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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작가라면 으레 제공되는 기사 딸린 차도 없다. 볼일을 볼 때는 지하철을 이용한다. 사는 곳 역시 태어난 곳, 옛 지명 혼조후카가와, 지금은 고토구인 서민 동네다.
“방 하나에서 전부 해결하려고 마음먹으니 다 가능하더라고요. 3월 11일 대지진이 일어난 후 닷새 동안은 매일 여진이 있었는데 저는 겁이 많은 편이라 줄곧 책상 밑에 이불을 깔고 잤어요. 책상 밑, 바닥에 아담한 스탠드를 두고 책을 읽으며 지냈어요.”
작품을 쓰는 컴퓨터와 책들이 놓인 큰 책상 옆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고 그 위에 전화와 팩스를 놓았다. 방 한쪽에 접이식 침대를 놓아 잠자리로 삼았다.
“좁지만 필요한 건 다 갖출 수 있었어요.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절전 가능한, 콤팩트한 생활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단 한 가지, 책이 넘치는 게 문제였습니다.”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도 넘친 책은 결국 사무실에서 빌려 쓰는 창고로 갔다.
동시에 여러 작품 집필

동시에 여러 작품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미야베씨. 집필 기간 중에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더워지는 한낮이 되기 전에 그날 분량의 원고를 마치고 밤 10시면 잠자리에 든다.
“컨디션이 좋으면 두 시간 만에 (그날의) 할당량을 다 쓰기도 하지만 대여섯 시간을 끙끙대도 별 진전이 없을 때는 단박에 포기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러 가거나 산보를 하지요.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후반부에서 스기무라와 나호코가 차 안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은 단숨에 쓰고 싶었어요. 그때는 이틀 동안 30시간을 일했어요. 그 부분을 다 쓰고 났을 때는 힘이 쭉 빠져서 언니가 차려준 밥을 먹고 뻗어버렸죠. 장편을 쓸 때면 대체로 마지막 부분에서 한 번쯤 일어나는 일이에요.”
작품은 일주일 단위로 나눠 쓴다. 예를 들어 한 주는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다음 한 주는 《안주》 이런 식이다.
“주변의 바쁜 작가들은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 꼴로 다른 작품을 마감하는 방식으로 일하는데 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에요. 최소한 일주일, 이상적 단위는 열흘이에요. 가장 이상적인 것은 보름 단위로 두 작품을 동시에 쓰는 거예요. 하루 분량을 쓰고 나면 더 이상 쓰지 못해요. 저녁을 먹고 나면 흐물흐물 늘어지죠. 그래서 밤에 일하는 작가는 정말 대단하게 느껴져요.”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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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셀러 대표작들이다. 국내에는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책 40여 종이 번역돼 있다. |
“수많은 난제들, 예를 들면 해킹으로 인한 정보유출 등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는 훌륭한 시스템이죠. 앞으로 더욱 세련되고 안전한 시스템으로 발전할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은 발전과정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이나 시스템 충돌 등이 걱정되죠. 그래서 작업하는 컴퓨터에는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았어요.”
작품을 위한 자료조사는 오롯이 책을 통해서 한다.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 범인의 캐릭터를 위해 수많은 심리학 서적을 섭렵했다고 한다.
인터넷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정보가 너무 많으니까”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미야베씨가 인터넷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요즘은 다들 일단 인터넷 검색부터 하니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부자연스럽죠. 저는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지만 ‘젊은 사람이라면, 대학생이라면 이럴 때는 검색을 하겠지’라고 의식하며 글을 쓰는 편이에요.”
옛날에는 탐정이 사건 의뢰를 받으면 사건이 발생한 동네로 가서 이웃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하거나 지역 도서관에 가서 신문을 들춰봤다. 하지만 요즘 시대라면? 가장 먼저 검색을 할 것이다.
“실제로 사건만 정리해서 올려놓는 사이트도 있으니까요. 정말 오랜만에 사립탐정소설을 쓰면서 (예전과) 무엇이 달라졌나 생각해봤더니 ‘일단 검색을 한다’가 가장 다른 점이었어요. 이건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데 예전 같았으면 일단 해당 장소에 가서 이웃을 탐문하고 단서를 얻는 데까지 제1장을 썼다면, 지금은 4쪽 정도에서 대략 어떤 사건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 않아도 글이 길어지는 저로서는 고맙게도 덕분에 페이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됐어요.”
미스터리 작가의 동지애
일본 추리소설의 계보는 에도가와 란포와 마쓰모토 세이초를 필두로 수많은 선후배 작가들이 뒤를 잇고 있다. 미스터리 장르는 문학작품으로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던 시절의 설움을 겪은 선배 작가들은 후배 작가들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2000년대 이전까지 미스터리 문학은 통속문학으로 일컬어졌기 때문에 이류 소설처럼 소모품 취급을 받았어요. 좋은 작품을 써도 진지하게 평가해주지 않았죠. ‘통속문학을 하는 사람들’ 취급을 받았기 때문에 오히려 미스터리 작가들끼리 사이가 정말 좋았어요. 상하관계가 위계적이지도 않았고 후배들이 자신들처럼 아픈 경험을 하지 않도록 많이 도와줬어요.”
선배들의 응원 속에 일할 수 있었던 지난날을 “행복했다”고 회상하는 미야베씨. 미스터리 작가들 간의 강한 결속력과 서로의 지지가 일본 미스터리 문학의 빠른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