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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생활수행

괴로움이라는 소중한 기회

작성자小百合|작성시간24.03.01|조회수13 목록 댓글 0

저는 많은 장병들을 만나 보았는데요 그중엔 군 생활에 적응을 잘 못하고 대인관계가 좋지 않아 힘들어 하는 장병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불행하게도 부모님이 안 계시거나 부모님이 청소년기에 너무 방치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고 아주 반듯한 부모님 밑에서 잘 자란 장병이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는 아이를 과잉 사랑으로 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모들은 삐뚤어진, 지혜롭지 못한 사랑으로 아이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소중한 괴로움의 기회’를 박탈 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조금이라도 혼나면 부모님이 달려가 오히려 선생님을 나무라서 아이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기회까지 막은 경우도 있더군요.



스스로 괴로움을 감당해 본다는 것이야말로 소중한 공부라는 것을 안다면, 자식이라고 해서 좋은 일만 있어야 하고, 좋은 선생님만 만나야 하고, 누가 내 자식을 괴롭히면 안 되고, 힘든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성적도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하는 등의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자녀를 지혜롭게 키우려면, 즐거움과 괴로움, 역경과 순경, 행복과 불행이라는 양 극단의 경험을 골고루 조화롭게 감당 해 봄으로써 균형 잡힌 인격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자녀에게 스스로 괴로움을 감당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해 주는 것이 그래서 필요한 것입니다.



괴로움을 스스로 감당해 보지 못한 아이는, 언젠가 아상(我相)이 꺾이거나, 괴로운 상황이 올 때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역경이 없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가장 큰 역경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적이 계속해서 좋게 나온 아이보다 공부를 안했을 때 성적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체험한 아이가 훨씬 좋은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나도 이렇게 공부를 못할 수도 있구나,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부모님들은 자기 자식이 좋은 선생님만 만났으면 좋겠다고 집착하지만 사실은 나쁜 선생님도 만나고 무서운 선생님도 만나면서 균형 있게 삶을 경험하면서 깨달아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역경을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그 속에서 깨달아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고, 그것이 바로 인간계에 태어난 이유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세상이 참고 인내하는 인토(忍土), 사바세계인 이유이며 참고 인내하는 대신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삶의 방식이며 구조입니다.



그러니 이 세상에 공부를 하러 온 사람이 순탄하기만 하고, 좋기만 하고, 일이 마음대로 다 되기만 하는 그런 삶을 바라서는 안 되겠지요. 역경(逆境)과 순경(順境)이 교차하면서 일어나는 삶의 파동을 허용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우주는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파동은 골과 마루가 항상 반복됩니다. ‘나는 저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싫다. 항상 올라가기만 하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삶의 근본 목적과 맞지 않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괴로운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그 최악의 상황이 훗날 되돌아보면 가장 고맙고 감사한 순간이며, 우리를 깨닫게 해 준 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괴로운 상황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통해 무엇을 깨달을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2015.05.15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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