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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노래

섭세일기 2022년1월2일(일)~1월9일(일)

작성자Wondam:원담|작성시간22.01.12|조회수142 목록 댓글 0

202212()맑음

소설<태백산맥> 완독하다.

1. 일출 없는 새벽

언제 떠올랐는지 모를 그믐달이 동녘 하늘에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 밤마다 스스로의 몸을 조금씩 조금씩 깎아내고 있는 그믐 달빛은 스산하게 흐렸다. 달빛은 어둠을 제대로 사르지 못했고, 어둠은 달빛을 마음대로 물리치지 못하고 있었다. 달빛과 어둠은 서로를 반반씩 섞어 묽은 안개가 자욱이 퍼진 것 같은 미명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아슴푸레함 속으로 바닷물이 실려 있는 포구와 햇솜 같은 흰 꽃의 무리를 이루고 있는 갈대밭이 아득히 멀었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고 있는 긴 방죽 위의 깊은 희끄무레한 자취를 이끌며 뻗어 나가고 있었다. 읍내 너머의 들녘이나 동네는 켜켜이 싸인 묽은 어둠의 장막에 기려 자취가 없었다.......................

38. 휴전선으로 변한 삼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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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에 염상진의 상여가 나갔다. 그는 율어로 가는 길목 어느 산자락에 묻혔다. 목 아래로는 짚둥으로 몸체와 두 팔다리를 만들어 붙인 그의 관 위에 서민영과 김범우가 흙 세 삽씩을 뿌렸다. 장례가 끝나고 며칠이 지나갔다. 어둠이 장막을 친 깊은 밤, 무덤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결에 인기척이 실리고 있었다. 어둠에 묻혀 잘 드러나지 않는 무덤가에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그림자들은 무덤을 에워쌌다. 그림자는 모두 여섯이었다. 철이 늦어 어둠 속에서는 벌레 소리 한 가닥 울리지 않았다. 찬바람에 낙엽들 구르는 메마른 소리만 스산하게 들리고 있었다. 그림자 하나가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다.

대장님, 지가 왔구만이라. 하대치여라. 대장님, 대장님이 먼첨 가셔뿔고, 지가 살아남어 이리 될 줄 몰랐구만이라. 지가 대장님 앞에 먼목이 읎구만요. 그려도 대장님이사 다 아시제라. 지가 오래 살아있는 것이 그간에 총알 피해댕김서 드럽게 살아남은 것이 아니란 걸 말이제라. 대장님, 편안허니 먼첨 가시씨요. 지도 대장님허네 배운 대로 당당허니 싸우다가 대장님 따라 깨끔하게 갈 거싱께요. 대장님, 근디 자기 남치기 역사투쟁얼 허고 죽기 전에 똑 한 가지 허고 잡은 일이 있구만이라. 지 맘대로 혀뿔기 전에 대장님헌테 먼첨 말씸디릴라고라. 고것이 먼고 하니, 지가 할아부지헌테 받은 이름얼 지 손자늠헌테 넘게줄라고라. 요 말을 죽기 전에 어덜헌테 전허고 죽을랑마요. 대장님, 우리넌 아직 심이 남아 있구만요. 끝까정 용맹시럽게 싸울 팅께 걱정 마시씨요.

그림자들은 소리 없이 움직이며 차례로 대장 염상진을 만나고 있는 동안 하대치는 두 손에 힘주어 총을 잡고 어둠 속을 응시하고 서 있었다. 짙고 깊은 어둠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어둠 속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둠이 짙은 만큼 적막이 깊을 뿐이었다. 그러나 산줄기만은 어둠 속에서도 그 윤곽을 어럼풋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 어렴풋한 윤곽 속에서도 산줄기는 장중한 무게와 굳센 힘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으 억센 산줄기의 봉우리 봉우리에서 봉화들이 타오르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 봉화들이 너울너울 불길을 일으켜 어둠을 사르며 줄기줄기 뻗어나간 산줄기들을 따라 끝없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 많은 불꽃들과 함께 함성이 울려오고 있었다.

그는 헛것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헛소리를 듣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산봉우리 봉우리마다 봉화불이 타올라 산줄기를 따라 불꽃행렬을 이루었던 때가 분명 있었다. 그리고 그 봉화불들의 기세를 따라 다 같이 함성을 지르며 투쟁의 대열을 지었던 때도 분명 있었다. 그의 가슴에서는 지금도 변함없이 그 불길이 타오르고, 그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는 가슴을 펴며 숨을 들어켰다. 그와 함께 밤하늘이 그의 시야를 채웠다. 그는 문득 숨을 멈추었다. 그는 눈앞이 환하게 열리는 것을 느꼈다. 그가 본 것은 넓게 펼쳐진 광대한 어둠이 아니었다. 그가 본 것은 어둠 속에서 수없이 빛나고 있는 별들이었다. 그는 멀고 깊은 어둠 저편에서 명멸하고 있는 무수하게 많은 별들을 우러러보았다. 가을 병들이라서 그 초롱초롱함과 맑은 반짝거림이 유난스러웠다. 그 살아서 숨쉬고 있는 별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 별들이 모두 대원들의 얼굴로 보였던 것이다. 먼저 떠나간 대원들은 죽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혁명의 별이 되어 어둠 속에서 저리도 또렷또렷한 모습으로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봉화가 타오르고, 함성이 울리고 있는 가슴에다 그 별들을 옮겨 심고 있었다.

끝 간데 없이 펼쳐진 어둠 속에 적막은 깊고, 무수한 별들의 반짝거리는 소리인 듯 바람 소리가 멀리 스쳐 흐르고 있었다. 그림자들은 무덤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광막한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 <>

 

태백산맥 10권 완독하다.

 

202215()맑음

 심장 판막이 뛰는 소리가 띡띡띡! 시침이 짹각짹각짹각. 머리속에서 쐐애액 하는 소리가 들린다. 살아 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있음이다. 앎은 있어도 아는 자는 없다. 삶이 벌어진 현장, 그러나 사는 사람은 없다. 생생한 현실, 함께 어울려 살아감이 실재이다. 삶은 생명의 활발발한 약동. 이것은 無相 無住, 형상으로부터 자유로워 머물지 않는 부처님의 활동이다. 在塵不染塵, 티끌과 함께 있으나 티끌에 물들지 않는다. 和塵而不同塵, 티끌과 조화를 이루되 티끌과 뒤섞이는 건 아니다. 필경엔 낱낱의 티끌이 모두 금싸라기도 하고, 황금산 전체가 한낱 티끌에 불과하기도 한다.

 

202217()맑음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가 허울쩍 뛰어왔다.

절벽의 끝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는 호랑이의 눈이 되어라.

세상의 모든 아침을 사랑하라.

자비로운 하늘의 눈으로 우리의 삶을 바라보게 하라

하늘을 보는 너의 눈이 벌써 하늘이며,

비어 있음을 보는 너의 눈이 이미 비어 있음이니

그 빔으로 말미암아 생생한 충만이여

생명의 약동, 그 순수한 아름다움이여

태양을 품고 아직 가지 않은 길을 가라

네 몸속에 퍼져나가 실핏줄을 따라 빛이 스며든다

세상의 모든 길을 굴러가는 진리의 바퀴 되어

일상을 축복하라, 머무름 없는 삶은 아름답다

 

You make your life hard by always being in your head.

Life is simple, get out of head and get into the moment.

당신이 늘 머릿속에 있음으로써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삶이란 간단하다.

머리속에서 나와 현재 순간으로 들어가라.

 

202219()맑음

 요가 명상 안내하러 가다. 12:00 출발. 경산 브리드인Breath-In 요가 센터. 연수보살이 속한 인문학 강좌팀 20여 명 참석. 2:00 시작하여 3:40분에 마치다. 호응이 좋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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