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여물어야 비로소 싱그러운 나는야 갈기갈기 늘어진 술래잡이 강물에 배 띄워 선 넋 애달픔을 달래네
수양버들은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이고, 원산지는 중국이며, 오래 전에 한국에 들어와 현재는 전국 곳곳의 물가나 습지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수형은 수양형 또는 능수형, 처짐형으로 가늘게 자란 가지가 아래로 길게 늘어지며, 작은 가지는 적갈색이다. 수고는 15~20m 정도이며, 수피는 흑갈색으로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잎은 길이 3∼6cm, 폭 5∼15mm의 좁은 피침형이고, 긴 점첨두이며 예저이고, 잎의 가장자리는 잔거치가 있거나 거의 밋밋하며, 잎 양면에 털은 없다. 잎 뒷면은 녹회백색으로 분처럼 진한 흰 빛이 돌고 엽병은 있으나 길이 2∼6mm로 짧다.
꽃은 수상화서穗狀花序로 4월에 잎과 같이 황록색으로 피는데, 자웅이주이며 수꽃은 2∼4cm, 암꽃은 2∼3cm로 털이 나 있다. 열매는 삭과로서 원추형이며 5월에 성숙한다.
봄이 되면 공중을 날아다니며 코를 간지럽히거나 솜뭉치를 이루면서 곳곳을 뒹굴다가 하얗게 만드는 것이 꽃가루라고 알려졌으나 실상은 수양버들의 씨털이다. 씨털은 풍매화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씨에 털이 달려 있어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실제로 알레르기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한다.
명칭
수양버들의 학명은 Salix babylonica L.으로서 속명인 Salix는 라틴어로 ‘가깝다’라는 뜻의 ‘sal’과 ‘물’이라는 뜻의 ‘lis’의 합성어이고, 종명의 babylonica는 ‘바빌로니아’라는 의미이다. 수양버들의 속명 그 자체에서도 물가에서 잘 자라는 나무라는 의미가 담겨있지만, 원산지는 중국으로 종명이 가리키는 바빌론에는 야생하지 않는다.
수양버들의 영명은 Weeping willow, 중국명은 류柳, 수류垂柳, 수양垂楊이고, 일본명은 シダレヤナギ이다.
수양垂楊이라는 명칭은 중국의 수양산 근처에 많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수양버들은 원산지인 중국의 양쯔강 하류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중국 수나라의 양제煬帝가 양쯔강에 대운하를 만들면서 백성들에게 상을 주며 심으라고 권장했던 수목이 버드나무라는 설이 있다. 과거에는 황하강와 양쯔강을 잇는 운하 주변에 심어진 수양버들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거닐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선왕조 때 수양대군의 이름을 따서 수양버들이 되었다고도 한다.
종류
버드나무과에는 버드나무속Salix과 포플러속Populus이 속하며, 전 세계적으로 약 400종이 있고 주로 북반구의 난대, 한대 그리고 남반구에도 몇 종이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 조경수로 사용되는 버드나무속은 수양버들, 능수버들, 갯버들, 용버들 등으로서 낙엽활엽수이다.
버드나무류는 잎 모양 및 생태가 각기 다르지만 모두 물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버드나무라고 부르면 모두 늘어지는 가지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으나, 버드나무Salix koreensis Andersson는 새로 나온 가지 말고는 늘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가장 많이 혼동하는 것은 수양버들과 능수버들인데, 두 종은 모두 가늘게 생긴 가지 전체가 늘어지고 수고 및 형태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양버들은 봄에 새로 나온 가지의 색이 적갈색이고 능수버들Salix pseudolasiogyne H.Lev.은 녹황색인 것이 차이점이다. 그리고 수양버들, 능수버들, 버드나무, 용버들은 교목성이며, 요즈음 생태하천에도 많이 식재되는 갯버들은 관목으로 수고가 낮다.
이용
예로부터 수양버들은 문 안에 식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경수의 측면으로는 가지가 늘어진 모양이 아름답지만, 수양버들의 모습이 상을 당하여 머리를 풀어헤친 여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이런 수형을 가진 수양버들을 집안에 심으면 불행한 일이 생긴다는 속설 때문이다. 그리고 수양버들이 심겨져 있는 물가에서 도깨비가 많이 나온다고 하여 이런 이유에서라도 집안에서는 수양버들을 식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제주도 지방에서는 버드나무 가지가 바람에 잘 흔들리기에 집안에 심으면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속설 때문에 집안에 심지 않았다고 한다.
수양버들 꾀꼬리
예로부터 연못이나 우물 같은 물가에 버드나무류를 심어 두면 어울렸지만 하수도 옆에는 심지 말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물을 따라 뿌리가 뻗어 하수도를 막기 때문이다. 그리고 버드나무는 주변의 물을 끌어들이는 집수 능력이 대단한 식물이다. 보통 나무들이 수관폭만큼만 뿌리를 뻗는데 비해서 버드나무는 수관을 뛰어 넘어 주변에 약간의 물만 있어도 자신의 주위로 끌어들여 우물을 만드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 물을 혼자서 다 차지하여 주변의 식생을 피압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물을 정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우물가에는 버드나무를 심어왔다. 여름철 우물물의 오염이 심해지는데 이 때 우물물 주변에 각종 병균과 벌레가 몰려드는 건 당연하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우물물은 자연적으로 샘솟는다고 하여도 여름철에는 흐르는 물 같지 않고 직접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았지만, 버드나무 한 뿌리만 있어도 안심하고 사용할 정도로 버드나무는 살균, 살충효과가 뛰어난 나무로도 알려져 있다.
그리고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버들은 동쪽에 심으면 잘 자란다. 서쪽에는 심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버드나무가 양수임을 증명하는 글귀인 듯하다. 그리고 ‘버드나무를 주택 동쪽에 심으면 말에게 유익하고, 문 앞에 버드나무가 늘어져 있는 것은 길상吉祥이 아니다’라고 했다.
버드나무는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므로 소망의 상징이나 가늘게 생긴 가지 모양 때문인지 아니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 때문인지 예로부터 미인에 비유되고 있다. 세기의 미인이라는 오吳의 서시西施는 허리가 버들가지처럼 가늘었다고 한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는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살리신을 해열, 진통, 소염, 심장병, 뇌졸중 등에 사용하여 왔다. 현재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스피린'의 주원료도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요즈음에는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약재도 류마티스 관절염약으로 시판되고 있다.
수양버들의 가지, 잎, 꽃, 뿌리, 나무껍질, 털이 달린 씨를 모두 약으로 쓴다. 특히 가지는 중풍, 거담, 종기, 소염에, 잎과 껍질은 지혈, 감기, 이뇨, 해열, 황달, 치통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석가모니도 수양버들의 약효에 관심을 가지고 수양버들의 가지와 칫솔을 합친 치목을 구강위생과 건강유지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현대에서도 수양버들을 깎아서 만든 버드나무 젓가락을 정초 3일간, 그리고 음력 1월 7일에 봄의 일곱 가지 푸성귀를 넣어서 쑨 죽을 먹을 때, 정월 15일, 매년 10월 20일에 상가商家의 신인 에비스를 제사지내는 날에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도 수양버들이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생태적 특성
수양버들은 내한성이 강하며, 천근성으로 뿌리가 얕게 분포하여 이식이 용이하지만 식재후 반드시 지주목을 세워주어야 한다. 호습성 수종으로 냇가 및 저지대의 양지바르고 습한 토양에서 생육이 양호하다. 그러나 비교적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다.
번식방법으로는 삽목이 가장 용이하며, 삽목 시기로는 낙엽중인 3월부터 생육왕성기인 여름과 초가을까지가 적기이다. 삽수는 당년지 또는 전년생지를 사용하면 1개월 경과 후 발근한다. 실생번식으로는 5월경에 채파하면 발아율이 비교적 좋으나, 종자의 수명이 대단히 짧으므로 채종 즉시 파종하여야 한다. 수양버들의 전정은 낙엽중인 2~3월에 실시한다.
수양버들은 활착률이 높아 어떤 방식으로 땅에 심어도 뿌리를 내리는데, 목질부가 땅에 닿기만 하면 즉시 뿌리를 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양버들은 내한성 및 내공해성도 강하고, 재배시 특별한 어려움이 없는 수종이다.
조경적 이용
늘어진 긴 가지가 특이하고 물을 좋아하므로 예로부터 연못가나 우물가에 즐겨 심었고, 조경용으로도 물이 있는 강변, 연못가, 습지 등에 식재한다. 주로 독립수나 점식點植을 하는데 생태하천의 제방에 열식을 하기도 한다. 수양버들은 경계식재, 완충식재, 강조식재, 녹음식재 용도로 사용한다.
버드나무류는 옛부터 정원수로 많이 심어왔다. 그리고 정수작용이 있어서 우물가에 많이 심어 왔다. 그리고 가지가 가늘게 실과 같이 늘어지는 까닭에 아름다운 여성을 비유하기도 하여 조경공간에서는 수양버들을 식재할 때에는 부드러운 느낌을 부여할 수 있다.
수양버들은 수형도 독특하게 아름답지만 수질정화작용이 뛰어나므로 생태하천용 수목으로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과거 무조건적인 국토개발을 우선시 하던 시대를 벗어나, 최근에는 생태와 환경 보전을 개발보다 중요시 여기는 새로운 환경경제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의 영향으로, 여러 지자체에서는 콘크리트 일색이었던 하천을 자연생태계가 살아있는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람들 또한 콘크리트 옹벽으로 만들어진 직선형의 하천보다는 수양버들이 늘어진 곡선형의 생태하천을 더 좋아할 것이다
수양버들의 전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 중 버드나무와 얽힌 이야기도 있다. 고려와 조선의 개국신화 중에서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태조 이성계 등 왕조 개국의 시조들은 버드나무 여인인 유화柳花 부인과 인연이 깊다. 이들이 전투를 수행하던 중 목이 말라 물을 찾으면 여인이 기다렸다는 듯 버들잎 세 장을 따서 천천히 바가지에 띄워 마시게 하였다고 한다. 남자 장수에게 물을 바로 주지 않고 버들잎을 띄워 마시게 한 것은 물에 체하면 약이 없으니 천천히 먹으라는 부인의 마음 씀씀이가 담긴 것인데, 결국 두 남녀는 혼인에 이르러 왕비가 된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성웅 이순신 장군이 무과에 급제할 때의 이야기도 있다. 말을 쏜살같이 몰아 1등으로 질주하고 있을 때 이순신 장군은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만다. 갑자기 일어난 사고로 인생이 뒤바뀔 운명에 처하고 만 것이다. 이때 장군은 말을 조심조심 몰아 길가에 있는 나무로 다가가 나무 줄기를 꺾어 껍질을 벗겨 칭칭 동여매고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여 결국 장원급제하였는데, 이때 사용했던 나무 줄기가 버드나무 껍질이었다.
그리스 신화에도 수양버들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태양의 신 아폴론의 이륜차에서 파에톤이라는 아가씨가 떨어져 죽었다. 동생 헤리아데스가 그 죽음을 애도해 파에톤의 모양을 수양버들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래서 수양버들에서 드리운 긴 녹색 가지는 파에톤의 슬픈 눈물이고, 수양버들이 습기를 좋아하는 것은 이 눈물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수양버들의 꽃말은 ‘내 가슴의 슬픔’이다.
그리고 김용택 시인은 수양버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수양버들’이라는 애절한 시를 짓기도 했다.
詩 : 수양버들 - 김용택
너를 내 생의 강가에 세워두리.
바람에 흔들리는 치맛자락처럼 너는 바람을 타고
네 뒤의 산과 네 생과 또 내 생, 그리고 사랑의 찬연한 눈빛,
네 발 아래 흐르는 강물을 나는 보리.
너는 물을 향해 잎을 피우고
봄바람을 부르리. 하늘거리리.
나무야, 나무야!
휘휘 늘어진 나를 잡고 너는 저 강 언덕까지 그네를 타거라.
산이 마른 이마에 닿는구나. 산을 만지고 오너라.
달이 산마루에 솟았다. 달을 만지고 오너라.
등을 살살 밀어줄게 너는 꽃을 가져오너라.
너무 멀리 가지 말거라.
하늘거리는 치맛단을 잔물결이 잡을지라도
한 잎 손을 놓지 말거라.
지워지지 않을 내 생의 강가에 너를 세워두고
나는 너를 보리.
꽃 점 :
그대는
사소한 일로 가슴앓이를 할 수 있습니다.
축 느러지게 기지개를 켤 필요가 있죠. 애달픔을 물리고.....
현실을 보는 눈매를 키우고 아름다운 사랑의 열매를 맺겠다는 의지와 용기를 갖는다면 탄탄대로를 걷습니다.
살랑살랑도 강건함도 다~ 의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