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음악회 감동적이었다는 디데이님들의 글을 보니 문득 떠올랐습니다.
2년 전 이맘때... 둘째가 드럼동호회에서 하는 작은 발표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어요.
어느 고즈넉한 고택 마당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가 저는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날의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드문드문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 고택 뒷쪽으로 보이는 흔들리는 초록색 대나무들...
그리고 음악....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던 시간이었지요...
참가자들이 대부분 어르신들이었는데 잘하시는 분들과... 선생님의 지도와 함께 한마디 한마디 천천히 하시던 분들...
그저 떨린다며 멀뚱멀뚱했던 우리 둘째...
선생님의 연주에 다같이 즐거운 모습으로 노래 부르시던 모습들...
저에게는 참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곳에 다시 한번 더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늘아래 어딘가 걸터앉아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가수님 노래 실컷 듣다 오고 싶어요.
그날 깨달았어요. 악기의 악자도 배운 적 없던 제가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배우고 싶은 악기를 하나 골라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은 꼭 연주해야봐야겠단 생각.....
그러고보니 최근 2년이라는 시간이 저에게 많은걸 깨닫게 한 것 같네요..
새로운 직장, 새로운 업무에 매일매일 버텨내는 시간들을 보냈고,
어느날 갑자기 모든걸 잃어버린 후 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안하고 살았구나를 깨달으며 많이 우울해했고,
갑작스런 수술과 아팠던 시간들...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던 현실에 많이 지쳐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가수님을 알게 되었네요....... 글 적은 적도 있지요... 가수님 노래 듣고 펑펑 울었었다고.....
가수님을 보러 콘서트도 가보고 먼길도 가봅니다... 올해 팬캠프에 참여했더라면 더없이 좋았을텐데요...ㅎㅎㅎ
가수님을 위해 뭔가를 배우고 만들면서 팬심 가득한 저와 첫째, 질투 가득한 둘째는 오늘도 토닥토닥 싸우며 살아갑니다.
1년 전 문화센터 저녁반에 기타 수업이 있다는걸 알았어요... 그제서야...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왔겠지요....
1주일에 한번이지만.. 방학도 있지만... 굳은 손가락 펼쳐가며... 닿지도 않는 기타 코드를 잡겠다며.. 끙끙대고 있지요...
그저 쉬운 코드 잡아가며 (멜로디는 시도조차 못하지만....) 반주하는게 겨우 다지만... 아직도 제대로 치는 노래 한 곡 없지만...
제 꿈은 가수님 노래로 아들과 같이 연주하는 것이지요. 둘째가 <사랑 참> 연주 이후.. <별이 될께>를 연습하고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She's gone>까지만 해보겠대요...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악보를 구해다가 기타 선생님께 쉬운 코드로 변경해달라고 부탁드려 받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머문 기억이 보낸 편지>가 젤 좋아서... 그악보도 구해놨어요.....
그런데 둘째가... "엄마 나랑 할려면 10년 걸려..." 라고 바로 저의 꿈을 깨트려버렸어요...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저는 기타를 배우고 있고 수채화도 배우고 있고... 가수님을 위해서 안되던 코바늘로 블랭킷도 완성했어요...^^
너무너무 초보인데... 꽃다발 가득 안겨드리고 싶은데.... 팬캠프도 못가는데..... 진짜 볼품없지만... 한달을 한땀한땀...
떴어요...... 펼치면 블랭킷, 접으면 꽃다발 컨셉이 마음에 들어 무작정 시작했다 식겁(?)했어요..ㅋㅋㅋㅋㅋ
꽃다발보단 블랭킷으로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서 포장도 간단히 했어요~ (해바라기 엽서 그림도 제가 그렸어요~)
첫째 민준이가 잘 전달했기를 바래봅니다. 팬캠프에 참여한 민준이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지만 참겠습니다....
하... 진짜.. 민준이도 가수님을 자기 눈에만 마음에만 담아왔더라구요....ㅎㅎㅎㅎㅎ 저는 그저 웃지요.......
두둥...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한땀한땀 확인하고 뜨느라 시간도 오래 걸렸는데... 둘째가 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 손 아프다면서 그만해. 가수님한테 그걸 왜 줘? 가수님은 좋겠다. 아들한텐 안해주는데!!" 그렇게 화만 내다가...
완성된 블랭킷을 들어보며..." 엄마, 이거 딱 내 사이즈야..."라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근데 엄마가 이거 2개는 못만들 것 같아....너무 어려워...."라고 얘기하는 순간...
"엄마, 나는 엄마 아들이야!! 나는 엄마를 위해서 가수님 노래 연주도 했어~"라고 하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ㅠ
저는 또다시 실을 주문해야만 했습니다.... 가수님 질투하는 아들 덕분에 저의 밤뜨개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그래도 가수님꺼 한번 해봤다고.. 잘되어가고 있습니다. 기본 원형은 1주일만에 완성했지요.
뭔가 더 퀄리티가 있어보이고 뿌듯한 느낌에...
"와... 이걸 가수님 드렸어야 하는데... 와.... 여러가지 꽃들을 떠서 드렸어야 했는데..."라고 혼잣말을 하는데..
갑자기 등줄기가 차갑다는 걸 느껴......... 뒤돌아보니........
게임하던 둘째의 눈에서 레이저가 뿜어져 나오는걸 봐버렸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내꺼야. 가수님 주지마!! 대신 꽃은 동서남북 2개씩 8개만 해 엄마 힘드니까... 가수님한테 한 해바라기는 꼭 넣고!!"
가수님, 저 너무 힘들어요..... 이렇게 아들 눈치를 봐가면서 가수님 좋아할 수 있을까요??ㅠㅠㅠㅠ
팬심으로 시작돼 아들의 질투로 이어지는 저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항상 가수님에 이어 아들로 이어집니다.
이로써, 저희 집 평화협정이 체결됩니다...!!!
그래도... 둘째도 나름 저에게 기쁨을 줍니다.
어저께는 학교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로 마우스패드 만들기 했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이녀석... 떡하니.. 가수님 사진을 넣어 만들어왔어요. 갑자기 머릿속에 D, K 문자가 떠오르더래요.....
해상도랑 사진크기 조절하는거 힘들었고 친구들이 누구냐고 해서 부끄러웠단 얘기도 하면서요....ㅋㅋㅋㅋㅋ
제가 꺅~~~~~하고 소리질러 줬더니 어깨가 또 올라갔어요... 형아가 탐냈지만... 제껍니다....
오늘도 저와 아들들은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별이 될께>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너무나 긴 글이 돼버렸습니다...........
항상 오늘도 응원합니다. 가수님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