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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생활수행

있는 그대로 두면, 이대로가 진리

작성자小百合|작성시간24.05.06|조회수9 목록 댓글 0

진리는 지금 이렇게 하루하루 우리 앞에 놓여진 있는 그대로의 삶, 이것을 떠나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돈도 별로 없고, 친구도 많지 않고, 성격도 마음에 들지 않아 미래도 불투명한 지금 이대로의 나 자신이 그대로 진리이고 부처다. 이 투명하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아 보이는 세상, 온갖 부조리와 사기꾼들 투성이처럼 보이는 세상, 돈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세상, 사실은 바로 그런 세상이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불국정토이며 깨달음의 세상이다.



그러니 지금 이대로의 나와 세상을 내버려두고 다른 곳에서 더 나은 정토세상을 찾고, 참나를 찾으려고 하니 찾아질 수가 있겠는가. 정토는 이미 완전히 이 땅 위에 구족되어 있고, 본래면목, 참나는 이렇게 드러나 있는데 어느 다른 곳을 기웃거리며 극락을 찾고 부처를 찾으니 찾아질 수 없는 것이다.



이를 임제스님은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시로써 설해주고 계신다.



“시시비비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고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그대로 내버려 두라. 서방정토 극락세계가 어디 있느냐고 묻지 말라 다만 흰 구름 걷히면 그대로가 청산이요 청정한 정토인 것을”



서방정토 극락세계가 어디 있느냐고 묻지만 지금 이대로의 이 땅이 그대로 청정한 정토세계다. 다만 우리가 마음 속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옳고 그름이라는 분별심으로 이곳은 더러운 땅이고 별도로 깨끗한 땅이 있으리라고 차별심을 일으켰기에 있는 그대로의 정토를 보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그대로 내버려 두고 시비분별의 망상의 구름만 걷어낸다면 지금 이대로가 바로 청산이며 정토라는 것이다.



다만 내 마음 속에서 이것을 바라고, 저것을 바라고, 특별한 것을 원하며, 특정한 방식대로 삶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보니 바로 그 갈구하는 바대로 되지 않을 때 괴롭다고 느끼는 것일 뿐이다. 즉, 내 스스로 특정한 방식의 삶을 원하고 갈구하면서 그 방식에 집착하게 되기에 괴로움은 시작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이 우주는 이 우주법계 나름의 운율과 조화를 가지고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근원에서는 아무 일도 없지만, 다만 인연따라 우주법계 나름의 법칙성에 의해 진리답게 흐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우주법계의 장엄한 흐름과 법칙과 진리의 길에 딴지를 걸면서, 우주의 길이 아닌 내가 원하는 길로 가게 해 달라고 생떼를 쓰고 있다.



자기 스스로 규칙과 규정을 만들어 놓고, 이렇게 되야 하고 저렇게 되면 안 되고, 몇 살에는 어떻게 될거고, 내년에는 어떤 일을 할거고, 몇 년 뒤에는 진급해서 아들 딸 낳고 아파트도 한 채 사서 떳떳하게 살아야지 하는 등의 나름대로의 길을 정해놓고 있다. 그렇게 정해 놓은 자기만의 길에 집착하고 고집하면서 이 우주법계에게 내가 만든 길을 따라 뒤따라 오라고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바로 아상이고 아집이다.



우리의 모든 괴로움은 바로 이러한 아상과 아집에서 시작된다. 아상과 아집은 나를 고집하면서 이 우주법계라는 진리의 세계를 무시하면서 내 식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집착하게 만든다. 그저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세상은 세상대로 그냥 내버려두어 보라.



세상을 상대로 시시비비를 가리지 말고, 이 입처개진의 진리의 세계를 믿고 맡긴채 뒤따라 흐르기를 선택해 보라. 나를 내려놓을 때, 오히려 삶은 더욱 자연스럽고도 완전하게 제 스스로의 다르마를 따라 아름답게 흘러 가게 될 것이다. 그 때 우리는 그저 그 흐름에 나를 얹어 놓고 삶을 구경하면서 즐기며 살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글쓴이: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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