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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 Beloved / 토니 모리슨 / 최인자 / 문학동네

작성자평상심|작성시간20.09.02|조회수167 목록 댓글 0

빌러비드 Beloved / 토니 모리슨 / 최인자 / 문학동네


1856년 1월, 켄터키 주의 노예였던 마거릿 가너는 『빌러비드』의 주인공 세서처럼 임신한 몸으로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얼어붙은 오하이오 강을 건너 신시내티로 도망쳤다. 그리고 그녀의 삼촌이자 노예 출신인 조 카이트의 집에 몸을 숨겼다. 하지만 추격에 나선 노예 사냥꾼과 보안관들이 집을 포위해 끝내 붙잡힐 지경에 처하자, 그녀는 자식을 노 예로 살게 하느니 차라리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결심했다. 그리하여 두 살배기 딸을 칼로 베어버리고 다른 자식들도 죽이려고 했지만 실패한다. 이후에 마거릿 가너는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되었고,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보통 도망노예에 대한 재판이 단 하루면 끝나는 데 반해 이 재판은 이례적으로 길어졌는데, 그녀의 행동에 대한 인간적 이해나 연민 때문이 아니라, 마거릿 가너를 '사람'으로 인정하여 딸을 죽인 살인죄로 기소할 것인가, 아니면 1850년에 발효된 도망노예법에 따라 단순히 잃어버린 재산으로 취급하여 무죄방면할 것인가 하는 논쟁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참으로 역설적인 일이지만 마거릿 가너의 변호사는 그녀를 살인죄로 재판해줄 것을 강력히 주장했고, 가너 역시 자신의 행동을 그저 이성이 없는 노예의 미친 짓으로 여기고 관대히 넘기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마거릿 가너는 한 명의 자유로운 '인간'으로 재판받지 못하고 노예로 생을 마쳤다. - 해설


토니 모리슨이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의 사건이다.


한 여자아이가 세서가 사는 124번지에 온다. 이름은 빌러비스beloved. 어머니에 의해서 어머니의 품 안에서 죽임을 당한 여자아이가 있는데, 그의 묘비석에는 Beloved라 씌어있고, 그의 어머니 이름은 세서이다. 켄터키의 마거릿 가너는 노예로 생을 마쳤으나 소설의 세서는 자유인이다.


흑인 노예를 다룬 많은 이야기나 영화를 적지 않게 접했지만, 검은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종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다르다.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직립보행하고 말을 할 줄 아는 동물과 인간의 사이 어디쯤 위치한 생물로 백인에게 취급당하는 사람들의 삶을 다룬 소설이다. 그리고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고 있다.


작가 토니 모리슨에 대해 구글링을 하다가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그의 말을 접했다. 사랑을 다루는 많은 이야기가 있으나, 사람이 없는 경우는 허다하다. 정의를 이야기하는 곳에 역설적으로 정의가 없다고 하듯, 청교도들이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로 본토를 떠나 어렵게 도착한 땅에서 그들은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사람"은 챙기지 못한 것이다.


세서와 마찬가지로 베이비 석스의 인생에서도 남자와 여자는 체스판의 말처럼 이리저리 옮겨졌다. 베이비 석스가 사랑했던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그저 알고 지낸 사람까지도 죄다 도망치거나 교수형을 당하지 않으면 다른 집에서 빌려가거나 임대되거나 팔려가거나 다시 사오거나 비축되거나 저당잡히거나 상으로 주어지거나 도난 당하거나 잡혀갔다. 결국 베이비는 자식이 여덟 명이었고 아이 아버지가 여섯 명이었다. 46


검은 남자는 일하는 도구에 불과하고 검은 여자는 그 도구를 생산하는 어떤 것이나 다름없다. (좋은 주인을 만난) 베이비 석스는 그의 아들이 어머니의 몸값을 지불하여 자유의 몸이 되고, 또 다른 좋은 백인을 만나 124번지의 집도 빌리게 된다. 그래서 석스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었을까? 


그녀는 삶을 정화하라든가,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이 땅의 축복받는 존재라든가, 세상을 물려받을 온유한 존재라든가, 영광을 누릴 순결한 존재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은총은 오직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은총뿐이라고 말했다. 은총을 볼 수 없다면, 누릴 수도 없다고. ······· 상상이든 실제든, 은총 따위는 없었다. 햇살을 받으며 공터에서 춤을 춰도 그 사실을 바꿀 수는 없었다. 며느리가 그 집에 도착한 지 불과 이십팔 일 만에 그녀의 믿음과 사랑, 그녀의 상상력과 위대하고 커다랗고 늙은 심장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148 ··· 150


스위트 홈에 학교 선생이라는 자가 관리인으로 들어오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노예들은 목숨을 건 탈출을 계획한다. 베이비 석스의 124번지 집에 농장을 탈출한 며느리 세서가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 노예 사냥꾼과 보안관이 들이닥치고 급기야 사단이 일어나고 만다.


동네 사랑방이나 마찬가지였던 124번지에는 찬 바람만 불고, 성녀로 추앙받던 베이비 석스가 세상을 등진 후에는 유령이 거하는 집으로 전락하고 만다. 스위트 홈에서 함께 했던 세서 남편 친구 폴 디의 출현으로 집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만 같다가 의문의 빌러비드가 집을 찾아오면서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세서는 빌러비드가 자신이 죽인 딸의 환생이라고 굳게 믿고 빌러비드는 보상을 받으려고 끊임없이 세서의 정신과 육체를 갉아 먹는다.


동네 사람들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124번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을 때 우연하게 집주인이자 세서를 감옥에서 구해준 보드윈을 노예 사냥꾼으로 착각하고 헤치려고 한다. 그때 빌리버드는 홀연히 사라진다.


큰 줄거리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고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사람의 피부를 묘사하면서 "복숭아씨 같은 피부"라고 말하는 것은 처음 접했다. 세서는 자기의 등에서 나무가 자란다고 묘사한다. 처음에는 무슨 말일까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패이고 깎이고 너덜너덜한 그녀의 등을 상상해 볼 수 있다.


하늘이 별들의 무게로 약해져 친근하게 다가오는 밤에도, 그것을 사랑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437


"세서, 당신과 나, 우리에겐 어느 누구보다 많은 어제가 있어.이젠 무엇이 됐든 내일이 필요해"

"당신이 당신의 보배야, 세서. 바로 당신이." - 445


이 소설 말미에 작가가 아래와 같이 여러 번 언급한다, 전할만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그것은 전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전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것은 전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동명의 영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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