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70) 제3 부: 제2 장 여러분이 내게 주신 것들 - 기도

작성자햇살|작성시간20.04.10|조회수369 목록 댓글 2

기도

 

 

 

사순 시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때 저는 지도 수녀로서, 수련자 한 사람만 맡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그 자매가 기쁨에 넘치는 얼굴로 저를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수녀님, 지난밤에 꿈을 꾸었습니다. 저는 제 동생 곁에 있었는데, 그 애가 허영심이 너무 심해서 늘 거기에서 구해 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에 산다’는 노래 가운데서, ‘예수님 당신을 사랑함은 얼마나 열매가 풍부한 손실인지요.....! 나의 모든 향기는 영원히 당신께 바쳤습니다.’라는 부분을 해석해 주었습니다.

 

 

 

제 말이 동생의 영혼 속에 깊숙이 파고드는 것을 깨닫고 무척 기뻤습니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면서, 저는 하느님께서 동생의 영혼을 당신께 드리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순시기가 지난 후에 그 애에게 제 꿈 이야기와 예수님께서 그애를 차지하고자 하신다고 편지에 써서 보내면 어떨까요?” 저는 즉시, 그 일이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먼저 원장 수녀님의 허락을 청해야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사순 시기가 끝나려면 아직도 멀었기 때문에, 원장 수녀님은 너무 이른 것으로 생각되는 이 청을 듣고 매우 놀라셨지요. 그리고 가르멜 수녀들은 하느님의 비추심을 확실히 받은 후에 편지보다도 기도로 영혼을 구해야 한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원장 수녀님의 결정을 알자 저는 곧바로 그것이 예수님의 결정이라는 것을 깨닫고 성삼의 마리아 수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기도를 많이 드립시다. ‘사순 시기가 끝날 때’우리의 기도가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아! 당신 자녀들의 기도를 열심히 들으려 하시는 하느님의 무한한 인자하심이여..... 마침내 ‘사순 시기가 끝날 때’ 또 하나의 영혼이 자신을 예수님께 바치게 됐습니다. 그것은 정말 은총의 기적이며, 겸손한 한 수련자의 열심으로 얻은 기적이었습니다.

 

 

 

그러니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큽니까! 기도는 어느 때든지 임금님 앞에 나아가 청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여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그런 경우에 외우라고 쓰여 있는 훌륭한 기도문을 찾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면..... 아! 저는 얼마나 불쌍한 사람이겠습니까.....! 제가 암송하기에는 ‘너무도 부당한’성무일도 외에는, 훌륭한 기도문을 책에서 찾아 외울 용기가 없습니다. 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니까요......! 그리고 모든 기도문이 저마다 ‘가장 훌륭해’보입니다.....

 

 

 

그러니 모두 다 외울 수도 없고,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아이처럼 아름다운 말을 가려서 쓰려고 하지 않고, 그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만 하느님께 드립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언제든지 제 말을 알아들으십니다. 제게 있어서 기도는 하나의 열정이며, 하늘을 한번 우러러보는 것, 기쁨을 맛보거나 시련을 당할 때에도 감사와 사랑을 부르짖는 것입니다. 끝으로 그것은 영혼을 살게 하고 예수님과 결합시키는 위대한 무엇, 초자연적인 무엇입니다.

 

 

 

사랑하는 원장 수녀님, 그러나 제가 성당이나 수녀원에서 공동으로 기도할 때에도 믿음 없이 기도문을 암송한다고 오해하지는 마세요. 오히려 저는 공동 기도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예수님께서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라고 약속하셨으니까요. 그때는 자매들의 열심으로 인해 저의 열심이 보충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혼자 있으면(고백하기가 부끄럽습니다) 묵주 기도를 하는 것이 고행의 띠를 매는 것보다도 힘이 듭니다..... 너무도 서툴게 외우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묵주 기도의 오묘한 도리를 생각하려고 애쓰지만 잘 되지 않고, 정신을 가다듬지 못하고 맙니다.... 저는 오랫동안 이토록 신심이 부족한 것을 괴로워했습니다. 제가 성모님을 그토록 사랑하니까, 그분께서 기뻐하시는 기도문을 드리는 것도 쉬워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덜 괴로워합니다. 천상의 여왕님께서는 제 어머니시니, 제 성의를 보시고 그것으로 만족하시리라 생각하니까요.

 

 

 

어떤 날, 제 정신이 심한 무감각 상태에 있어서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는 생각을 하나도 끌어내지 못할 때에는 ‘아주 천천히’ 주님의 기도를 외운 다음에 성모송을 외웁니다. 그러면 기도문들이 저를 기쁘게 하고, 빨리 백 번을 외우는 것보다도 제 마음을 훨씬 더 풍요롭게 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저에게 화내고 계시지 않음을 보여 주시고, 당신께 기도할 때마다 한 번도 빠짐없이 저를 즉시 보호해 주십니다. 저는 불안하거나 당황하는 상황에 놓이면 재빨리 성모님을 향해 돌아서고, 그러면 그분은 어머니 가운데 제일 따뜻한 어머니처럼 저를 보호해 주십니다. 수련자들을 가르치다가 성모님께 기도하고 그분의 자애로운 보호의 은혜를 느낀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수련자들은 저에게 가끔 이런 말을 합니다. “수녀님은 무슨 말을 들으시든지 대답을 하시는군요. 이번에는 당황하실 줄 알았는데..... 도대체 당신이 말씀하시는 것을 어디에서 생각해 내십니까?” 어떤 순진한 자매들은 제가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미리 말해서 일깨워 준 적이 있다면서, 제가 그들의 마음속까지 꿰뚫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밤, 한 자매가 자신을 몹시 괴롭히는 근심을 숨기려고 했습니다. 제가 아침에 그 자매를 만났을 때, 그 자매는 얼굴에 웃음을 띠며 말을 걸었습니다. 저는 그의 말에는 대꾸도 않고 “당신에게 슬픔이 있군요.”하고 다 알고 있는 듯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만일 제가 그의 발 앞에 달을 떨어뜨렸다고 해도 그 자매가 그렇게 놀란 눈으로 저를 쳐다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 자매가 어찌나 당황하는지 저 역시 당황했으며, 한순간 초자연적인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제가 마음속을 꿰뚫어 보는 은혜를 지니지 않은 것은 틀림없으니까, 그렇게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이 더 놀라웠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아주 가까이에 계시고, 제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저에게서 나온 말이 아닌 하느님께서 나온 말을 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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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햇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4.10 기도는 하나의 열정이며, 하늘을 한번 우러러보는 것, 기쁨을 맛보거나 시련을 당할 때에도 감사와 사랑을 부르짖는 것... 저도 성녀님처럼 언제나 그렇게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모나리자 | 작성시간 20.04.10 저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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