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귤이 탱자가 된다.[南橘北枳]’의 유래
남귤북지(南橘北枳)는 회수의 남쪽인 회남의 귤나무를 회수의 북쪽인 회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나무로 변해버린다는 뜻으로, 처지가 달라짐에 따라 사람의 기질도 변한다는 말입니다.
춘추시대 제(齊)나라에 안영이란 유명한 재상이 있었는데, 어느 해 안영이 사신으로 초(楚)나라에 가게 되었습니다. 평소 안영이 비상한 인물이라는 소문을 듣고 있던 초나라 영왕(靈王)은 이 기회에 그를 시험해 볼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안영은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었지만 외모는 볼품이 없고 키도 아주 작았습니다.
영왕이 안영에게 물었습니다.
“제나라에는 인재가 별로 없는 모양이지요. 당신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내는 걸 보면.”
안영의 보잘 것 없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비웃는 말이었으나, 안영은 태연하게 대답했습니다.
“우리 제나라에는 한 가지 원칙을 세워두고 있죠.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내는 것이지요. 저는 작은 사람 중에서도 가장 작기 때문에 이렇게 초나라에 오게 된 것입니다.”
영왕이 한방 얻어맞은 꼴이 되었는데 마침 그때 포리(捕吏)가 죄수를 끌고 지나가기에, 영왕이 물었습니다.
“그 죄수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
“제나라 사람인데 절도 죄인입니다.”
포리의 대답을 듣고 초왕이 안영에게 물었습니다.
“제나라 사람은 원래 도둑질을 잘 합니까?”
“회남(淮南) 쪽의 귤을 회북(淮北)땅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어버립니다[南橘北枳]. 제나라 사람은 도둑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라는데 초나라에 와서 도둑질한 것을 보면 초나라 풍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연거푸 두 방을 얻어맞은 영왕은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고분고분하고 얌전하던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면 지독한 시어머니가 된다고 했습니다. 개인 아닌 집단도 처지가 달라지면 속성이 변한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