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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설 방

펌 : 이발관 아저씨 (상)

작성자구원|작성시간11.11.21|조회수18,905 목록 댓글 1

그날은 몸이 좀 찌뿌듯하여 사무실에서 다소 일찍 퇴근한

 

나는 새로 이사온 동네의 환경도 조금 파악할 겸 어슬렁 어슬렁집 주위를 배회하며 사우나를 찾고 있었다.

 

평소 남의 손길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몸때문에사람들 북적이는 시내의 번화가에 있는 사우나에서는

 

맘 편히 때밀이에게 몸을 맡기지도 못하는 나이기에

 

사람없고 한적한 동네 목욕탕이라도 있으면 볼 사람도 없으니 마음놓고 몸을 맡겨서 때를 밀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였다.

 

큰 기대를 한것은 아니지만 이삼십분가량 동네를 구석구석 헤매어도 사우나 간판은 찾을 수 없었고

 

슬슬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마침 그때 골목길 초입에 위치한 가게하나의 문을,

 

나중에야 그 가게가이발소란걸 알았지만 열고나오는 아저씨와 눈이 딱 마주치게 되었다.

 

크지 않은 키의 오십대 중반쯤 되었음직한 아저씨였다. 잘생긴 얼굴은아니었지만 나름 선한 인상에 다소

 

짙은 눈썹이 인상적인...

 

 

무엇이라고 불리는지는 모르지만 이발소에서 머리 깎을때 머리카락이 옷위에 직접 떨어지지 않도록 어깨위에

 

둘러 주는 넓은 천조각을 들고 나와서 허공에 대고 툭툭 쳐서 머리카락을 떨어내는 아저씨의눈길 이 어쩐지 내게 고정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그냥 그 순간에 떠오른 생각은 사양길에 접어든 지 오래인 이발소가 아직도 남아있네하는 생각을 하며 무심결에

 

지나 쳤었다.

 

 

 

이발소 간판을 한참을 지나쳐서 찾아보아도 사우나 내지는 목욕탕을찾아보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뒤돌아서서

 

걷다가 문득 아까의 그 이발소가생각이 났다.

 

 마침 머리도 깎아야 될만큼 길어서  아까 그 아저씨가나를 쳐다 본것은 직업의식이 발동되어 혹여 이발할

 

손님이 아닌가싶어쳐다 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어슬렁 어슬렁 잠시전의 기억을 되살려 그 이발소의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정말 20여년 정도는 시간이

 

꺼꾸로 흐른듯이 느껴지는 전형적인 동네이발소 였다.이발의자 달랑 세 개.

 

그리고 한쪽 구석의 타일로 된 세면대 하나.아저씨는 마침 혼자서 저녁 식사를 하시는 중이 었는지 소파

 

옆 탁자에김치하고 몇가지 밑반찬 그리고 상추 한접시와 밥한공기등을 늘어놓고있는 중이었다.

 

"영업 끝나셨나요?" 식사 준비중에 불쑥 들어온 게 다소 미안하여 아저씨에게물어보았더니 아니라고


손사레 치면서 마침 손님도 없고 해서 저녁을 먹을 요량이었다며 이발의자에 앉으라고 권하는 아저씨.

 

탁자 한쪽에 놓여져 있는 스포츠 신문을 하나 집어들고 이발의자에 앉으면서기다릴테니 천천히 식사부터

 

하시라고 하자 멋적게 웃으시면서 아저씨는 요구르트 한병에 빨대까지 꽂아서 내미신다.

 

이럭저럭 신문을 좀 보다가  밖에 나와 담배 한대를 천천히 피우고 들어가니이발소 아저씨는 그새 식사를

 

다 마치고 물로 양치를 하고 계셨다.

 

이발의자에 앉으면서 아저씨 얼굴을 거울로 자세히 쳐다보니 그런대로 괜찮은인상이었다.

 

다소 강한 나의 눈길을 의식하셨는지 이발사아저씨는 거울을통해 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얼굴을

 

살짝 붉힌채"어떻게 깎아드릴까요?"하고 물어오셨다.

 

마음이 순박하고 선한 분임이 직감적으로 느껴지면서그 순함에 더욱 호감이 느껴져 가볍게 미소지으면서

 

"적당히 알아서 깎아주세요"하고 답했다.

 

가끔 사무실 근처의 미장원에 가서 커트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이발소와는 달리 미장원에서는 거의 깎는

 

다는 표현대신 자른다는 표현을 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나저나 제일 어정쩡하고 모호한 표현이 '적당히 알아서' 아닐까?다소 깐깐해 보이는 나의 외모와 모호한

 

표현으로 인해 아마도아저씨는 나의 머리를 다듬는데 조금 더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사각사각 규칙적인 가위질 소리와 빗질 그리고 말없이 나의 머리를이리저리 어루만져 주는 아저씨

 

부드러운 손길에 나른함이 밀려와서편안함과 포근함을 느끼면서 눈을 감고 그 순간을 조용히 즐기고 있었다.

 

앞머리를 손질하고 옆머리쪽을 다듬기 위해 아저씨가 나의 옆쪽으로이동하는 그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양팔을 이발의자의 손잡이 위에 올려 놓으면서 손바닥을 펴서 손잡이 끝부분을 가볍게 감아쥐었고계산되지 않은

 

행동이었는데도 절묘하게 타이밍이 맞아 가볍게 그러쥔 내 손등위로 아저씨의 몸이 닿아서

 

물컹하는 부드러움이 전해져왔다.

 

 

눈을 뜨고 보지 않아도 키가 작은 아저씨의 배부분이라는 게 익히 짐작되었다.눈을 뜨지 않은채 신경을

 

손가락에 집중한 채로 손가락과 손등에 전해지는 통통한 아저씨의 뱃살의 감촉을 음미 하면서 약간은

 

모호한 설레임을 그저 즐기면서 조용히 앉아있었다.

 

 

 

아련한 시간이 꿈결처럼 부드럽게 흘러 아쉬움속에 머리손질이 끝나고 면도를 하기 위해 의자 등받이를

 

내려 부드럽게 나를 눕혀주는 순간조금 당황스럽게 나의 바지 앞섭이 살짝 부풀어 올라 있음에 나의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지만 어차피 아무도 없는 둘 만의 공간이고 이발사 아저씨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자연스레 행동을 하시기에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비누거품인지 크림인지 서늘하고 축축한 액체를 발라가면서 코 밑, 턱,귀밑 그리고 이마 등 얼굴 구석구석을 

 

면도해 가는 차가운 칼날과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면서 이 시간이 잠시라도 멈추었으면 하는 실없는

 

생각에 잠겼다.

 

 

면도가 곧 끝나고 머리를 감기 위해 세면대 앞의 등받이, 손잡이 없는 단순하고동그란 의자에 앉아서

 

상체를 구부리자 아저씨는 내옆에 바짝 다가서서 손으로 대충 머리카락을 털어 내고는 물의 온도를 맞추고 계셨다.

 

이번엔 의도적으로 팔을 가볍게 옆으로 뻗어 팔꿈치 부분을 아저씨의 중심부에 갖다 대었다.

 

아주 가벼이 살짝 느껴지는 볼륨감.  스스로 좀 짖궂다는 생각이 들면서도꼭 어떤 의도를 담지 않은

 

스치듯 가벼운 터치였기에 자연스레 넘어갈 정도의 행동이었다.

 

머리감기가 끝나고 다시 이발의자에 앉아 머리를 말려주시는 아저씨에게처음으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머리 참 잘 깎으시네요, 평일날 몇시까지 영업하십니까?

 

""아, 예..감사합니다. 보통 아홉시까지는 문 열어두고 있지요

 

"나이에 비해 너무 빨리 세어 벌써 반정도는 희끗희끗한 나의 머리를 보면 의례껏 염색 하셔야 겠는데요

 

하고 염색을 유도하는 다른 이발사하고는 달리 아무런 말이 없는 아저씨를 보면서 사람이 너무 순박해서

 

영업력이 다소떨어지는구나 하는 생각과 아예 오늘 염색을 하고 갈까 갈등하다가 며칠 있다가 다시 와서

 

염색을 하고 아저씨와 좀 더 얼굴을 익히게 되면소주라도 한잔 같이 하리라 생각하고 염색에 대한 생각은 일단 접었다.

 

만원...삼십여분 동안의 수고에 비하여 어찌보면 다소 저렴한 요금을 아저씨에게 건네드리고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하는 경쾌한 인삿말을던지고 이발소를 나섰다.

 

좋은일이 있었던 것처럼 괜시리 흐뭇한 기분이었다.그 이발소를 다시 찾은 것은 삼일 뒤 하루종일 비가

 

내리던 날 저녁이었다.

 

올 여름 내내 비가 내렸지만 그날은 유난히도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려사람 마음을 심란하게 하였다.

 

이상하게도 비가 내리면 조금씩 마음이 들뜨고 쉽게 상념에 젖으며 평소보다 더 이쪽에의 그리움 같은 것이

 

스멀스멀 가슴 속에피어 오르곤 한다.

 
 
하루 종일 들뜬 듯한 마음으로 대충 일과를 마친 채 퇴근한 나는 나름대로의 작전을 구상해 놓았다.

 

비가 오면 심란하기는 마찬가지일터, 아저씨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간단히 머리를 다듬고 염색을 한 다음

 

자연스러이 소주 한잔 같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볼 생각이었다.

 

 

 

집에서 도보로는 제법 먼 거리임에도 가슴속에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손에는 우산을 들고 오후 8시가

 

조금 못된 시간에 이발소를 찾아 가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었다.

 

 

 

이런, 이런, 웬일 멀리서 보이는 이발소는 불이 꺼져 있었고 그사이 폐업을한건지 아니면 오늘은 특별한

 

일이 있어서 일찍 영업을 마친건지 불안감과 궁금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도착한 이발소 출입문에는 보란 듯이

 

하얀 A4용지에 3일간 휴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어찌나 허탈하고 아쉬운지....미련만을 담고 돌아서는 발길은 올때와 달리한없이 무겁기만 했다.

 

이쪽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정말 마음이 끌리지만 상대가 일반이기에차마 좋아한다고 밝히지 못하고

 

애만 태우다 돌아선 경험을 갖고 있으리라.

 

 

 

쉽게 손에 넣을 수 없기에 더더욱 간절해지는....정확히 5일 뒤 나는 다시 이발소를 찾았다.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하는 저녁때.워낙 영업이 안되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찾은 시간이 원래 손님이 없는 시간인지

 

이번에도 손님이 아무도 없이 아저씨 혼자 계셨고,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었는데 이발사 아저씨는 한번

 

다녀간 나를 확실히 기억하고 계셨다.

 

 

 

호들갑스럽지는 않았지만 뚜렷한 환대를 받으며 나는 머리를 조금만 다듬어 줄것과 염색을 하여 줄것을

 

아저씨에게 부탁했다.다시금 아저씨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며 이발과 염색을 마치고 나서 영업시간 다

 

되었으면 나가서 소주나 한잔 하자고, 제가 대접 하겠다고 제의를 하였다.

 

 

 

너무 비싼 일식집이나 소갈비 집이면 부담을 가지실 테니 마음 편히 먹고 마실 수 있는 서민적인

 

돼지갈비집으로 자리를 유도하였다.혹여 술을 전혀 못하시는게 아닐까하는 우려와는 달리 아저씨는술자리에

 

선 조용하시던 평소와는 달리 농담도 잘하고 재미있게이야기도 잘하시고 술도 잘 드셔서 오히려 분위기를 리드하셨다.

 

 

 

이런저런 이야기속에 둘이서 돼지갈비 3인분과 소주4병을 비운끝에 계산을 하고 자연스레 같이 소변을

 

보러 화장실을 찾게되었다.

 

 

 

나란히 소변기 앞에서 소변을 보면서 슬쩍 아저씨의 것을 보니그리 크지 않았지만 예쁘장하게 생긴 물

 

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의 눈길을 의식하셨는지 아저씨는 "아, 넘사스럽게 뭘 봐?"하시면서 킬킬 웃으셨고 나는

 

"야, 거 힘 좋게 생겼네요"하면서 반쯤 발기된 내것을 가까스로 달래며 지퍼를 올렸다.

 

 

 

"힘이야 좋지, 써먹을데가 없어서 그렇지" 이어지는 아저씨의 반쯤 혀꼬부라진 소리에 나는 뭔가 아저씨

 

에게도 사연이 있음을 짐작하고 크게 가슴이 뛰었지만 남의 불편한 사연에 대하여 먼저 깊이 물어보기도

 

그렇고 하여 그냥 못들은 체 먼저 화장실을 나왔다.술 취한 김에 슬쩍 아저씨와 어깨동무를 한체 대로변까지 나와

 

잘 들어 가시라는 인사를 악수로 한 뒤에 다음 술자리를 기약하고 각자의 집으로 헤어졌다.

 

 

 

이발소란 곳은 자주 찾기 어려운 곳이다. 아무리 빨리 이발을 한다고 해도 이주일 정도는 지나야 하고 염색은

 

그보다 더 시간이 흘러야 하고.

 

 

 

예전처럼 남자들이 머리에 각 잡아 드라이로 세운다면 또 모를까...이럭저럭 다음엔 자신이 한잔 산다던

 

아저씨와의 술약속은 언제, 몇일날이라는 날짜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다음 즉 내가 다시 이발소를 방문하는 날,

 

같이 술 한잔 하자는 그런 기약 없는약속이었다.

 

 

 

약 이주일 정도가 흐른 뒤 나는 다시 이발소를 찾았다. 아직은 머리를 깎기에는 다소 일럿지만,

 

머리깎겠다고 오는 손님을 설마 아직 머리가 짧으니 다음에 오라고 내쫗기야 하랴 하는 생각이었다.

 

 

 

오늘은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의 머리를 깎고 계시던 아저씨가 반가이 나를 맞아 주면서 빈의자에 앉아

 

잠시 기다리시라고 하면서 예의 그 요구르트에 빨대를 꽂아 스포츠 신문과 같이 갖다 주셨다.

 

 

 

잠시 신문을 보는 사이에 날은 벌써 어두어졌고 할아버지의 머리를 깎고 감겨주고 그리고 드라이기로

 

말려준 아저씨는 친절하게도 할아버지가 나가실때까지 문을 열고 인사를 하면서 배웅을 하셨다.

 

 

 

신문을 읽는척 하며 곁눈으로 내게 다가오는 아저씨를 무심한척, 모르는 척 했더니 아저씨는 미안하다는듯이

 

내 어깨를 양손으로 잡아 부드럽게 안마해주면서 "많이 기다렸지?" 하고 친한 척을 했다."아, 시원하네요...

 

사장님은 안마사 하셔도 되겠어요" 주섬주섬 나의 머리를 깎을 준비를 하면서 아저씨는 감개무량하다는표정을 지으며

 

주절주절 예전에 큰 이발소에 계실때의 이야기를 하셨다.

 

 

 

 "예전에야 이발소에 안마하고 면도하는 아가씨들이 많이 있었지! 같이 일하면서 대충 안마하는 요령 같은 걸 많이 봤었지

 

"나의 머리를 다듬으면서 아저씨는 이런저런 지난날의 이야기,주로 젊은 시절에 잘 나가던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고

 

나는 그저 건성으로 적당히 맞장구 쳐주면서 이야기하는 아저씨의 흥을 적절히 북돋아 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퇴폐이발소(이발소에서 이발 및 안마후 아가씨들의 성적 서비스까지 제공되어지는)에서

 

일할 적에 재미있는 일화라면서 한참 손님이 몰려와 바쁜 시간엔 아가씨들이 모잘라 급한

 

경우엔 자신이 아가씨 대신 손님들의 딸딸이를 쳐주기도 했다면서큭큭 거리고 웃으셨다.그 비슷한 이야

 

기는 선배들한테도 들은 적이 있었지만......(이발소의 밀실이 금지된 이후에는 주로 손님들의 눈을 수건

 

이나휴지로 가리고 손으로 써비스 하는데 아가씨들이 모자랄 경우에는이발사들이 아가씨 대신에 서비

 

스를 한다는...)나는 전혀 처음 듣는 다는 듯이 모르는 척 하면서 "아니, 그럼 손님들이눈치채지 않나요?

 

아무래도 남자손하고 여자손하고는 느낌이 다를텐데?"하고 묻자 아저씨는 "이발일을 하는 사람들은

 

손을 많이 쓴다고 해도 노동일을 하는 사람들과 달리 손바닥이 매끈하고 부드럽고 게다가 미끌미끌한 로션을

 

손바닥에 발라서 만져 주면 왠만해선 알기 힘들지"하면서 조금은 검연쩍다는 듯이 웃으셨다.

 

 

 

나는 씨익 웃으면서 농담이라는 것을 강조하듯이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사장님, 그럼 좀 있다가 저도 한 번 빼주실래요?

 

요즘 못한지도 꽤됬는데요! 그럼 오늘 술도 제가 대접할께요" 하면서 손등으로 아저씨의 사타구니를 슬쩍 건드려보았다.

 

 

 

아저씨는 내 손등이 자신의 중심부를 건들자 잠시 움찔하더니 크게 당황하지는 않은듯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이 사람이!"하고 내 뒤통수를 빗을 잡은 손의손바닥 밑둥으로 가볍게 눌렀다.

 

그러고는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저씨는 조용히 이발과 면도를 하시고 내 머리를 감겨 주셨다. 

 

 

 

머리를 감는 도중 세면대 앞의 의자에 앉아서 편하게 아저씨의 손길에 머리를 맡기다가 나는 지난번 처럼

 

살짝 팔굼치를 아저씨의 사타구니에 갖다 대 보았다.

 

아저씨는 의식을 하지 못하신 건지 몸을 뒤로 빼거나하지 않고 열심히 머리에 비누칠을 하고 손가락 끝으로 삭삭 부벼가면서 나의 머

리를 감겨 주고 계셨는데

 

어느 순간 나의 팔꿈치엔 물컹하는 부드러움이 아닌 다소간의 딱딱함이 느껴졌다. 

 

 

 

그 딱딱함이 느껴 지는 순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감촉에 순간적으로 놀라 나도 모르게 팔꿈치를 거두어 들인 나는 아차 싶었지만

 

그렇다고 다시금 팔을 뻗치기는 좀 그렇고 하여 말없이 그리고 순순히 머릴 감겨 주시는 아저씨의 손길에 몸을 맡긴채 속으로만

 

후회를 하고 있었다.

 

 

 

머리 감기가 끝나고 세면대에 받아 놓은 물로 세수를 하면서 머릿속에 온갖"작전'을 구상하느라 머릿속이 다 복잡해져 있는데.....

 

 

바로 그 순간,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불쑥 들어왔다.

 

흘깃보니 집에서 바로온 듯 편한 그리고 남루한 옷차림이 아저씨였다.

 

단골손님인 듯 반갑게이발사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며 "아직 영업 안끝났지?"하고 묻는 그 손님이그 순간 얼마나 야속하던지....

 

"그럼, 손님 있으면 언제라도 영업시간이지!" 싹싹하게 말하는 이발사 아저씨마저 순간적으로 왜 그리 얄미운 지,

 

속으로는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오시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되뇌이는데 남의 속도 모르는

 

아저씨는나를 다시 이발의자에 앉히고는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주셨다.

 

 

 그러면서 아저씨는나즈막한 목소리로 "술은 다음에 해야겠네,

 

 

 

다음 기회에 내가 꼭 살께"하시면서거울을 통해 나에게 가벼운 윙크를 날렸다. 크지는 않지만 동그랗고

 

귀여운눈이 살짝 지푸려지면서 보내는 윙크를 본 순간, 좀 전에 쌓였던 아저씨에 대한얄미운 감정이 눈녹듯 스러지면서

 

나도 씨익하고 가벼운 미소로 답했고 동시에어디서 그런 용기 내지 무모함이 솟아났는지 옆 자리의 손님이

 

안보이는 반대편손으로 손을 활짝 펴서 손등으로 아저씨의 중심부를 의도적으로

 

한번 빠르고 가볍게 그러나 지긋이 눌르면서 "그러시죠!"하고 답했다.

 

 

 

계산을 하고 아쉬움과 설레임 그리고 기대감을 가슴에 한가득 안고서 이발소 문을 나서는데 아저씨는 문 밖까지

 

따라 나오시며 잘가라는 인사를...

 

 

 

몇일간 싱숭생숭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머리를 깎거나 염색할 일도 없이 다시 이발소에 찾아가기도 좀 그렇고,그

렇다고 해서

 

그냥 불쑥 들려서 술마시러 가자고 하기도 그렇고...

 

가슴속엔 온통 묘한 그리움과 아쉬움속에 수시로 떠오르는 아저씨의 모습.

 

나 자신도 이런 감정이 결코 싫지는 않으면서도 불안해지기도 했다.

 

 

 

아저씨는 그냥 의미없이 흘려보낸 한두번의 가벼운 터치인데 일방적으로 내가 너무 오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때로는 잘 될 수도 있다는 아니잘될 거라는 핑크빛 기대감.

 

 

 

이래저래 머릿속이 복잡한 시간들이었다.이발소 밖에서 멀찌기 기다리고 있다가 이발소 불이 꺼지고 아저씨가 퇴근하면

 

우연을 가장하고 마주치는척 해서  술한잔 하자고 할까 아니면 헤어스타일이 영 마음에

 

안든다고 머리카락 끝만 좀 가지런히 다듬어 달라고 할까........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결국 '서두르지 말자'는 것이었다.

 

 

 

잡념을 잊기 위해 평소보다 더 일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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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처음처럼 | 작성시간 24.08.04 잘 읽었네요.
    고맙습니다.
    담편도 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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