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마추어 자동차 경기로 자리잡은 원메이크 레이스 스피드 페스티벌(SF)에 포르테 쿱 클래스가 신설된다. 포르테 쿱 2.0 5단 수동을 베이스로 서스펜션, 롤케이지, 스테빌라이저, 브레이크 패드, 우레탄 부싱, 고성능 타이어 등으로 꾸민 원메이크 경주차는 서킷 경주와 도로 주행을 모두 만족시킨다.

2003년부터 현대 클릭 원메이크 경기를 시작으로 올해 7년차를 맞는 스피드 페스티벌(이하 SF)은 순수 아마추어 원메이크 레이스다. SF는 저렴한 비용으로 자동차경주를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 레이싱은 물론 본격적인 레이싱 드라이버가 되기 위한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팀 106을 이끌고 있는 연예인 레이서 류시원도 SF 클릭 원메이크 출신으로, 지금까지 스피드 페스티벌 경기를 거쳐 간 선수만 해도 485명에 이른다.
최근 기아에서 포르테 쿱 모델을 출시함에 따라 2009년 7월부터 쎄라토 클래스 후속으로 포르테 쿱 원메이크 클래스가 신설된다. SF에 새롭게 참가하는 포르테 쿱 경주차는 내장재를 모두 ‘털어낸’ 깡통 경주차가 아니라 최대한 순정상태를 유지해 주말에는 서킷에서 경주를 하고, 평일에는 일반도로를 달리며 출퇴근할 수 있는 두 가지 컨셉트를 두루 만족시킨다.
파워트레인은 순정 그대로
포르테 쿱 원메이크 경주차는 2.0 고급형 수동 5단(1,684만원)을 기본으로 서스펜션, 스테빌라이저, 우레탄 부싱, 휠과 타이어, 롤케이지 등을 더해 경주차로 완성된다. 직렬 4기통 2.0L 세타Ⅱ 엔진은 따로 튜닝하지 않아 최고출력 158마력과 최대토크 20.2kg.m의 순정 성능 그대로다. 다만 서킷에서 코너 주행 때 엔진 내부의 오일이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려 피스톤이나 크랭크 축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격벽을 더한 알루미늄 오일 팬으로 교환했다.
특히 포르테 쿱 출시 전부터 기아자동차 플랫폼 개발팀 연구원들의 자료와 SF 상위권 선수들의 태백레이싱파크 주행 피드백을 모으는 등 서스펜션 튜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스프링 강성을 끌어올리고 쇼크업소버의 감쇠력을 높였으며 차고를 앞 25mm, 뒤는 15mm 내렸다. 아울러 뒤쪽 스프링은 위쪽과 아래쪽의 나선 간격을 달리 설계함으로써 잔 진동과 저속에서는 스프링 위쪽 좁은 나선 부분이 충격을 흡수하고, 고속이나 높은 하중을 받을 때는 스프링의 아래쪽이 흡수한다.
또한 스테빌라이저의 직경을 크게 만들고 바퀴를 받치는 로 암과 트레일링 암의 부싱을 우레탄 재질로 바꿔 피칭(앞뒤 움직임)과 롤링(좌우 움직임)을 억제시켰다. 그 결과 고속코너링 등 한계에 도달할 만큼 차체가 기울어질 때 스프링이 꿋꿋하게 버텨주고 다시 리바운드될 때는 쇼크업소버가 스프링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한다.
앞쪽에 더 넓고 그립이 좋은 타이어를 신겨 앞바퀴굴림의 약점인 언더스티어를 대폭 줄인 것도 원메이크 경주차의 특징이다. 림의 폭을 순정의 7.0J에서 8.0J로 넓어진 휠로 바꾸고 앞에는 한국타이어 RS3 225/45 ZR17, 뒤에는 앞보다 좁은 RS2 215/45 ZR17을 신겼다. 이번에 포르테 쿱 경주차에 처음 선보인 UHP급 한국타이어 RS3은 웬만한 코너에서 밀어붙여도 비명을 지르지 않고 묵묵히 아스팔트를 파내며 돌아나간다. 그 결과 포르테 쿱 원메이크 경주차는 KMSA의 태백레이싱파크에서 2.0L급 쎄라토 경주차보다 3초나 빠른 1분 10초대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앞바퀴굴림 포르테 쿱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낸 것이다.
여기에 순정보다 마찰계수(μ)가 높은 브레이크 패드로 바꾸어 달리기와 코너링을 뒷받침할 뛰어난 제동력을 확보했다. 고속에서도 제동력이 일정하고 일반주행 때 브레이크 소음도 순정과 큰 차이가 없다. 5단 수동 트랜스미션의 클러치 답력은 막히는 도로에서 운전해도 발이 아프지 않을 만큼 가볍지만 기어 레버의 작동감이 부드러워 다소 경주차에 어울리지는 않는다.
이와 함께 전자 게임기 스티어링 휠처럼 가볍고 이질감이 느껴지던 포르테 쿱의 전동식 스티어링 휠(MDPS)의 반응을 좀 더 무겁게 바꿔 앞바퀴에서 얻는 피드백을 더 많이 운전자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전동식 스티어링 휠을 만든 만도에서 포르테 쿱의 ECU를 이용해 세팅했다고 한다.
내구성과 보증수리도 가능
실내로 들어오면 조수석 바닥에 있는 소화기와 뒷좌석을 감싸는 기아자동차 로고의 롤케이지, 파란색 OMP 4점식 벨트가 눈에 띈다. 뒷좌석에 사람이 앉고 내리는 공간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바닥, 지붕, 트렁크까지 접지된 롤케이지는 만약의 전복사고에서 탑승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포르테 쿱 원메이크 경주차는 기아자동차 연구원들이 설계하고 순정 부품 업체에서 제작한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서킷 주행을 할 때도 순정 같은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엔진을 튜닝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증수리가 가능한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레이서 되기, 참~ 쉽죠
스피드 페스티벌(SF) 포르테 쿱 원메이크 레이스
국내 2종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다면 누구나 레이서가 될 수 있다. 먼저 포르테 쿱을 구입한다. 원메이크 경주를 위한 포르테 쿱은 2.0 고급형 5단 수동 한 가지로, 값은 1,684만원이다. SF를 주최하는 KMSA를 통해 구입하면 한시적인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포르테 쿱을 구입했다면 SF 주최 측인 KMSA를 통해 경주차로 튜닝한다. 17인치 휠과 한국타이어 RS3, 서스펜션, 롤케이지, 스테빌라이저, 우레탄 부싱, 4점식 벨트, 소화기 등의 튜닝 내역과 공임을 포함해 250만원 정도의 튜닝 비용이 든다. 다만 KMSA의 튜닝은 SF 포르테 쿱 원메이크 참가자를 위한 것으로, 일반 포르테 쿱에는 장착할 수 없다.
경주차 튜닝이 끝났으면 KMSA에서 개최하는 하루짜리 드라이빙 스쿨을 수료하고 SF 라이선스를 받으면 드디어 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 레이서가 된다. 포르테 쿱 원메이크 레이스는 2009년 7월 26일 강원도 태백레이싱파크에서 열리는 스피드 페스티벌 4전부터 시작한다. 6월 중순 현재 벌써 33대의 포르테 쿱이 웬메이크 레이스를 예약했다.
문의: KMSA (031)332-3725 www.kmsa21.com
<자동차생활, 2009년 0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