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기억이 살아났다. 내가 책과 가까워진 계기 말이다.
사춘기가 뭔지도 몰랐던 까까머리 중2때, 교실에서 나의 건너자리에 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말도 없고 쉬는 시간에도 화장실 이외에는 앉아서 책만 읽었다. 수업시간에도 교과서 속에 책을 숨겨서 읽었다. 한번은, 수업시간 중에 선생님께 들켜서 이단옆차기로 옆구리를 호되게 당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책을 읽었다. 재차 선생님에게 걸려서 또 호되게 당한 뒤에는 가방을 싸들고 교실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친구가 읽었던 책이 무슨 책인지는 지금도 모른다. 단지 그 친구가 책에 몰두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있었다.
그 이후로 시작된 나의 책 사랑은 주로 전집을 읽는 것이었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방학때마다 수십권이 한 세트인 문고 혹은 시리즈 전집을 독파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매 방학때마다 아침에 가방에 그날 읽을 책을 가방가득 담아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렇게 시작된 책사랑이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