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말한 모네가 그린 또 하나의 ' '양산을 든 여인'이다.
강둑 위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이 여인은
모델 쉬잔느의 모습이라고 했던가.
사별한 아내 "까미유"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아이러니칼하게도 그 후에 이 숙명의 여인은 그의 두번째 부인이 된다.
흐르는 바람, 구름, 햇살, 풀잎, 그리고 여인...
가볍고 투명한 빛과 색채의 환희,
그 속에서 떠다니듯 묘사된 그의 슬픔과 그리움 그리고 이제 막 어디론가 떠나려 하는 움직임….
10년전 떠나버린 아내, 말하여지지 않은, 숱하게 놓쳐버린 사연, 사연들….
모네의 이 그림을 이해하는 데에는 그의 삶을 이루는 전기적·예술적 사실도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그가 1840년에 태어나 1926년까지 살았다는 것,
인상주의를 유럽의 예술사조로 만드는 대표자 노릇을 했다는 것 등의 범박한 사실에서부터,
그에 이르러 빛은 회화의 주된 모티프로 발견되었다는 것,
객관적 아름다움보다는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사물의 포착을 중시하였다는 것,
순간을 포착한 듯한 한 컷을 연상하게 한다.
하늘거리는 머플러에 가려진 얼굴... 신비함이 느껴진다.
화사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희미한 얼굴 탓에 우수가 느껴진다고 할까....
빛은 살아서 꿈뜰거린다.
빛은 스스로 빛나면서 녹색 양산과 그리고 뭉개 구름 사이로 속에서 서로 이어준다.
빛의 색채 속에는 끝없이 소멸해 가는 삶의 순간들이 혼융되어
허약하여 부서지기 쉬운 삶 자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