가진 사람이 되었다는........
“우리가 하는 일이 이 보석처럼 재를 털어내면 맑은 빛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가요?”
렌이 잔뜩 묻은 재를 털어내며 말했다.
“아마 그럴 거야 분명 얻은 것을 있을 거야 얻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안 그랬어?”
“그런가요. 그럼 이것도 얻은 건가? 이 R.K라는 글씨 말이 예요.”
모두의 시선이 주목되었다. 렌이 돌려 보여준 보석에는 그동안 안보였지만 나무가 타고 남은 재가 그 안에 들어가 빠지지 않아 R.K라는 글씨가 선명히 보였다.
“이거 누구의 이니셜이 아닐까요?”
“난 꼬맹이 말에 찬성. 너희는?”
“여기서 그 의견 말고 다른 의견이 나올 가능성은 얼마라고 보세요?”
“0%지 아마 하하하하”
“저기 R.K라면 혹시...... 그 이상한 아저씨?”
“우리보고 실험 체다 뭐다 하는 그 인간 말인가?”
“저기 그 쪽끼리만 예기하지 말고 저도 좀.....”
“있어 미치광이과학자.”
“언니 미치광이까지는........”
넷은 저 높은 하늘만큼 후련할 것이다. 다른 한명은 저기에 먹구름이라도 낀다면 하늘같겠다고 하겠다.
“보리스 다른 탄생석 나머지는 네가 갖고 있지? 그것도 확인 해봐라.”
땅에 몇 번 문지른 다음 걷어내니 가지고 있는 모든 탄생석 마다 R.K라는 이니셜이 보였다.
“목적지는 정해졌군. 렌 너는 내일 보리스하고 준비 제대로 해서 와 내일 이 일의 끝을 보겠어.”
“네. 그나저나 설명은 언제 해줄래요?”
“내가 돌아갈 때 해줄게.”
이제 남은 일은 얼마 안 남았다. 남은 탄생석은 3개 이번에 나온 것이 3개가 혼합되어 있으므로 아마 나머지는 모두 그에게 있을 것이다. 이니셜 R.K이 랑켄을 지칭하는 것인지 거의 확실히 된 이 마당에 더 이상 지체할 여유도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가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으니 결말은 눈앞에 있는 것이다. 그들의 생각에는 말이다.
대충대충 날림날림..... 게임에 너무 빠져서.... 고등학교 원서 쓸 걱정은 안하고 미치겠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