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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촌국민학교

작성자류삼곤 (병179기)|작성시간26.06.23|조회수9 목록 댓글 0

유난히도 추억거리가 많았던 유월입니다

교정에 대한 어릴 적 추억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살구나무, 보리밭, 검정고무신, 술래잡기, 짝궁 순이, 짝사랑 여선생님

모두가 꽁꽁 숨어버린 우리네 추억거리들

지금의 유월과는 다른 옛 유월의 모습들

손에 잡힐듯한 옛 유월의 기억들이 참 그립습니다

시인이 그려놓은 단촌국민학교 모습으로

까마득히 달아나버린 옛 유월의 추억들

하나, 둘 떠올려 보는

행복한 하루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유로운 화요일 되십시오!

 

단촌국민학교 / 김용락

 

뿔새가 서편 하늘에 수를 놓으면

은버드나무 그늘이 교정을 안개처럼 하얗게 덮고

 

계단 밑의 살구나무가 신열을 앓듯이

살구꽃 향기를 보리밭으로 흘려 보내던 단촌국민학교

 

콧수건을 접어 훈장처럼 가슴에 달고

땡땡땡 사변 때 포탄껍질로 만든

쇠종소리에 발도 맞추면서

검정고무신에 새끼줄을 동여매고

공차기도 하고

 

달빛과 어우러져 측백나무 울타리 밑을 기어 다니며

술래잡기도 하던 내 유년의 성터에서

모두들 어디 갔을까

이젠 모두들 어디 갔을까

 

장다리꽃처럼 키가 껑충하던 첫사랑 내 여선생님도

샘이 유난히 많던 짝꿍 순이도

손풍금소리에 맞추어 울면서 어머님 은혜를 따라 부르시던

백발의 울보 교장선생님도 이젠 없는

흰구름만 둥실 떠가는 단촌국민학교

 

모두들 어디로 숨어버렸을까

 

20년 만에 서본 운동장은 텅 비어 쓸쓸하고

호루라기 소리에 맞추어 물개구리처럼 뛰고 배우던

우리들의 학습

 

그 싱싱하고 물빛으로 반짝이던 희망의 이름들

자유, 진리, 정의, 민족, 평등, 민주주의, 사랑, 평화

그 이름들이 아직도 교정 구석구석에 남아 있을까

 

손때 묻은 책상에서 어린이들은 여전히 꿈을 가지고 그 이름들을

쏭알쏭알 외면서 푸른 하늘을 향해 그들의 키를 쑥쑥 키울까

 

추억과 현실의 단촌국민학교

그립고 아름다운 내 사랑의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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