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회가 카톨릭교와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하는 이유
부제: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회복이다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흔히 “그리스도의 교회는 개혁교회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이 표현이 교회의 본질을 가장 바르게 설명하는 말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개혁교회’라는 명칭은 종교개혁의 역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결국 로마 가톨릭교와의 관계를 전제로 이해될 수밖에 없다. 브리태니커 사전을 비롯한 여러 자료들도 개혁교회를 설명할 때, 로마 가톨릭교와의 대립과 분리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교회를 이해하는 기준이 과연 로마 가톨릭교와의 관계 속에 있어야 하는가?
복음은 본래 단순하다. 누구든지 듣고 믿어 구원에 이를 수 있도록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의 말씀이다. 교회 역시 복잡한 역사적·신학적 설명보다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을 중심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교회는 로마 가톨릭교와의 역사적 연결고리에서 벗어나 교회의 본질을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개혁이란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고쳐 새로운 변화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16세기 마르틴 루터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보며 95개 조항을 발표하고 교회의 개혁을 촉구했다. 그러나 그의 외침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가톨릭교회는 오히려 기존 체제를 더욱 강화하였다. 결과적으로 로마 가톨릭교회의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루터의 사역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단순히 교회의 제도를 고치는 데 있지 않았다. 그가 외친 핵심은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루터는 가톨릭교회가 개혁을 거부하자 더 이상 그 변화에 희망을 두지 않았다. 대신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신앙공동체를 세우는 길을 선택했다. 칼뱅과 츠빙글리, 웨슬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가톨릭교회가 개혁을 통해 변화하기를 기대하기보다, 사도시대 교회의 본질인 신앙과 정신을 회복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 점에서 종교개혁의 본질은 개혁보다 회복에 더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이 추구한 것은 새로운 교회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성경이 가르치는 본래의 교회를 되찾는 일이었다. 따라서 그들의 외침은 “교회를 바꾸자”가 아니라 “교회를 본래 자리로 되돌리자”는 외침이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우신 몸 된 공동체이다. 주님의 몸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한 진리 위에 서 있다. 그러므로 교회가 추구해야 할 것은 인간적인 방법으로 교회의 조직을 개혁하는 일이 아니라, 성경적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다.
초대교회는 이를 잘 보여 준다. 사도시대 교회는 로마제국의 혹독한 박해 속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았다. 카타콤의 어둠 속에서도 믿음을 지켰고, 환난과 핍박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언했다. 그러나 콘스탄틴 황제 이후 교회가 국가 권력과 결합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교회의 조직은 거대해졌고, 정치적 영향력은 커졌지만, 교회의 순수성과 영적 생명력은 점차 약화되었다.
물론 역사적 평가에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지만, 종교개혁자들이 당시 교회의 세속화와 부패를 심각하게 인식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들이 외친 것은 정치적 힘의 확대가 아니라 말씀의 회복이었고, 제도의 강화가 아니라 복음의 회복이었다.
역사를 돌아보면 교회 안에서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개혁은 또 다른 분열을 낳았다. 반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운동은 언제나 성경으로 돌아가는 길을 제시했다. 그래서 오늘의 교회에도 필요한 것은 새로운 개혁 프로그램이나 제도가 아니라, 말씀과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이지 어떤 역사적 전통의 산물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시선은 로마 가톨릭교와의 관계에 머물 것이 아니라 사도들과 초대교회가 보여 준 성경적 신앙에 맞추어져야 한다. 그래서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회복이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드는 공동체가 아니라, 잃어버린 본질을 되찾는 공동체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혁교회’라는 명칭보다 ‘회복교회’라는 표현이 교회의 본질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다. 오늘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는 개혁의 구호가 아니다. 회복의 실천이며, 그 출발점은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데 있어야 한다.
기독교회의 미래는 개혁의 성공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기독교회가 ‘얼마나 성경적 본질을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카톨릭교와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카톨릭교회는 이미 기독교회가 아니라 다른 종교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글/ 불꽃 신재성 목사
2026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