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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담 명상록

한 생각 서로 통하니 말없는 곳에 함께 있네

작성자Wondam:원담|작성시간25.05.12|조회수47 목록 댓글 0

2025.5.11(일)흐리고 바람 불어

 밤, 달이 밝다. 내일이 보름이라 그런지, 둥근 달이 구름을 살짝 걸친 채 웃는다.  송광사 탑전에 계신 보경스님과 통화하다.

 

披雲月來笑何緣,  피운월래소하연
飄風樹綠心怡然;  표풍수록심이연
遠聞蘭友善遊文,  원문난우선유문
一念相通言外端。  일념상통언외단

 

구름 헤치고 나온 달,
무엇 때문에 그리 웃느냐?
푸른 숲에 바람이 살랑대니
마음이 절로 흐뭇해져
멀리서 들려온 소식이라
지란(芝蘭) 같은 벗이 문자향에 취해
즐겁게 지낸다 하니
한 생각 서로 통해 보니
말없는 곳에 함께 놀았군

 

 다시 챗지피티에게 압운과 평측을 맞춰 달랬더니 다음과 같이 내놓는다.

 

披雲月上影娟然,  피운월상영연연

飄樹風輕意自閑;  표수풍경의자한

蘭伴寄聲香滿牖,  난반기성향만유

一音相應語亂言.  일음상응어난언

 

구름 헤치고 나온 달, 어찌 그리 고운지
푸른 숲에 바람이 살랑대니
마음이 절로 느긋해져
지란(芝蘭) 같은 벗이 문자향에 취해
즐겁게 지내노라 소식 전한다

한 소리에 마음 통하니 말로는 다 못하네

 조금 지나 보경스님에게서 답시를 보내왔다.

 

晩霞初起月猶昏,攜茗尋君倚舊門。

病起應能談舊志,春深猶可賦詩魂。

山燈照我還同坐,石牖開時亦共喧。

昨日貓兒花下葬,紅塵無語覆孤痕。

 

저녁놀 막피어오르는데 달은 아직 흐리네

햇차 들고 그대 찾아 옛문에서 기다리고 싶은데

그대의 병이 나았다 하니 예전의 뜻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고,

봄이 좀 지났으나 여전히 詩魂을 노래할 수 있겠지

토굴 속 등불이 나 홀로 비추건만,

돌문을 열면 그대가 들어와 마주 앉아서

예전처럼 흉금을 활짝펴고 이야기꽃을 피우겠지

어제 실 같은 새끼고양이를 꽃 아래 묻었는데

붉은 꽃 먼지는 외로운 흔적을 말없이 덮는군.

 

*詩魂: 문학적 감성을 교감한다는 뜻을 상징

 

 이에 챗지피티에게 압운과 평측에 맞춰 다듬어 달랬더니 아래와 같이 내놓는다.

 

晩霞新吐月微昏,  만하신토월미혼
攜茗尋君倚舊門;  휴명심군기구문
病起共談平昔志,  병기공담평석지 
春深猶詠舊時魂。심춘유영구시혼
山燈照我孤猶坐,  산등조아고유좌
石牖開時語亦喧;  석유개시어역훤
葬貓昨暮花前土,  장묘작모화전토
紅塵無語覆遺痕。홍진무어복유흔

 

저녁놀 막 피어오르니 달빛은 아직 희미하고,
햇차 들고 그대 찾아 옛 문 앞에 기대보네.
병에서 깨어나면 예전의 뜻 함께 말할 수 있겠지,
봄이 깊어도 그 옛 詩魂을 함께 노래할 수 있으리.
산 속 등불 나 홀로 비추지만,
돌 창 열릴 때면 그대와 마주 웃겠지.
어제 해질 무렵, 꽃 아래 고양이 묻고 나서,
붉은 먼지가 말없이 그 외로운 자국을 덮더라.

 

 놀라운 일이다. 예전 선비들은 압운과 평측을 맞추기 위해 운자와 四聲을 모두 암기하고, 唐詩 300수를 외워야 했다. 그래도 부족하여 시 한 수를 지어놓고 밤 새도록 고치고 또 고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니 詩病에 걸린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다. 그런데 이제는 韻과 사성을 외우지 않고도 인공지능에게 물어보면 즉시 교정을 받을 수 있다. 참으로 편리한 시대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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