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내가 욕을 먹은 일'이 실재로 일어난 것일까요?

[평심이]

있는 그대로의 것에 '명칭',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것은 곧바로 오염되고, 분별망상이 되어버립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좋지 않은 말이나 욕설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우리는 '내가 욕을 먹었다'고 말로 해석해서 받아들입니다.



정말 '내가 욕을 먹은 일'이 실재로 일어난 것일까요?



그동안의 익숙하던 분별의 습관, 생각의 습관으로 바라보지 말고, 천진한 낯선 새로운 눈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여기에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욕'부터가 진실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말의 파동 중 어떤 것을 우리 사회에서는 '욕'이라고 하기로 약속했고 그것은 삶에 있어서 당연히 필요합니다.



필요할 때는 그것을 욕이라고 해석하는 방식을 당연히 써먹을지라도, 내가 주인이 되어, 내가 필요할 때만 써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집착하는 바 없이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냉정히 바라보면, 사실 그것은 하나의 소리 파동일 뿐입니다.



'뚱뚱해', '능력없어', '바보', '엿먹어라', '나쁜놈' 같은 말은 정말 욕일까요?



내가 이 말들을 욕으로 받아들일 때만 욕이 됩니다.



그 말들에는 욕이라는 실체성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상대방이 내게 욕을 했다고 해석함으로써 첫 번째 분별의 화살을 맞고, 또한 연이어 '나를 무시했어', '나를 미워하나봐', '내가 그렇게 못난놈인가' 등등으로 끊임없이 내 생각을 덧붙임으로써 두 번째 분별의 화살을 연이어 또 맞게 됩니다.



'그'가 '나'를 '욕했다'는 것이 전부 다 사실은 분별일 뿐입니다.



냉정하게,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그저 어떤 소리가 생겨나고 사라졌을 뿐입니다.



소리도 이름, 명칭이죠.



그저 무언가가 일어나고 사라졌습니다.



생사법, 생멸법,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인연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면 그것을 끝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내가 해석하고 분별하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너'도 만들어 내고, '나'라는 분별도 만들어 내고, '욕'이라는 분별도 순식간에 다 만들어 낸 것이지요.



있는 그대로 바라봅시다.



그저 무언가가 일어났다가 사라졌음을 알아차렸을 뿐입니다.



이것이 위빠사나이고 관(觀)수행입니다.



이런 식으로 삶을 바라보는 습관이랄까, 공부를 해 보세요.



외부세계에 끌려가는 일이 훨씬 줄어들고, 삶이 가벼워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글쓴이: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