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뒤에 건너온 그림 한 장
오늘 아침 페이스북을 보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30년 전 중국 소주대학 교환교수 시절 알게 된 미국인 지인, 닥터 메리 조 클라크가 공유한 그림 한 장 때문이었다.
손주를 돌본 조부모의 이야기였다.
딸이 물었다.
“애는 어땠어?”
“아주 좋았어.”
“떼쓰진 않았고?”
“전혀.”
“안 된다고 했을 때도?”
그러자 조부모가 대답한다.
“사실 우리는 안 된다고 한 적이 없단다.”
읽으며 웃음이 났다.
부모와 조부모의 차이를 절묘하게 보여 주는 유머였다.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며 “안 돼”를 말한다.
조부모는 아이와 함께 있는 현재를 생각하며 “그래”를 말한다.
젊은 날에는 가르치려 하고, 나이가 들면 품으려 한다.
짧은 그림 한 장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오랜 경험이 녹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림을 읽고 웃다가 문득 닥터 클라크가 떠오른 것이다.
1996년과 1997년.
소주대학 게스트하우스.
나는 2층에 살았고 그녀는 3층에 살았다.
깊은 교류가 있었던 사이는 아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가끔 페이스북에서 소식을 보는 정도이다.
그런데도 그 그림을 읽다 보니 그림보다 먼저 그녀가 떠올랐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그림이 좋아서 닥터 클라크를 떠올린 것일까.
아니면 닥터 클라크가 공유했기에 그림이 눈에 들어온 것일까.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모르듯 나 역시 알 수 없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좋은 글과 한 사람이 함께 내 마음에 들어왔다는 사실이다.
생각해 보면 사람의 삶은 이런 식으로 이어진다.
이름 모를 누군가가 그림을 만들었다.
닥터 클라크가 그것을 좋게 여겨 공유했다.
나는 그것을 읽고 웃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마음이 다시 닥터 클라크에게 닿기를 바라고 있다.
원작자에서 닥터 클라크로,
닥터 클라크에서 나에게로,
그리고 다시 나에게서 닥터 클라크에게로.
마음은 그렇게 건너간다.
문득 얼마 전 탐구했던 「양자의 흔들림」이 떠올랐다.
과학은 중첩과 얽힘을 말한다.
그러나 삶은 오래전부터 그것을 다른 말로 불러 왔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기억,
인연,
그리고 이어짐.
30년 전 소주의 기억은 이미 지나간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그림 한 장이 그 시간을 다시 불러냈다.
그림도 좋았고,
그 그림을 공유한 사람도 좋았다.
그리고 그 둘이 함께 내게 건너왔기에 더욱 좋았다.
오늘 아침 나는 그림 한 장을 보았다.
그러나 그 그림은 단지 그림 한 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30년의 세월을 건너온 기억이었고,
사람이었고,
마음이었다.
사람은 사람으로 이어지고,
글은 글로 이어진다.
그러나 때로는 한 사람을 통해 한 글이 살아나고,
한 글을 통해 한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
오늘 아침이 바로 그랬다.
지금 내 마음이 닥터 클라크에게도 닿기를 바란다.
당신이 공유한 그림 한 장이 한국의 옛 이웃을 웃게 했고,
생각하게 했으며,
감사하게 했다고.
오늘 아침 나는 그림 한 장을 보았다.
그 그림은 나를 웃게 했고,
생각하게 했고,
30년 전 소주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다시 깨달았다.
사람은 그렇게 이어진다는 것을.
Dear Dr. Clark,
The picture you shared this morning traveled farther than you may imagine.
It reached an old friend in Korea, bringing back memories of Suzhou and reminding him that people remain connected across time.
Thank you.
📌(2026.06.23 07:13) 30년 뒤에 건너온 그림 한 장 南田(李榮) 인공지능AI 첸 활용 정리: 사람은 사람으로 이어지고 글은 글로 이어진다. 그러나 때로는 한 사람을 통해 한 글이 살아나고 한 글을 통해 한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 14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