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꿀잠
청목/손 희창
슬슬 더워지는 여름
생각할수록 지난해 폭서가 섬뜩
벌써 부채를 들고
선정릉 숲의 그늘 밑을 찾아드는
사람 사람들
우리 젊은 시절
매미 소리 질긴 한여름
시원한 오이냉국에다 풋고추로
보리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풀 베르가는 산 들머리 큰 나무 그늘에
바지게 바쳐놓고 잠깐 자는 한숨의 낮잠이
그렇게도 꿀맛이었는데.
지금이야 지내는 처지가
그 옛날에 비하면 왕후장상 못지않건만
이렇게도 몸이 노곤할꼬.
아무렴 세월 탓이겠지.
정말 세월 앞에 장사가 없네요.
사랑하는 벗님네들!
우리 사는 형편이야 다들 고만고만한데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애면글면할 것 뭐 있겠소.
올여름도 구름처럼 둥둥 편하게 흐릅시다그려.
(2026.06.17.) 슬슬 더워지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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