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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법문

[수정사 법문]2010년 동지 및 격외선원 낙성식 법회 법문(2010.12.22)-빛의 바다 속에 지어진 유리궁전

작성자운영자|작성시간11.08.22|조회수75 목록 댓글 0

2010년 동지 및 격외선원 낙성식 법회 법문(2010.12.22)-빛의 바다 속에 지어진 유리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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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승 삼보의 위신력과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성중께 지심 정례하옵니다.

불사를 후원해주신 수정사 신도대중과 복을 지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수정사를 있게 한 모든 인연이  성숙하여 바야흐로 불사를 원만히 성취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격외선원 중창불사의 원만 회향을 축하하는 시입니다.

크리스찬도 아니요 유태교도 아니며

무슬림도 아니고 힌두도 아니라,

불교도 수피도 아니며 선종(禪宗)도 아니라,

어떤 종교도 문화도 아니다.


동양도 서양도 아니며

바다에서 온 것도, 땅 속에서 솟아난 것도 아니라,

자연도 아니며 천상도 아니며, 원소로 이루어진 것은 더구나 아니다.

그 무엇으로도 나를 정의할 수 없노라.


나는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의 존재가  아니고

아담과 이브의 자손도 아니며 창조신화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

나의 주소는 무거처(無居處)이며, 흔적 없는 흔적이며

몸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다.


나는 사랑하는 이에게 속한다,

두 개의 세계를 하나로 보고

그 하나도 넘어서 있는 사랑이여!


빛의 바다 가운데 유리 궁전을 지으니 

처음이며 끝이며 밖이며 안이다,

이 자리에 사는 사람 푸른 장미로 피어나고

그 푸른 장미는 불꽃으로 타 오르리

오직 그것만이 인간을 호흡하는 호흡이로다.


페르시아의 시인 잘랄루딘 루미(Rumi)의 시를 원용하여 제가 지었습니다.


그러면 격외선원(格外禪院)이 중창되었다고 하는데, 격외선원이란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스님들과 신도들이 마음 닦는 수행을 하는 큰 방(房)입니다. 마음에 빛이 생겨나게 해주는 방이기에 ‘빛의 바다 가운데 지어진 유리 궁전’이라 합니다. 그 빛나는 마음이 세상을 다 포괄하면서 세상의 격식(格)을 벗어나(外) 있기에 ‘격외선원’이라 합니다. 중세의 연금술사들은 금속을 천만번 단련하고 법제하면 황금으로 바꿀 수 있고 연금술적인 마법을 거치면 푸른 장미를 피울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와 같이 이 방은 영혼의 연금술이 실험되는 곳,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정신의 대장간이요, 마음 수행의 학교입니다. 여기에서는 세상 밖의 풍류로 살아가면서 정화된 정신이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와 인심을 맑히게 됩니다. 이 방은 모두에게 열려 있으니 해와 달이 천정에서 갈마 돌고 사슴과 기린이 배회하며 성인과 범부가 손을 잡고 한자리에 앉습니다. 이 방으로 모두 들어오십시오. 여러분에게 넓은 길, 大道(대도)가 환히 열렸습니다.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수정사 격외선원 주련의 해설입니다:

*법당 쪽에 있는 기둥-오른 쪽에서 왼쪽으로:

1)高峰頂上月自燈,    고 봉 정 상 월 자 등
2)古佛堂前落花紅;    고 불 당 전 락 화 홍
3)半窓榻下看劫外,    반 창 탑 하 간 겁 외
4)剪一片雲補衲空.    전 일 편 운 보 납 공

높은 봉우리 위에 걸린 달은 스스로 등불이요
고불당 앞에 떨어진 꽃잎은 붉기도 붉어라,
창 아래 좌복에 앉아 시간이 생기기 이전 소식을 보기도 하고
조각구름 베어다 떨어진 누비를 깁는다.   

이 시는 절집에 전해 내려오는 글귀를 이리저리 기워 맞춰 지은 것으로
참선 수행자의 오묘한 지혜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스스로 평합니다.

고봉정상에 걸린 밝은 달이여, 만고의 불변하는 우리의 부처생명이 아니겠습니까?
'고불당-옛부처님을 모신 당우'란 바로 우리의 현존이지 않습니까?

고불당 앞에 떨어진 꽃잎이 붉다는 것은 무위진인(無位眞人,세상에 내세울 지위는 없으나 어디에나 주체적으로 나타나 살아있는 불성)이 절대 현재(지금 바로 여기)에 현성(現成, 나타내는)하는 낱낱의 현상이 바로 붉게 떨어지는 꽃잎이 아니겠습니까?
보라! 지금 당신의 눈앞으로 떨어지고 있는 꽃잎을. 순간이 떨어지고 색성향미촉법이 떨어지고, 견문각지가 떨어지고, 생노병사가 떨어집니다. 세상만물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떨어진 꽃잎이 붉다'는 것은 눈 위에 뿌려진 핏자국처럼 선명하고 생생한 체험을 말하고 있습니다. 불성의 살아있는 작용이 바로 생생하여 '붉다'고 한 것입니다.

'창 아래 좌복에 앉아 겁외(劫外)의 소식을 본다'는 것은 바로 일념미생전(一念未生前, 한 생각 일어나기 이전)의 본지풍광(本地風光, 본래의 경지)에 동참하여 불성을 실증(實證, 실제로 증명함)한다는 것입니다. 본지풍광이 바로 시간이 생기기 이전, 겁(kalpa, 劫)밖의 소식(劫外)이요 공간이 생기기 이전의 경지(格外)입니다. 그래서 수정사에 있는 선원의 이름이 바로 '격외선원'입니다.

'조각구름 베어다 떨어진 누비를 깁는다'함은 본래 청정(本來淸淨)의 경지에서 보살행을 하여 만덕을 장엄하는 뜻을 말하기도 하고, 본초불 보현(本初佛 普賢,Adi-Buddha Samantabhadra)의 불가사의 해탈경계에 유희자재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5)曠劫明明無異相,    광 겁 명 명 무 이 상

6)淸閑一味最端然.    청 한 일 미 최 단 연


광겁에 밝고 밝아 다른 모양이 없고

맑고 고요한 한 맛이 가장 단연하여라.   *광겁: 아득한 세월/*단연:깔끔하고 단정하다

                                        -나옹스님의 게송 <本寂본적> 중 1,2句

잘 닦여진 마음은 밝고 맑아 한가로우니, 수행자가 느끼는 청화미가 세상에서 제일입니다.


*종무소를 마주하고 있는 쪽의 기둥-오른쪽에서 왼쪽으로:

1)體若空花無處覓,    체 약 공 화 무 처 멱

2)六窓風月包淸虛;    육 창 풍 월 포 청 허

3)無中似有還非實,    무 중 사 유 환 비 실

4)四壁玲瓏暫借居.    사 벽 영 롱 잠 차 거


몸은 허공의 꽃과 같아 찾을 곳이 없는데

여섯 창의 풍월은 청허를 싸고 있다

없는 가운데 있는듯하나 도리어 진실이 아니니

네 벽이 영롱하여 잠깐 빌어 살고 있도다.

                                       -나옹 스님 게송 중 <幻庵환암>

이 몸 그대로 진공묘유라-텅 빈 충만이니, 빛의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영롱하고 투명한 유리병이 바로 이 육신이 아닌가? 유리병에 깃들어 사는 인생 백년이 빛의 바다 가운데 둥둥 떠 있구나. 무엇을 걱정하랴, 다만 유유히 노닐 뿐이네.


5)摩竭昔年迦葉笑,    마 갈 석 년 가 섭 소

6)卽今誰是好禪陀.    즉 금 수 시 호 선 타

그 옛날 마갈타에서 가섭이 웃었지만

지금은 누가 바로 그 좋은 선타파인가?    *선타파(禪陀婆): 이심전심의 묘리를 체득한 영리한 사람

                                                      -진각혜심 선사의 게송<安觀音日示衆>에서

영산회상에서 부처님께서 연꽃을 들어보이심에 대중은 망연했지만 오직 가섭존자만이 그 뜻을 알고 빙그레 웃으셨습니다. 오늘 금성산 수정사가 바로 영산회상이며 격외선원이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세계가 한 송이 꽃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이 꽃을 들었고, 여러분들은 꽃을 보고 웃었습니다. 모두가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도리를 체득한 지혜인이십니다. 마음과 마음이 경계를 넘어 만물과 소통하면 다툼이 사라져서 만사가 뜻대로 이루어집니다.

正午에 시침과 분침이 정확히 일치합니다. 태양이 하늘 정중앙에 자리했습니다. 그림자가 사라집니다. 무명의 그림자가 사라졌습니다. 깨달은 눈이 밝게 열렸습니다. 대적광토의 세계가 중중무진으로 펼쳐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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