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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교수 -시

구겨진 이름

작성자문학신문|작성시간26.06.12|조회수9 목록 댓글 0

구겨진 이름

이오장

천상천하 독야청청 유아독존
대한민국 빛나는 이름
대나무 사이에선 소나무로
소나무 사이에선 향나무로
우뚝우뚝 서서 제 자랑하는 이름들
거리 몰아치는 바람에 펄럭펄럭
가루수 사이 비집고 쌩씨름
확성기 틀어놓고 아우성치다가
투표지로 구겨져 투표함 어둠 같히고
비명 한번 못지른 채 인주로 꿰매진다
무게로 말하면 남산
크기로 말하면 곽악산인데
북악을 차지하고 양말산 차지하려
제 몸 구부려 숨 멈췄다가
개표장 모서리에 부딪쳐 깨지고
종치며 따랐던 손에서 멀어지더니
선거판 거둬지고 조용한 거리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독야청청을 잊고
이름만 남아 펄럭거리다가
일꾼들이 휘두르는 낫에 잘려
일그러진 얼굴로 쓰레기장으로 향한다
어쩔거나 어쩔거나
뒤도 닦지 못할 바람기저궈를
뙤약볕 고추밭 차광막이나 되면
밟히는 이름이라도 값이 나갈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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