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목자 vs 선한 양
어느 목사님이 제가 사역하는 교회의 이름을 거론하며 “선한목자교회, 이름만 들어도 얼마나 은혜로울지 상상이 되네요”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옆에 있던 한 목사님이 아주 시니컬하게 “정말 그럴까요? ‘선한 목자’ 교회지 ‘선한 양’ 교회는 아니잖아요”라고 말씀하셔서 잠시 아무 말을 못했습니다. 그 날은 그렇게 웃으며 지나갔지만 저는 그 목사님의 말이 종종 생각났습니다.
‘예수님이 선한 목자이시기 때문에 교회가 무조건 편안하고 은혜로운가? 아닐 수 있겠구나! 우리가 다 선한 양이어야 교회가 편안하겠구나!’
요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주님의 역사하심을 구하며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하면서 주님이 목자이신데 속 시원하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명확한 이끄심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불현듯 제 안에서 ‘나는 주님의 양인가?’라는 질문이 떠오르는데 선뜻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교회의 많은 일을 결정합니다.
강단에서 설교하고, 목회 계획도 세우고, 회의를 주관하고, 사람들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에 따른 책임도 무겁습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제가 양 같지 않은 것입니다. 선한목자교회의 담임목사인 저도 제가 양 같지 않고, 사람들도 저를 양으로 보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문제라는 것이 깊이 깨달아졌습니다.
코로나19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고, 모든 것이 무거운 짐으로 여겨지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조급하고 두려워서 당장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면 그 자체가 위기입니다.
어느새 자신이 주님의 양인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양이라는 이미지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양을 길러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양은 정말 미련하고 약한데 고집이 세다고 합니다. 같은 자리에 있는 풀만 뜯어먹어서 목자가 목초지를 이동시켜주지 않으면 그 땅이 아예 못 쓰게 됩니다. 계속 같은 길만 가고 시력도 좋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정말 양 같으시네요!”라는 말은 사실 “당신, 정말 약하고 미련하고 고집불통이고 혼자서 살 능력이 없으시군요”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주님은 왜 우리를 양이라고 하셨을까요?
양은 착하지도 똑똑하지도 강하지도 않지만 오직 목자만 죽어라 하고 따라다니는 짐승입니다. 양은 스스로 살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목자가 항상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양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목자와 떨어지면 양은 죽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양인 사람은 “나는 예수님 없으면 죽는다”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주님은 선한 목자이시고 우리는 양이라고 노래도 부르고 말씀도 들었지만, 양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연극에서 양의 배역을 맡아 양 머리 분장이라도 하면 친구들의 놀림의 대상이 됩니다.
누구나 사자나 호랑이, 독수리가 되고 싶어 합니다. 누가 양이 되고 싶겠습니까?
양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 자기가 양이라는 자의식이 없는 것이 지금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혼란에 빠지는 이유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길은 양이 목자만 따라다니는 것처럼 오직 예수님만 따라가는 것밖에 없습니다.
우리 모두 철저하게 양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이 우리를 양이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하나님의 손에서 우리를 빼앗으려고 하는 존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양인 우리가 있는 힘을 다해 목자를 따라 살아야 하고, 그렇게 하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그냥 양이 아니라 ‘주님의 양’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걱정하거나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탄식하고 좌절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목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갈 것뿐입니다.
그러면 거기에 풀이 있고 물이 있고 쉴 만한 곳이 있습니다.
주위에 이리나 늑대가 있어도 안전합니다. 그것이 양의 삶입니다.
저는 예수동행일기를 쓰면서 ‘내가 양이 되어가는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매일 일기를 쓰다보니까 어느 하루도 흐지부지 끝내지 않습니다.
나의 하루를 주님 앞에 내어놓고 주님의 마음을 구하는 것이 제가 주님의 양이라는 증거였습니다. 매일 일기를 쓰면서 24시간 주님을 바라보며 오직 예수님만 원하고,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하고, 예수님이 이끄시는 대로만 살고 싶은 것이 양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