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하게 ③은 못썼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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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W.C.H ] PlaYer…. (①)
「 지금 자네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나? 」
「 아니오, 모릅니다. 」
「 그건 자네가 프로에스의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는 거네!」
「… 플레이어?」
" 으음……."
눈을 떠보니 어느새 아침이었다. 뭔지 모를 새들이 창가에 앉아 지저귀고 있는게 내 눈에 띄었다. 꽤 푹신한 침대에 누워있다고 생각하며 어릴때 버릇을 발휘해 몸을 웅크리며 잠을 재촉하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이불이 걷어졌다. 그리고 애정이 담긴듯한, 하지만 화가 난듯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게 들려왔다.
" 기껏 데려 왔더니 세상모르고 퍼져 자고 있으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죠?"
" 음…?"
대충 눈을 비비고 앞에 서있는 사람을 바라보니 상반신에 뭔가 볼록 튀어나온게 있고, 머리는 기다란 금발에 귀는 길고…. 아니 잠깐, 귀가 길다고?
" 허헉!"
콰다다당!
" 그렇게 반응하면 내가 다른 마을사람들한테 이상하게 보이잖아요!"
이번엔 약간 삐친듯한 말투, 대체 누군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아니 적어도 무슨 종족인지는 알 수 있었다. 길고 뾰족한 귀는 누가 뭐래도 엘프의 상징이었다. 그렇게 계산해보면 지금 내 앞에 서있는건 여자 엘프라는 말이 된다. 그런데 엘프가 왜 나를 이런 곳으로……?
" 대체 누구…시죠?"
나의 질문에 그 여자 엘프는 오히려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바짝 다가와 양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아마도 대화를 하겠다는 의사라고 생각하고 나도 자세를 바로 하고 그 앞에 앉았다.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여자 엘프는 다짜고짜 내 손을 잡더니 애원하는 눈길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갑작스런 엘프의 행동에 당황한 내가 손을 뿌리치자 그 엘프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채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건 뭔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엘프에게 살며시 다가가자 갑작스레 달려들더니 내게 안긴채로 계속해서 흐느꼈다. 가면 갈수록 상황이 이상해지고 있었다. 정작 손님은 나인데 주인이라는 사람이 이러고 있으니 손님인 나로서는 난감할 따름이었다. 아무래도 한참동안은 이럴것 같아서 이 엘프가 흐느낌을 그칠때까지 이대로 앉아있기로 했다. 그렇게 울고있는 엘프를 그대로 내버려 둔지 약 반시간 가량이 지나자 그제서야 엘프는 흐느낌을 멈추고 아직도 눈물이 맺혀 있는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하는 나를 보며 그 엘프는 해맑게 미소를 짓더니 내 볼에 가볍게 키스를 해버리고선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젠 아예 어안이 벙벙해진 나는 그렇게 5분 동안을 서있다가 가까스로 깨어났다.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이 연이어 펼쳐지는 바람에 머릿속도 복잡해져 머리도 아파왔다. 아무래도 이 상태로 잔다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았기에 결국 이미 열린 방문을 닫으며 방을 나갔다. 방을 나오니 바로 앞에 그 엘프가 또 다시 서있었다. 바짝 긴장하며 내가 어느새 닫힌 방문에 등을 기대며 뒷걸음질 치자 엘프는 홍조를 띄면서 또 다시 내게 안겨왔다.
무슨 이유때문에 나한테 이러는지도 모른채 그대로 이 엘프에게 안겨있을 생각을 하니 엄청난 거부감이 밀려와 완력을 써서 엘프를 내 품에서 떼어냈다. 그러자 아까처럼 또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왜 그러는지 꼭 물어봐야 겠다는 생각에 질문을 던졌다.
" 아니, 대체 왜 이러는지 이유정도는 알려줘야……."
그렇게 묻자 엘프는 흐느낌을 멈추더니 또 다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확실히 내가 이 엘프보다는 키가 한뼘정도는 컸다.) 그러더니 눈에 맺힌 눈물을 닦고 대답했다.
" 제가 예전에 사랑했던 분과 너무 흡사해서 그만… 죄송해요……."
말 끝을 흐리던 엘프는 슬픔이 북받치는지 또 다시 그 자리에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대로 내버려 뒀다간 실신할 것 같았기에 나는 이 엘프를 최대한 말리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다.
" 아, 아니 잠깐만요……. 이제 그만 우시고 방에 들어가서 잠이라… 읍!"
이번엔 난데없는 기습 키스, 도저히 쉴 틈을 주지 않는 여자였다. 엘프가 이렇게 적극적이었던가?
" 아, 제가 또……. 죄송해요……."
' 정말 대책이 안서는 엘프로군…….'
이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여기가 어디인지부터 물어보았다. 그러자 들려온 대답은 이러했다.
" 여긴 실버드래곤 '프로에스'님이 살고 계신 에코니아 산맥이랍니다. 인간이 여기 오는 것은 철저히 금지 되어 있지만 제가 워낙 프로에스님을 졸라서 당신을 가까스로 이 곳에 살게 했죠. 이제서야 깨어났으니 몇 달 동안은 제대로 된 운동도 못할거고……. 아참,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곰곰히 생각하고 있던 엘프는 갑자기 두 손가락을 맞대어 튕기더니 '잠시 다녀올게요'라고 외친 뒤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아무래도 한동안은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바로 옆에 있는 의자에 앉은채로 그 엘프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그동안 제대로 취하지 못한 숙면을 취하기 위해 몸은 점점 피로해졌고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잠에 빠져들었다.
「 내가 너에게 가르칠 것은 더 이상 없다.
다만 네가 필요할때마다 쓸 수 있는 궁극기를 가르쳐 주도록 하마.
아니, 궁극기라고도 할 수 없지.
기선제압용이라고 생각하면 될거다.」
어느새 태양이 서산으로 지고 있을때 누군가가 한 엘프의 집에 찾아왔다.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본래 이 집의 주인인 여자 엘프는 자신이 문을 두들기기만 해도 바짝 굳어서 '네!' 하고 대답 하면서 뛰쳐나오곤 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눈치챈 방문객은 마법을 시전해 문을 열었다. 누가 보기에도 불법주거침입죄(물론 이 곳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법이지만.)로 끌려갈 정도였지만 방문객은 그딴건 상관하지 않는 다는 듯이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방문객이 제일 처음 발견한 것은 아름다운 집주인 엘프가 아니라 검은색 머리의 한 청년이었다. 혹시 자기와 같은 부류가 아닐까 생각하다가 이내 그 생각을 접으면서 집주인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시작했다. 온 방을 뒤졌지만 집주인은 커녕 집주인의 머리카락 하나도 나오지 않자 방문객은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식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청년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 혹시 이 녀석도 드래곤인건가?'
그랬다, 이 집에 찾아온 방문객은 실버 드래곤 '프로에스' 였었다. 집주인인 '이리아'를 찾아온 그는(보통 남자의 모습을 하고 다녔기에 대부분 남자로 알았다. 물론 드래곤은 성이 없었지만.) 식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이 청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혹시 블랙 드래곤이면 귀찮아지기 때문이었다.
" 이봐."
한번 흔들어 보니 이 청년은 오히려 귀찮다는 듯이 손을 내저으며 자신을 내쫓으려 하지 않는가?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른 프로에스는 파이어 볼로 한번 지져버릴까, 라고 생각했지만 안그래도 이리아에게 신세를 많이 진터라 그녀의 집까지 불로 태워버린다면 한동안 이리아의 원망어린 눈길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것만은 자제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이 건방진 청년을 어떻게든 골려주고 싶었다는 생각에 프로에스는 가볍게 프리즈 정도로 혼쭐을 내주기로 결심을 했다.
우선 결심을 하자마자 프로에스는 스킬을 시전하…지 못했다. 프리즈를 시전하려는 순간 이리아가 집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프로에스가 집 안에 있는 것을 보자마자 어리둥절한 듯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어느새 가져온 먹을거리들을 식탁에 올려놓았다. 그러고선 대담하게도 프로에스를 쏘아보았다.
" 프로에스 니이임……?"
나왔다. 이리아 특유의 늘여말하기 전법. 프로에스가 제일 싫어하는 전법이기도 했다. 한번 시작되기만 하면 엄청난 정신적고통이 뒤따라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 전법을 시전하는(?) 이리아는 아무것도 모른채 순진하게 늘여말하곤 했다.
" 아, 이리아. 그, 그게 말이지……."
" 네네, 또 둘러대실 필요는 없답니다. 프로에스 님."
" 그, 그게 아니라니까아아아!"
결국 프로에스는 늦저녁까지 이리아에게 심문(?)과 더불은 정신적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프로에스의 모습은 뜸해졌다. 아마도 이리아의 정신적고문 때문이리라. 물론 검은 머리의 청년은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지만 역시 이리아에 의해서 프로에스와 같은 정신적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똑같은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에코니아 산맥의 하루가 또 다시 지나갔다. 레몬빛 달이 에코니아 산맥을 환하게 비추는 밤이었다. 그 후에 이어질 일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레몬빛 달 옆에서 별들이 빛났다.
「 달과 별이 빛나던 그날, 소녀를 만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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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W.C.H ] PlaYer…. (②)
「 내가 약하다면, 당신도 약한거야. 」
「 그게 무슨 뜻이지.」
「 알고 있을줄 알았는데? 이거 의외인걸.」
「 무슨 뜻인지 말하라고 했을텐데.」
「 저번에 말했잖아? 당신은 나와 이어져 있다고.」
「 ……헛소리.」
「 그렇게 믿기 싫어하면서 그때 왜 나와 계약을 맺은거지.?」
「 … 그건.」
「 이건 전부 너의 의지와, 너의 선택에 의해서 생긴 일이니 책임도 당연히….」
「 내가 져야겠지.」
「 그래, 잘 알고 있군. 각오는 되어 있겠지?」
「 네 녀석한테 순순히 죽을 거라고 말하진 않았다고 아는데.」
서로에게 비웃음만 날리고 있던 둘은, 나무에 앉아있던 새가 비상하는 동시에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누가 이길진 알 수 없었다.
다만 예측할 수 있는 단 한가지 사실은.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질긴 운명의 끈에서 벗어나리라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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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머리의 청년이 에코니아 산맥에 머물기 시작한지 어언 한달, 오늘도 어김없이 환한 햇살이 산맥 전체를 비추며 아침을 밝혔다. 순수한 자연물들로만 이루어진 곳이어서 그런지 싱그러운 풀내음이 자고 있는 청년의 피부에 스며들었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런 느낌도 없겠지만 그도 모르게 자연친화력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친화력이 높으면 뭐하냐, 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건 평범한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사항일 뿐이었다. 드래곤이나 엘프 같이 정령과 하루종일 붙어있다 시피 하는 종족들은 정령과의 친화력, 즉 자연친화력이 높지 않으면 하급 정령조차도 소환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드래곤들이 헤츨링을 낳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헤츨링의 자연친화력을 높히는 일이었다.
물론 이 말도 근거 없는 말이긴 했지만 어떻게 보면 수긍이 가는 말이었다.
똑똑똑.
청년이 자고 있는 방의 문을 누군가가 두들겼다. 한참 꿈나라에 가있던 청년은 방문객이 네 번째 문을 두들겼을때 쯤에야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러고선 갑작스레 찾아온 방문객에게 물었다.
" 누구시죠?"
말이 나오기 무섭게 방문이 열리더니 성숙미를 풍기는 한 엘프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엘프를 바라보던 청년은 그제서야 생각났다는 듯 엘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 저번에 나한테 별 짓 다했던 엘프?"
" 네에?"
청년의 말에 엘프는 말도 안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청년에게 바짝 다가왔다. 저번에 당한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청년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도망가봤자 얼마나 가겠는가, 자신이 앉아있는 곳은 침대 위인데.
" 어디 아프세요……?"
걱정스럽다는 투로 말하며 다가오는 엘프와는 달리 청년의 상황은 정반대였다. 대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자신은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없는것이다!
" 아니. 제, 제발……."
" … 네?"
엘프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묻자 청년은 갑자기 절을 하더니 곧장 고개를 들어 외쳤다.
" 그, 그러니까… 목숨만 살려주시면!"
" 푸훗. 푸후훗……."
갑자기 엘프가 혼자서 웃기 시작하자 청년은 더욱이 당황하면서 최대한 벽쪽으로 달라붙었다. 그런 청년을 본 엘프는 더욱 크게 웃어댔다.
" 꺄하하하! 설마 제가 당신한테 무슨 짓이라도 할 줄 아셨나봐요? 꺄하핫!"
그렇게 말해놓고 계속해서 웃는 엘프의 웃음을 멈추게 해버리는 청년의 날카로운 한마디.
" 벌써 했잖아요?"
" ……. "
갑작스레 웃음을 멈춘 엘프는 무표정하게 서있더니 골이난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또 다시 난감한 상황에 직면한 청년은 그대로 멍하니 앉아있을 수(서 있지는 않았으니까.)밖에 없었다.
" 아니, 대체 뭘 어쩌자는거야?"
실버 드래곤 '프로에스'의 레어. 아침부터 프로에스는 방금 구운 쿠키에 향긋한 차를 곁들이며 편안하게 아침을 즐기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레어 앞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는 정체 불명의 물체가 자신의 레어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침입자방지 마법은 전혀 발동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프로에스의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 호, 혹시……?'
하지만 프로에스의 걱정은 기우로 끝나고 말았다. 프로에스의 레어에 심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으며 들어온건 한 엘프였기 때문이었다.
" 아니, 이리아. 여긴 왜……?"
프로에스가 잔뜩 골이 든 표정으로 들어온 이리아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묻자, 이리아는 팔짱까지 끼고 양쪽 볼을 부풀리더니 이내 불평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 그게 말이죠……."
프로에스는 이리아의 입에서 '그게 말이죠…….' 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저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이리아는 상당한 장광설을 늘어놓는데 그 기본이 두 시간 이었던 것이다. 드래곤이 몇 천년을 사는 종족이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하루는 그들도 매우 길게 느껴지는 것이기에 이리아의 장광설은 프로에스 외에도 그의 친구들이라면 질색을 하는 정도였다.
" 오랜만에 내 맘에 쏙 드는 인간이라서 기껏 데려왔더니 내가 무슨 어이없는 짓을 했다면서……. 프로에스님, 듣고는 계신거에요?"
한참 동안 열에 들뜬채 장광설을 늘어놓고 있던 이리아가 갑작스레 질문을 던지자 방금 전부터 졸고 있던 프로에스가 잠에서 깨며 대충 둘러댔다.
" 아아, 그래 그래. 다 들었다."
" 흐응……."
이리아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쏘아보자 프로에스는 있는대로 당황하면서 뒤로 주춤,하며 물러섰다. 그러자 이리아는 감 잡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 프로에스 니임……?"
또 다시 이리아가 비음을 섞어 말하자 프로에스는 잔뜩 굳은 채로 언제든지 '텔레포트'로 도망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리아가 저렇게 말해서 좋은 부탁이 나온 적이 지금껏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 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네에?"
그렇게 말하는 이리아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이른 바 애절한 눈빛 공격. 프로에스에게 쥐약인 기술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프로에스는 잠깐 고민하더니 결국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나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서 땅을 치고 후회하겠지만…….
" 그러면… 귀좀 줘 보세요."
프로에스가 못 이기는 척하며 귀를 바짝 대자 이리아가 무어라 속삭였다. 그러자 프로에스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 그건 안돼. 내 드래곤 하트를 거는 한이 있어도 절대!"
그러자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이리아가 프로에스의 팔을 안으면서 있는 껏 애교를 부렸다.
" 아아앙~ 프로에스 님, 제발 해주세요. 네?"
이래뵈도 자신의 여동생 뻘 되는 이리아의 부탁을 거절하기도 꺼림칙한 프로에스 였지만 아무래도 이번 계획은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실패하면 이리아가 위험해 질 수도 있기에 프로에스는 우선 이리아에게 나중에 생각해보겠다고 둘러댄 뒤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했다. 이리아가 결국 풀이 죽어 돌아가자 프로에스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은채 고민에 빠졌다.
' 녀석을 내 플레이어(Player)로 선발해서 그 경기에 내보내라니……. 이번 일은 완전히 도박이야.'
하지만 한 편으론 그 쪽으로 마음이 끌리는 프로에스 였다.
' 그래도 한번 해 볼 가치는 있을텐데…….'
계속해서 이 일에 관해 생각에 빠져있던 프로에스는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한번에 차를 비워버린 후에 찻잔을 물에 담가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마도 누군가를 찾아 갔을 것이다.
" … 왜 이리 한기가 느껴지는거지?"
왠지 모를 한기에 몸서리를 치는 청년이었다. 분명 자신에게 좋지 않을 일이 생길 거라는 것을 직감 했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