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말을 들어라#
범저(范雎)는 중국 전국시대 진(秦)나라의 명재상으로, '멀리 있는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한다'는 원교근공(遠交近攻) 책략으로 진나라 천하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그런데 천하의 범저도 전문가에는 당하지 못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그게 바로 활과 관련한 것이다 범저의 일화 중 '활(弓)'과 관련된 이야기는 주로 중국 고전인 《사기(史記)》 <범저채택열전>과 《한비자(韓非子)》에 등장하는데 범저가 활을 만드는 장인에게 활의 제작과 시위를 거는 과정에 대해 훈수를 두었으나, 결국 활이 부러졌다는 것...
또 사마천의 《사기(史記)》 열전 제16편인 〈평원군·우경 열전(平原君虞卿列傳)〉에 등장하는 우경(虞卿)은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뛰어난 정치가이자 탁월한 혜안을 지녔던 유세객(遊說之士)으로 짚신을 신고 우산을 멘 초라한 차림으로 조나라의 효성왕을 찾아가, 단 두 번의 만남 만에 정치를 총괄하는 상경(재상)의 자리에 오른 극적인 일화의 주인공인데 집짓는 장인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 말대로 집을 지을 것을 고집했다가 결국 집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뛰어난 언변가라 할지라도 자신이 직접 다루지 않는 전문 분야의 기술과 현장 실무를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경고하는 내용이다.《한비자》에서 활을 부러뜨리는(절궁·折弓) 것은 군주가 실제 정치술과 제도를 다루는 실용적인 방법을 모르고, 그럴싸한 말만 늘어놓는 변설가들의 말만 믿다가 결국 나라의 근간(집과 활)을 망치는 것을 비유합니다. 정리하자면, 범저와 활의 이야기는 리더의 올바른 태도와 말재주에 현혹되지 않고 실용과 전문성을 중시해야 하는 가치를 일깨워주는 고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