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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둘 달린 새

작성자평상심|작성시간19.12.04|조회수62 목록 댓글 2

머리 둘 달린 새
승인 2007.06.09 09:05
김 문 수 논설위원ㆍ소설가

아득한 옛날, 설산(雪山, 히말라야)에 몸통은 하나고 머리는 둘인 새가 살았다. 두 머리 중 하나는 ‘우바카’, 다른 하나는 ‘가루라’라는 이름이었다. 이 두 머리는 잠자는 시간이 서로 달랐다. 가루라가 잘 때는 우바카가, 우바카가 잘 때는 가루라가 깨어 있는 것이다.

가루라가 깨어 있던 어느 때 갑자기 인 바람 때문에 바로 앞에 서 있던 마두(摩頭)나무 꽃 한 송이가 떨어졌다. 그 꽃은 사람들이 식용으로 하여 건조시키면 건포도처럼 되어 썩 맛이 좋았다. 그러므로 부리 가까이 떨어진 마두 꽃을 보며 가루라가 혼자 말했다.

‘우바카’와 ‘가루라’의 설화

“내가 이 꽃을 혼자 먹어도 뱃속에 들어가면 나는 물론이려니와 우바카도 힘이 솟고 갈증을 면하게 될 거야.”

가루라는 우바카를 깨우지 않고 혼자 그 꽃을 먹었다. 한참 뒤 잠이 깬 우바카는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는데도 배가 든든하고 입에서 향내까지 났으므로 이상하게 생각하고 가루라에게 물었다. “나 자고 있을 때 무얼 먹었니? 참으로 마음이 편안하고 정신이 맑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명랑해.”

가루라는 그 동안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들려주었다. 그러자 우바카가 화를 벌컥 내며 말했다. “네 세 치 혀만 생각하고 혼자서만 맛있게 먹었단 말이지. 정말 분하다!” 이렇게 모질게 쏘아붙이고 나서도 분이 삭지 않은 우바카는 독한 생각까지 품었다. “앞으로 먹을거리가 생기면 그게 독이 든 것이라도 몰래 먹고서 가루라 녀석을 혼내 주겠어!”라고.

얼마 뒤, 그날도 머리 둘 달린 새는 여러 산골짜기와 냇가로 다니느라 피곤해지자 한 꽃밭에 내려앉아 쉬었는데 그 때는 가루라가 잠잘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바로 우바카 머리 앞에 독초가 있었다. 우바카는 옳거니 하고 그 풀을 잔뜩 쪼아 먹었다. 그러자 이내 배가 뒤틀리고 토악질과 설사를 하게 되었다. 그 바람에 잠을 깬 가루라는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매던 끝에 간신히 약이 될 만한 풀을 찾아 먹어 그 즙을 입에 가득 물고 목으로 넘기기도 했다. 그런 보람이 있어 가까스로 몸을 추스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바카는 부리며, 목구멍이 부르트고 헐어 고생하다가 결국은 죽고 말았다.

가루라는 할 수 없이 “어리석은 자와 함께 하면 자신이 해로울 뿐 아니라 남에게도 큰 해를 끼치게 되네”라고 탄식하며 할 수 없이 죽은 우바카를 목잘라 버리고 멀리 날아갔다. 이 한 편의 서글픈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는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필자가 첨삭, 윤독한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 설화를 끝내고 “그 때의 가루라는 나요 우바카는 데바달다다”라고 말씀하셨다. 데바달다는 가비라국 곡반왕(斛飯王)의 아들로 아난의 형이며 부처님의 종제(從弟)로 이양(利養)을 위해 삼역죄(三逆罪)를 지었으므로 살아서 지옥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본생 설화(本生說話)에 자주 등장한다.

‘아픈 6월’에 되새겨봐야

널리 알려진 대로 본생설화는 부처님의 전생(前生)을 묘사한 것으로 그 내용은 위로 불도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여 권선징악 행을 실천케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긴 하지만 일제 식민지에서 헤어나자마자 조국이 남과 북으로 분단된 엄청난 비극적 역사와 6.25전쟁 그리고 그로 말미암은 무수한 원혼을 진혼키 위한 현충일이 들어 있는 아픔의 계절, 6월을 맞은 우리에게 있어 머리 둘 달린 새의 본생설화는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 크다 아니할 수 없다.

[불교신문 2334호/ 6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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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유마암 | 작성시간 19.12.05 오래된 기억의 창고를 들어가 봅니다
    본생기, 자타카는 부처가 되기 전에 전생에서 그런 수많은 공덕을 쌓았다는 사례를 수록한 책으로 한국판이 14권,
    이야기는 토끼의 간을 취하려는 거북이 토생전 원형,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한뿌리의 양파'의 원형인 '한줄의 거미줄' 같은, 2000여년 전 인도 설화의 보고랍니다
  • 작성자유마암 | 작성시간 19.12.05 나의 자의적 해석은 내 안에 선과 악이 공존한다, 선업을 쌓으면 선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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