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장가는 언제 갈꺼야..자식이 많은것도 아니고 달랑 아들하나인데 어미 속을 그렇게 태울래.." 어머니는 오늘도 결혼 때문에 성화를 부린다. 부모님 입장에선 당연한것이지만 남자를 알고 남자를 좋아하면서 내겐 결혼은 없다고 생각을 했다. "네가 우리집안에 장손인데 빨리 장가를 가야지..." 명절이면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진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친지들의 잔소리를 들어야했고 어쩔수 없이 제사 때문에 안 갈수도 없었다. 내 직업은 국내에서 알아주는 유통업체에 부장이다. 동기들에 비해 일찍 진급도 했고 혼자 살기에 일에만 몰두하면서 지냈기에 진급도 더 빨랐다. '띠리링..띠리링..' "여보세요." "영민아..큰일 났다..아버지가 쓰러지셨어.." "네..아버지가요..어쩌다가.." 하든일을 멈추고 병원으로 갔다. 뇌졸중 증세로 아버지는 쓰러지셨고 내가 도착했을때 수술을 하고 계셨다. 어머니와 함께 수술을 마칠때까지 기도를 하며 기다렸다. "김 일환씨 보호자분.." "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습니다. 조금 있다가 중환자실로 가실겁니다. 그러니 간호사가 면회시간 이야기 해 줄겁니다." "선생님..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면회시간에 맞추어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30분동안 아버지의 면회를 마치고 중환자실 앞에서 어머니는 밤을 지새웠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에도 바로 병원으로 갔다. 아버지는 어느정도 의식이 드는지 나를 찾았고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사흘후 일반병실로 아버지는 옮겼고 어머니는 아버지 곁에서 간병을 하기 시작했다. 일을 마치면 나는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왔다. "영민아..아버지가 너 찾으신다." "아버지.." "그래, 영민아..내 죽기전에 소원이 있다.." "아버지 그런말씀 하지 마세요..아버지 퇴원하시면 오래 살수 있답니다. 그러니.." "난 너 결혼하는거 보고 죽으면 소원이 없겠다. 애비 소원 못 들어주겠니..." "네..결혼 할께요..그러니 빨리 일어나셔서 집에 가셔야죠.." 집으로 돌아와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하지...내가 결혼 생활을 할수 있을까... 집에서 신문을 보았다. 그런데 신문에 계약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었고 머릿속에 생각을 해 보았다. '계약 결혼....계약 결혼이라..' 인터넷 사이트에 계약결혼에 대해서 나와 있는것이 있었다. 그중에 내 눈에 띄는것은 레즈비언과 계약결혼이 나와 있었고 난 그 제목에 클릭을 했다. 그곳에 여인은 34살 이였고 나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저 서로의 조건만 만족을 시킨다면 그녀와 함께 결혼을 할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직접 메일을 보냈고 내 사진을 동봉했다. 그녀에게서 사진이 동봉된 메일이 왔고 전화번호도 같이 보내어왔다. 사진속의 모습은 무척이나 여성스럽고 조금은 차갑지만 예뻐보였다. 서로 전화통화를 하고 약속을 잡았다. "안녕하세요..저 박 은영입니다." "네..김 영민입니다." "굉장히 몃지시네요.." 생각보다 그녀는 시원스러웠다. 게이와 레즈비언의 만남...우린 그렇게 첫 만남을 가졌다. 그녀도 집안에서 결혼을 하라고 난리였다. 나와 같은 처지로 어머니가 몸이 편찮으신데 나와 마찬가지로 결혼하는거 보는것이 소원이라고 했고 현재 만나는 애인이 있다고 했다. 나는 그때까지 사귀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녀와 애인과의 관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의 시간이 될 때마다 그녀를 자주 만났다. 가끔은 그녀의 애인도 함께 나왔고 셋이서 즐겁게 식사를 즐기며 처음의 어색함은 사라졌다. "은영씨,,우리 결혼할까요?" "결혼요.." "어차피 집안에서 더 시달리는것보다 빨리 계약결혼이라도 올려서 지내는것이 서로 편하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죠.." 그녀는 자신이 사귀고 있는 애인에게 전화를 하는것 같았다. 아마도 그녀의 애인도 결혼이라는 부분에서 민감한 반응을 하는것 같았고 통화를 마친 그녀의 낯은 조금은 어두워 보였다. "얼굴이 창백한데 괜찮으세요" "네..괜찮아요..집에 가서 쉬면 좋아질거에요..그리고 우리 결혼합시다." "정말인가요.." "이번주말에 저희집에 오세요.부모님께 소개시켜 드릴께요" 주말에 그녀의 집으로 갔다. 나름대로 멋지게 차려입고 그녀의 부모님께 인사를 건냈고 부모님도 무척이나 만족하는것 같았다. 그리고 한주 뒤에는 우리집에 그녀를 인사시켰고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 우린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하기전 우린 같이 잠을 이룬적도 한번 없었고 신혼여행을 갔을때도 우린 관계를 가진적이 없었다. 그저 잠은 같이 잘뿐...서로에 대해서 관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그녀는 결혼하고 얼마되지 않아 그녀의 애인과 헤어진것 같았다. "은영씨..윤진씨는 요즘 연락이 없네.." "네..헤어졌어요.." "헤어졌다고..왜.." "윤진이는 내가 결혼하는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그리고 영민씨 만날때도 어쩔수 없이 같이 만났지만 질투도 많이 했구요.." "그래..그렇게 안 보이던데..어떻게 위로를 하지.." 결혼을 할때 그녀와 나는 아파트며 모든 재산을 반반씩 투자했고 모든 것을 공동명의를 했다. 둘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생활비도 반반으로 나눴다. "오늘 일마치고 같이 식사하자.." "좋아요.." 일을 마치고 그녀와 함께 집에서 가까운곳에 식사와 함께 술을 한잔했다. 그녀는 아무래도 헤어지고 난 뒤 아픔이 있는지 술을 많이 마셨고 나도 같이 취해버렸다. 함께 집으로 돌아오고 우린 그날밤 처음으로 관계를 가지고 말았다. 그날 이후 우린 아주 가끔 관계를 가졌다. 6개월정도 시간이 흘렀고 나는 지방으로 발령을 받아가게 되었다. "은영씨,,나 다음주에 지방으로 내려가야해.." "지방으로요..발령이 연기될 수도 있다고 했잖아요." "어쩔수 없이 내가 가게 되었어.." "집도 구해야겠네요.." "그래야겠지..그냥 원룸이나 하나 구해서 있을려고..그리고 주말이면 올라올게.." 지방으로 발령을 받고 주말이면 집으로 갔다. 같이 지낸 시간이 반년이상 되다보니 이젠 그녀와 정말 부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올라가면 따뜻한 밥도 차려주었고 주말은 나와 함께 그녀는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매주 주말마다 집에 올라갔는데 이곳의 일들이 바빠서 집에도 한달에 한번 올라갈때도 있었고 혼자서 지내다보니 너무 외로웠다. 이반 술집을 찾았다.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바텐에 혼자 앉아 술을 마셨다. 그리고 내 반대편 바텐에 혼자 앉아서 술을 마시는 40대후반으로 보이는 사람...내 눈에 쏙 들어온다. 그 사람도 나를 몇 번이고 쳐다본다. '한번 말을 건네볼까..' 몇 번을 망설이다 웨이터에게 내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그가 내곁으로 다가온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서로 인사를 하고 이야길 나누었다. 52살에 직업이 의사라고 했다. 난 혼자 산다고 했고 그 사람도 나를 처음보고 관심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술집을 나와 우린 가까운 모텔로 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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