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과 노장 사상
『역전』과 노장
『한서』『예문지』에 "역의 이치는 매우 심오해서, 사람으로는 세 성인의 손을 거쳤고, ..."라는 기록이 있는데, 考證에 의하면, "세 사람의 손을 거쳤다"는 말은 잘못된 것 같다. 『역경』의 저술 시대를 주초로 실증하였고, 『역전』의 창작 연대는 『역경』보다 훨씬 뒤라는 점에 일치하고 있다.
『역전』은 十翼이라고도 하며, 공자의 작품으로 보았으므로, 역전 10편 사이에 창작의 선후가 문제 될 수 없었다. 그러나 구양수부터 현대까지 연구를 통해 『역전』도 한 사람이 한 시대에 쓴 것이 아니라, 다른 시대에 다른 사람들이 쓴 것을 모은 것이다. 이처럼 『주역』을 연구할 때는 경과 전을 구분해서 보아야 할뿐만 아니라, 『역전』의 十翼 자체도 각기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 『단전』의 특징을 살펴보면
1. 『단전』의 천도관은 도가 사상이 중심이다
『단전』은 『역전』가운데 가장 체계적이기 때문에 『주역』을 연구하는 학자들로부터 중시되어 왔다. 『단전』은 맹자와 순자사이, 즉 전국 중기 이후에 저술된 것이다.
『단전』이 『주역』의 괘의를 해석한 것이기는 해도 독자적인 사상 체계가 있고, 그 독특함과 완정성은 학계에서 공인하듯이 『주역』본경을 넘어서고 있다.
『단전』을 유가의 저작으로 보는 이유는,『단전』에 유가 사상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경지 선생은 다음과 같은 예문을 제시하고 있다.
"대자연이 운행되는 신묘한 법칙을 보니 사 계절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전개되는 이치를 알겠다. 성인이 대자연의 신묘한 운행법칙을 모범으로 해서 천하를 교화하니 만백성들이 순순히 따른다."
"천지는 만물을 기르고 성인은 현자와 만민을 기른다."
"한 집안사람은, 여자는 안에서 정당한 자리를 잡고 남자는 밖에서 정당한 자리를 잡는다. 남녀가 모두 제자리에 있는 것이 천지의 도리이다. 한집안 사람가운데 엄정한 수장이 있으니 부모를 말한다. 아비는 아비의 일을 다하고,... ... 아내는 아내의 직분에 맞게 행한다.... ... 집안이 제대로 도를 지키면 천하는 안정된다."
"'왕이 미덕으로 선령을 감동시킴으로서 묘제를 보존한다'고 하는 것은 효성과 정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탕왕과 무왕의 혁명은 하늘과 사람의 바람에 순응한 것이다."
"성인은 음식을 잘 만들어 하늘에 제를 올리고, 아주 많은 음식으로 성현들을 봉양한다."
"왕이 밖에 있다 하더라도 장자가 있어서 종묘 사직을 지키고 제주가 될 수 있다."
이경지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사와 효성과 정성은 유가사상이다. 탕왕과 무왕의 혁명이 하늘과 사람의 바람에 순응한 것이라는 관점은 맹자의 것이다. 세 번째 예문은 유가의 예교 윤리로서 여내남외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제가치국과 정교일치를 보이고 있다. 이 얼마나 분명한 유가 사상인가?"
. 그러나 풍우란 선생의 말처럼 "철학사에서 볼 때 『역전』의 중요한 점은 도덕적 교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우주관과 변증법 사상에 있다." 주백곤 선생도 역학 철학의 연구를 통해서 중국철학을 단순하게 "윤리형의 철학"으로 귀결시키는 관점에 반대하고 있다. 즉 우주관과 변증법 사상에 있어서 『단전』은 도가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
2.『단전』의 중심 사상 및 노자 사상과의 관계
『단전』사상과 도가의 관계에 대해서 풍우란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복괘의 단사를 보면 '회복이란 이치가 천지의 마음을 잘 체현하고 있다'는 구절이 있는데,...『노자』에도 '만물이 다 함께 발생하는 것을 통해 나는 그 회복의 이치를 본다'는 구절이 있다. 이 점을 볼 때, 『역전』과 노자는 매우 유사하다."
이경지 선생도 말하기를, "그러나 『단전』의 작자가 순수한 유가는 아니다.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은 그것에 의지해서 생겨나고, 그것이 대자연을 통솔한다.' '지극하구나 곤원이여! 만물은 그것에 의지해서 성장하고, 하늘의 뜻에 순종한다.' '비가 내릴 때마다 천둥 번개가 천지에 가득한 것이 마치 대자연이 만물을 처음 만드는 때와 같다.' 위의 예문들은 '자연주의 철학'에 속하는 것들이다. '천지는 사물의 본성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해와 달이 괘도를 벗어나지 않고 사 계절이 흐트려지지 않는다. 성인은 백성들의 마음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형벌이 적당해서 백성들이 앞을 다투어 따른다.'는 것은 '무위주의'이다. 총괄하면,『단전』의 작자는 도가의 영향을 받았다."
학자들은 『단전』에 끼친 도가 사상의 영향 정도를 가늠할 때, 이경지 선생처럼"어떻게 보면 많고 어떻게 보면 적다"고 한다. 이것은 『단전』가운데 윤리 도덕 방면을 지나치게 강조한 결과이다. 그러나 천도관이나 변증법 사상을 보면 『단전』이 도가 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저작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1) 만물 기원설
철학의 발생시기에는 만물의 기원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단전』에서는 주로 '건' '곤' 두 괘의 해석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건' '곤'의 단사를 보자.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은 이것에 의지해서 생겨나고 또 이것이 대자연을 통솔하는 구나. 구름이 덮이고 비가 내리어 각종 만물이 유포되고 형성된다. 찬란한 태양이 뜨고 지고, '건'괘의 육효가 때에 맞추어 조성되는 것이 마치 양의 기운이 때에 따라 여섯 마리의 용을 타고 대자연을 부리는 것과 같다.건도의 운행 변화는 각기 성명을 올바르게 하고 태화의 원기를 보전하며 이정하다."
"지극하도다. 곤원이여! 만물이 여기에 의존해서 성장하고 이것은 하늘의 뜻에 순종한다. 곤도는 두꺼워서 만물을 다 실을 수 있고 덕성은 넓어서 영원히 끊기질 않는다. 거기에는 거대한 빛이 들어있고, 만물이 그것을 자양분으로 누린다."
『단전』의 작자는 만물의 성명이 건원에서 비롯되고, 그 생성은 곤원의 작용에 의존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만물의 기원과정에서 건원과 곤원의 작용이 같지 않다. 구체적으로 말해, 건은 만물을 발생시키지만 곤은 만물을 이루고 성장시킨다. 이것이 바로 [계사전]에서 "건의 작용은 태초에 시작을 체현하고, 곤의 작용은 만물의 성장을 체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과 곤의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만물은 처음 생겨날 때부터 성장하는데 까지 모든 과정이 양자의 배합을 통해서만 실현 될 수 있다. 그래서 『단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지가 교감해서 만물이 화육 생장한다."
"천지가 교합해서 만물을 기르니 도가 통창한다."
"하늘이 풀리고, 이 때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며,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릴 때, 백과 초목이 모두 싹을 티운다."
반대로 비괘 단사에서는
"천지가 교합하지 않으면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지 못한다."
만물의 기원 문제에 있어서 『단전』의 관점은 자연주의적일 뿐아니라 신비주의 색채가 없음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노장의 자연주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천에 관한 유가의 관념은 주재적이다. 풍우란 선생은 『논어』와 『주역』의 '천' 관념이 다른 것을 가지고 『역전』이 공자의 작품이 아님을 증명하였다.
『단전』의 자연주의 철학은 노장과 유사하다. 노자는 중국 철학사에 있어서 '천' 개념을 자연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최초의 사람이다. 그 뿐 아니라, 천과 지는 여전히 만물의 생성자 이다. 『노자』1장과 4장을 보면 이 점을 알 수 있다.
"무는 천지의 시작이고, 유는 만물의 근원이다."
"천하의 만물은 유에서 생기고 유는 무에서 생긴다."
이 문장을 보면, 천지가 만물을 생성하는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다. 사실 노자가 말하는 '유'란 천지를 가리키기 때문에, '유가 만물의 근원'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 천지가 만물을 생성한다는 뜻이다. 이런 뜻에서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지는 무엇을 특별히 편애하지 않는다. 만물을 그저 짚으로 만든 개를 보듯이 자연적으로 생장하도록 내버려둔다..... 천지 사이는 마치 풀무와 같구나! 비어 있지만 고갈되지 않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온갖 사물이 생겨난다."
『장자』[달생]에서는 '천지는 모두 만물의 부모이다."고 함으로써 이런 의미를 더욱 직접적으로 나타내었다.
(2) 자연 순환론
『단전』의 작자는『역경』에 있는 변화의 사상을 잘 발휘하고, 세계 만물을 변화하는 과정 속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며, 이런 변화를 생겨났다가는 사라지고 찼다가는 비는 과정으로 개괄하였다.
"풍은 수확이 크다는 의미이다.... 태양은 하늘 가운데 떴다가는 서쪽으로 기울고 달은 찼다가 이지러진다. 천지 대자연은 꽉 차기도 하고 텅 비기도 하는데, 모두 일정한 시간에 따라 소멸과 생장이 교체된다. 그런데 하물며 사람이나 귀신이라면 어떻겠는가?"
"박은 벗겨낸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변화시키는 것이다......군자는 항상 소멸과 생장이 교체되고 꽉 찼다가는 텅 비는 원리를 숭상한다. 이것이 대자연의 운행 법칙이기 때문이다."
"던다.... 강한 것을 줄이고 부드러움을 더하는 것이 때에 맞다. 사물의 덜고 더하는 것이나 차고 비는 것이 때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이것도 다시 말하면, 천지 만물이 차고 비며 생장하고 소멸하는 것이 시간의 추이에 따른 자아 과정이라는 것이다. 『단전』에서는 꽉찼다가는 텅비고, 생장 소멸하는 이러한 과정들을 끝없는 순환으로 이해한다.
"'먼저 갑일 전 삼일의 일을 생각하고 나중에 갑일 후 삼일의 조치를 생각한다'는 것은 사물은 끝나면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것이 대자연의 운행 법칙이다."
"끝나면 바로 시작이 있다."
"천행이란 천도라는 뜻이고 바로 자연의 운행법칙을 가리킨다. 이 법칙은 무엇인가? 『단전』에서는 그것을 "끝나면 바로 시작이 있는 것"즉 시작과 끝이 순환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사상은 복괘에 가장 잘 표현되어 있다."
"'반복하고 형통한다'는 것은 양의 굳센 기운이 되돌아오고, 양의 기운이 움직여 순조롭게 운행됨을 설명한다. 그래서 '양의 기운이 들락날락하여 질환이 없고 강건한 친구가 찾아와도 해가 없다.' '반복하는 것에 일정한 법칙이 있는데, 7일이면 다시 회복된다.' 이것이 대자연의 운행 법칙이다. '앞으로 가는 것이 이롭다.'함은 양의 굳센 기운이 날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반복의 이치가 천지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단전』에서는 괘사 해석을 통해 '반복'을 천지의 본성으로 간주하고 있다. 고형 선생은 "가는 것이 있으면 돌아오는 것이 있고 왕복 순환하는 것이 천지의 중심 법칙이다"고 말한다. 『단전』의 '우주'에 관한 인식이 '순환론의 범주'임을 강조한다.
『단전』의 순환론은 『역경』과도 관련되지만, 노자로부터도 큰 영향을 받았다. 노자는 순환 운동을 '도' 운동의 근본 형태로 간주하면서, 25장에서 "쉬지 않고 순환 운행한다."하고 40장에서는 "순환하는 것이 도의 운동"이라고 명확하게 개괄하고 있다.
『단전』에서는 '始終'이라는 용어로 순환 왕복을 나타내는데 『노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끝을 낼 때도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신중하게 한다"이 외에, 『단전』이나『노자』에서 순환 운동을 모두 "사물이 극에 이르면 반드시 그 대립면을 향해 발전한다."는 원리에 입각해 있다. 『노자』에서는 "그것은 광대 무변해서 그침이 없이 멀리 운행되고, 그침이 없이 멀리 운행되므로 멀리까지 전개되며, 아주 멀리 전개되었다가는 근본으로 되돌아온다."하고, 『단전』에서는 "태양은 하늘 가운데 떴다가는 서쪽으로 기울고 달은 찼다가는 이지러진다."고 한다.
(3) 음양기화론
『장자』[천하]에서 "『주역』은 음양의 문제를 논한다."고 하지만, 『역경』에는 음양의 개념이 없다. 뒤에 와서 음양으로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을 해석하고는 있지만, 춘추 시대에 음양으로 『역』을 해석한 예는 없다. 자료에 의하면, 음양으로 『역』을 해석하는 현상은 전국시대에 나타난다. 『십익』에서는 음양으로 『역』을 해석한 예가 『단전』에 처음 나오는데, 태와 비괘를 해석할 때이다.
"'크고 통달함을 상징한다. 유약하고 작은 것이 밖으로 나가고 강대한 것이 들어오니 길하고 형통하다'고 하는 것은 천지가 교합하여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며, 군신 상하가 서로 교합하니 백성들의 마음이 한결 같음을 설명한다. 이때는 양이 안에 있고 음이 밖에 있으며, 굳건한 것이 안에 있고 유순한 것이 밖에 있다...."
"'가로막힌 사람은 도가 통하지 않아 천하가 이롭지 않으므로 군자는 바르고 굳셈을 지켜야 한다. 이때는 강대한 자가 밖으로 나가고 유약하고 작은 것이 안으로 들어온다'고 하는 것은 천지가 교합하지 않으면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지 못하고, 군신 상하가 서로 교합하지 못하면 천하에서 나라를 이루지 못함을 나타낸다. 이때는 음이 안에 있고 양이 밖에 있으며 부드러움이 안에 있고 굳센 것이 밖에 있고 소인이 안에 있고 군자가 밖에 있다.... "
『단전』에서는 음양이 바로 '건' '곤' 두 개를 가리킴을 알 수 있다.
『단전』에서 음양으로 『역』을 해석한 가장 큰 공헌은 바로 음양 두 기의 교감을 만물의 생성, 변화, 발전의 원인으로 본 점이다. '함괘'에서는 "함은 교감의 의미이다. 부드러운 기운은 위를 향하고 굳센 기운은 아래로 향하여 두 기가 감응을 일으켜 서로 관계를 갖는다....천지가 교감해서 만물이 생성 변화한다"고 한다. 풍우란 선생은 "여기서 말하는 두 기란 바로 음 양의 두 기이다."고 한다. 음양의 두 기가 교감하는 것을 『단전』에서는 '천지가 교감한다"는 말로 표현한다. 『단전』에서는 천지가 교합하면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고, 천지가 교합하지 못하면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러 번 말한다.
음양으로 『역』을 해석하는 『단전』의 전통은 도가와 관련된다. "『논어』와 『맹자』와 『중용』에는 음양설이 없다. 전국 중기 이전 노나라의 유학자들이 음양을 가지고 사물의 성질이나 변화를 설명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그런데 노자는 음양으로 자연 현상을 해석하는 전통을 계승하여 "만물은 음을 등에 지고 양을 향해 나아가며, 음양 두 기가 부딪혀 새로운 사물을 만들어 낸다"고 하고 장자는 더 명확하게 말한다. '사람이 음양과 갖는 관계는 부모와의 그것보다 더하다." 노장의 음양 기화 사상이 음양으로 『역』을 해석하는 이론의 근원이다.
(4)강유상제설
『단전』의 또 다른 특징은 '강유'의 개념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주역』 51괘에서 강유라는 개념을 써서 역을 해석하였음이 나타난다.
『단전』에서 강유는 괘상을 가리키기도 하고 효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괘상을 놓고 말한다면, 양괘가 강이고 음괘가 유이다. 예를 들면 "이는 음소한 자가 양강한 자의 뒤를 조심히 따르는 것이다." 효상을 놓고 말한다면, 양효가 강이고 음효가 유이다. 예를 들면 "둔은 강유가 처음 교합해서 무엇이 막 생겨날 때 아주 많은 힘이 든다는 것을 상징한다. "
『단전』에서 강유를 가지고, 『역』을 해석하는 것은 음양으로 해석하는 것 같이 도가의 전통에서 나온 것임이 분명하다. 강유를 비교적 일찍이 대칭해서 사용한 예들은 "굳셈도 드러내지 않고 약함도 보이지 않는다. 정책을 실행할 때 넓은 마음으로 한다." '세 가지 덕성, 첫째, 지나치게 곧음, 둘째, 지나치게 강건함, 셋째, 지나치게 유순함...지나치게 강건한 사람을 억제하고, 유순해서 가까이 할 만한 사람을 높인다." 여기서는 강유의 의미를 좁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강유로 사물의 성질을 설명한 것은 범려가 처음이다. "작전에는 불변하는 법칙이 없고, 적진 깊숙히 들어가서야 교전할 수 있다. 만일 적군이 강한 전술로 나오면 양기가 아직 다하지 않은 고로 잠시 그들을 무찌를 수 없다." 노자는 아주 보편적인 의미에서 강유를 말하고 있다. "유약한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 "이 세상에서 물보다 더 유약한 것은 없는데, 아무리 공격적이고 굳센 것이라도 그것을 이겨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무엇으로도 그것을 대신할 수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이치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몸이 유연하지만 죽으면 뻣뻣해진다. 나무도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게 구부려지지만 죽으면 뻣뻣하게 말라 버린다. 그러므로 견강한 것은 죽은 것에 속하고 유약한 것은 산 것에 속한다." 강유를 대립시켜 놓은 노자의 논술이 『역전』의 작자로 하여금 강유의 체계로 대립적인 괘상과 효상을 개괄하도록 자극한 것이 분명하다.
(5) 천지인 일체관
『사고전서 총목제요』에 보면, "역"은 천도의 원리를 추론해서 인간사를 이해하는 것"인데, 이것은 『단전』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천지는 상하로 떨어져 있지만 만물을 기르는 이치는 같고, 남녀도 서로 다르지만 서로 교합하고 싶어하는 뜻은 같다."
"천지의 변혁이 사계절을 이루고, 탕왕과 무왕의 혁명은 하늘과 사람의 바람에 순응한 것이다."
"천지는 사물의 본성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해와 달이 괘도를 벗어나지 않고 사계절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성인은 백성들의 마음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형벌이 투명하여 백성들이 앞을 다투어 따른다."
『단전』에는 천지인을 일체로 보는 사상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사상은 '겸괘' 단사에 아주 잘 드러나 있다.
"겸허하니 만사가 형통하다. 마치 천도가 밑으로 내려가 만물을 구제하지만 천체는 여전히 빛을 발하고, 지도는 아주 낮게 처신하지만 땅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는 것과 같다. 천도는 가득찬 것을 줄이고 겸허한 것을 보태며, 지도는 가득찬 것을 변화시키고 겸허한 것을 채우며, 귀신은 가득찬 것을 해치고 겸허한 것에 복을 내리며, 인간의 법칙은 가득찬 것을 싫어하고 겸허한 것을 좋아한다. 겸허한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올라 그 빛을 발하며, 낮은 자리에 처하더라도 사람들이 그를 넘어서지 못한다. 군자만이 이 겸허한 덕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
이 글을 『노자』와 비교해 보면 1. 가득찬 것을 덜고 겸허한 것을 보태는 천도, 지도, 인도는 『노자』에 나오는 '도'의 내용이다. "자연의 법칙은 어찌 활을 잡아당긴 것 같지 않겠는가? 현의 위치가 높으면 눌러서 낮추고, 현의 위치가 낮으면 들어 올려 높인다. 남으면 줄이고, 부족하면 보충한다. 천도는 남은 것을 줄이고 부족한 것을 보충한다. " '건괘'단사와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 2. 『단전』에서는 천지인을 통일된 관념으로 보는데, 『노자』25장에서 기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도가 크고 하늘이 크고 땅이 크고 인간 역시 크다. 우주에 네 가지 위대한 것이 있는데 인간이 네 가지 위대한 것 가운데 하나이다. 인간은 땅을 모범으로 삼고 땅은 하늘을 모범으로 삼고 하늘은 도를 모범으로 삼고 도는 자연을 모범으로 삼는다." 천지인이 모두 자연의 도에 통일되어 있다. 이것이 노자의 관점이다.
3. 『단전』의 우주관과 장자의 상통점
『단전』은 장자와 비슷한 점이 많은데, 개념에서 그렇다. '건괘' 단사를 보면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구름이 덮이고 비가 내리어 각종의 만물이 유포되고 형성된다. 찬란한 태양이 뜨고 지고, '건'괘의 육효가 때에 맞추어 조성되는 것이 마치 양의 기운이 때에 따라 여섯 마리의 용을 타고 대자연을 부리는 것과 같다. 건도의 운행 변화는 각기 성명을 올바르게 하고 태화의 원기를 보전하며 이정하다."
여기에 나오는 용어들은 『장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구름이 덮이고 비가 내리어"라는 구절은 『장자』[천도]편에 나온다. "해와 달이 비추고 네 계절이 운행되는 것이 마치 밤낮의 운행에 법칙이 있고 구름이 덮이고 비가 내리는 것과 같다.""각종의 만물이 유포되고 형성된다."는 구절은 [천지]편의 "원기의 운동이 잠시 멈춰서 만물을 낳고, 사물이 형성되면서 모양을 갖게 되는데, 이것을 형이라 한다."는 구절과 유사하다. '대명'이라는 용어는 『장자』[재유]편에 나오고, '종시'는 장자가 상용하는 개념으로 『장자』에서 모두 17번 나온다. 그 가운데, "하나가 끝나면 다른 것이 시작되고"나 "끝나면 다시 시작되고" "시작과 끝이 반복된다."등은 『단전』의 "하나가 끝나면 다른 것이 시작되는 것이 자연의 운행 법칙이다."나 "어느 것이 끝나면 다른 것이 시작된다."는 것과 글도 같고 의미도 같다. '성명'이라는 개념은 『논어』나 『맹자』에는 나오지 않지만,『장자』에서는 12번 나온다. 그 예는 "가장 올바른 것은 성명의 참된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이다"나 "성명은 네가 가진 것이 아니라 천지 자연이 맡겨 놓은 것이다"등이다. 특히 [지북유]편에 나오는 구절의 의미는 '건괘'단사인 "건도가 변화하여 만물 각각의 성명이 올바르게 된다"는 것과 같다. 또 '태화'는『장자』[천운편]에 나온다.
이상에서 '건괘'『단전』의 주요 개념이 『장자』에서 왔고, 『장자』를 통해야 『단전』을 잘 이해 할 수 있다. '건괘' 단사 외에도 『단전』에는 『장자』와 유사한 개념들이 많이 있다.
1. '천행'은 『단전』의 '고괘', '박괘'의 단사와 『장자』에도 여러 번 나온다.
2. '소식영허' '여시소식' '영허'도 『단전』과 『장자』에 함께 쓰인다.
『단전』와 『장자』에 나오는 개념들이 유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만일 『단전』이 『장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장자』가 『단전』의 영향을 받았다면 둘은 동일한 집단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4. 『단전』은 남인이나 직하의 학자들이 썼다.
『사기』[중니제자열전]에는 『역』을 공자가 노나라 상구에게 전하고, 상구가 초나라 간비자홍에게, 간비자홍이 강동사람인 교자에게 전했다는 기록이 있다. 고형 선생은 "『단전』에는 많은 운어가 있는데,..초사중의 굴송부 및 노장의 저서 가운데 나오는 운어와 아주 유사하다"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단전』저자를 남방 사람으로 단정할 수 있다. 사상적인 면에서, 노자는 진나라, 장자는 송나라 사람으로 모두 남방에 속한다. 그런데 『단전』은 노자 사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장자 사상과는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 이로써 『단전』의 작자가 남방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단전』에서 사용한 개념들을 근거로 『단전』은 맹자와 장자의 뒤가 되거나 혹은 『역전』이 직하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역전』과 노장
『한서』『예문지』에 "역의 이치는 매우 심오해서, 사람으로는 세 성인의 손을 거쳤고, ..."라는 기록이 있는데, 考證에 의하면, "세 사람의 손을 거쳤다"는 말은 잘못된 것 같다. 『역경』의 저술 시대를 주초로 실증하였고, 『역전』의 창작 연대는 『역경』보다 훨씬 뒤라는 점에 일치하고 있다.
『역전』은 十翼이라고도 하며, 공자의 작품으로 보았으므로, 역전 10편 사이에 창작의 선후가 문제 될 수 없었다. 그러나 구양수부터 현대까지 연구를 통해 『역전』도 한 사람이 한 시대에 쓴 것이 아니라, 다른 시대에 다른 사람들이 쓴 것을 모은 것이다. 이처럼 『주역』을 연구할 때는 경과 전을 구분해서 보아야 할뿐만 아니라, 『역전』의 十翼 자체도 각기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 『단전』의 특징을 살펴보면
1. 『단전』의 천도관은 도가 사상이 중심이다
『단전』은 『역전』가운데 가장 체계적이기 때문에 『주역』을 연구하는 학자들로부터 중시되어 왔다. 『단전』은 맹자와 순자사이, 즉 전국 중기 이후에 저술된 것이다.
『단전』이 『주역』의 괘의를 해석한 것이기는 해도 독자적인 사상 체계가 있고, 그 독특함과 완정성은 학계에서 공인하듯이 『주역』본경을 넘어서고 있다.
『단전』을 유가의 저작으로 보는 이유는,『단전』에 유가 사상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경지 선생은 다음과 같은 예문을 제시하고 있다.
"대자연이 운행되는 신묘한 법칙을 보니 사 계절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전개되는 이치를 알겠다. 성인이 대자연의 신묘한 운행법칙을 모범으로 해서 천하를 교화하니 만백성들이 순순히 따른다."
"천지는 만물을 기르고 성인은 현자와 만민을 기른다."
"한 집안사람은, 여자는 안에서 정당한 자리를 잡고 남자는 밖에서 정당한 자리를 잡는다. 남녀가 모두 제자리에 있는 것이 천지의 도리이다. 한집안 사람가운데 엄정한 수장이 있으니 부모를 말한다. 아비는 아비의 일을 다하고,... ... 아내는 아내의 직분에 맞게 행한다.... ... 집안이 제대로 도를 지키면 천하는 안정된다."
"'왕이 미덕으로 선령을 감동시킴으로서 묘제를 보존한다'고 하는 것은 효성과 정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탕왕과 무왕의 혁명은 하늘과 사람의 바람에 순응한 것이다."
"성인은 음식을 잘 만들어 하늘에 제를 올리고, 아주 많은 음식으로 성현들을 봉양한다."
"왕이 밖에 있다 하더라도 장자가 있어서 종묘 사직을 지키고 제주가 될 수 있다."
이경지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사와 효성과 정성은 유가사상이다. 탕왕과 무왕의 혁명이 하늘과 사람의 바람에 순응한 것이라는 관점은 맹자의 것이다. 세 번째 예문은 유가의 예교 윤리로서 여내남외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제가치국과 정교일치를 보이고 있다. 이 얼마나 분명한 유가 사상인가?"
. 그러나 풍우란 선생의 말처럼 "철학사에서 볼 때 『역전』의 중요한 점은 도덕적 교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우주관과 변증법 사상에 있다." 주백곤 선생도 역학 철학의 연구를 통해서 중국철학을 단순하게 "윤리형의 철학"으로 귀결시키는 관점에 반대하고 있다. 즉 우주관과 변증법 사상에 있어서 『단전』은 도가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
2.『단전』의 중심 사상 및 노자 사상과의 관계
『단전』사상과 도가의 관계에 대해서 풍우란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복괘의 단사를 보면 '회복이란 이치가 천지의 마음을 잘 체현하고 있다'는 구절이 있는데,...『노자』에도 '만물이 다 함께 발생하는 것을 통해 나는 그 회복의 이치를 본다'는 구절이 있다. 이 점을 볼 때, 『역전』과 노자는 매우 유사하다."
이경지 선생도 말하기를, "그러나 『단전』의 작자가 순수한 유가는 아니다.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은 그것에 의지해서 생겨나고, 그것이 대자연을 통솔한다.' '지극하구나 곤원이여! 만물은 그것에 의지해서 성장하고, 하늘의 뜻에 순종한다.' '비가 내릴 때마다 천둥 번개가 천지에 가득한 것이 마치 대자연이 만물을 처음 만드는 때와 같다.' 위의 예문들은 '자연주의 철학'에 속하는 것들이다. '천지는 사물의 본성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해와 달이 괘도를 벗어나지 않고 사 계절이 흐트려지지 않는다. 성인은 백성들의 마음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형벌이 적당해서 백성들이 앞을 다투어 따른다.'는 것은 '무위주의'이다. 총괄하면,『단전』의 작자는 도가의 영향을 받았다."
학자들은 『단전』에 끼친 도가 사상의 영향 정도를 가늠할 때, 이경지 선생처럼"어떻게 보면 많고 어떻게 보면 적다"고 한다. 이것은 『단전』가운데 윤리 도덕 방면을 지나치게 강조한 결과이다. 그러나 천도관이나 변증법 사상을 보면 『단전』이 도가 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저작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1) 만물 기원설
철학의 발생시기에는 만물의 기원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단전』에서는 주로 '건' '곤' 두 괘의 해석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건' '곤'의 단사를 보자.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은 이것에 의지해서 생겨나고 또 이것이 대자연을 통솔하는 구나. 구름이 덮이고 비가 내리어 각종 만물이 유포되고 형성된다. 찬란한 태양이 뜨고 지고, '건'괘의 육효가 때에 맞추어 조성되는 것이 마치 양의 기운이 때에 따라 여섯 마리의 용을 타고 대자연을 부리는 것과 같다.건도의 운행 변화는 각기 성명을 올바르게 하고 태화의 원기를 보전하며 이정하다."
"지극하도다. 곤원이여! 만물이 여기에 의존해서 성장하고 이것은 하늘의 뜻에 순종한다. 곤도는 두꺼워서 만물을 다 실을 수 있고 덕성은 넓어서 영원히 끊기질 않는다. 거기에는 거대한 빛이 들어있고, 만물이 그것을 자양분으로 누린다."
『단전』의 작자는 만물의 성명이 건원에서 비롯되고, 그 생성은 곤원의 작용에 의존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만물의 기원과정에서 건원과 곤원의 작용이 같지 않다. 구체적으로 말해, 건은 만물을 발생시키지만 곤은 만물을 이루고 성장시킨다. 이것이 바로 [계사전]에서 "건의 작용은 태초에 시작을 체현하고, 곤의 작용은 만물의 성장을 체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과 곤의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만물은 처음 생겨날 때부터 성장하는데 까지 모든 과정이 양자의 배합을 통해서만 실현 될 수 있다. 그래서 『단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지가 교감해서 만물이 화육 생장한다."
"천지가 교합해서 만물을 기르니 도가 통창한다."
"하늘이 풀리고, 이 때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며,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릴 때, 백과 초목이 모두 싹을 티운다."
반대로 비괘 단사에서는
"천지가 교합하지 않으면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지 못한다."
만물의 기원 문제에 있어서 『단전』의 관점은 자연주의적일 뿐아니라 신비주의 색채가 없음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노장의 자연주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천에 관한 유가의 관념은 주재적이다. 풍우란 선생은 『논어』와 『주역』의 '천' 관념이 다른 것을 가지고 『역전』이 공자의 작품이 아님을 증명하였다.
『단전』의 자연주의 철학은 노장과 유사하다. 노자는 중국 철학사에 있어서 '천' 개념을 자연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최초의 사람이다. 그 뿐 아니라, 천과 지는 여전히 만물의 생성자 이다. 『노자』1장과 4장을 보면 이 점을 알 수 있다.
"무는 천지의 시작이고, 유는 만물의 근원이다."
"천하의 만물은 유에서 생기고 유는 무에서 생긴다."
이 문장을 보면, 천지가 만물을 생성하는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다. 사실 노자가 말하는 '유'란 천지를 가리키기 때문에, '유가 만물의 근원'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 천지가 만물을 생성한다는 뜻이다. 이런 뜻에서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지는 무엇을 특별히 편애하지 않는다. 만물을 그저 짚으로 만든 개를 보듯이 자연적으로 생장하도록 내버려둔다..... 천지 사이는 마치 풀무와 같구나! 비어 있지만 고갈되지 않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온갖 사물이 생겨난다."
『장자』[달생]에서는 '천지는 모두 만물의 부모이다."고 함으로써 이런 의미를 더욱 직접적으로 나타내었다.
(2) 자연 순환론
『단전』의 작자는『역경』에 있는 변화의 사상을 잘 발휘하고, 세계 만물을 변화하는 과정 속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며, 이런 변화를 생겨났다가는 사라지고 찼다가는 비는 과정으로 개괄하였다.
"풍은 수확이 크다는 의미이다.... 태양은 하늘 가운데 떴다가는 서쪽으로 기울고 달은 찼다가 이지러진다. 천지 대자연은 꽉 차기도 하고 텅 비기도 하는데, 모두 일정한 시간에 따라 소멸과 생장이 교체된다. 그런데 하물며 사람이나 귀신이라면 어떻겠는가?"
"박은 벗겨낸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변화시키는 것이다......군자는 항상 소멸과 생장이 교체되고 꽉 찼다가는 텅 비는 원리를 숭상한다. 이것이 대자연의 운행 법칙이기 때문이다."
"던다.... 강한 것을 줄이고 부드러움을 더하는 것이 때에 맞다. 사물의 덜고 더하는 것이나 차고 비는 것이 때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이것도 다시 말하면, 천지 만물이 차고 비며 생장하고 소멸하는 것이 시간의 추이에 따른 자아 과정이라는 것이다. 『단전』에서는 꽉찼다가는 텅비고, 생장 소멸하는 이러한 과정들을 끝없는 순환으로 이해한다.
"'먼저 갑일 전 삼일의 일을 생각하고 나중에 갑일 후 삼일의 조치를 생각한다'는 것은 사물은 끝나면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것이 대자연의 운행 법칙이다."
"끝나면 바로 시작이 있다."
"천행이란 천도라는 뜻이고 바로 자연의 운행법칙을 가리킨다. 이 법칙은 무엇인가? 『단전』에서는 그것을 "끝나면 바로 시작이 있는 것"즉 시작과 끝이 순환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사상은 복괘에 가장 잘 표현되어 있다."
"'반복하고 형통한다'는 것은 양의 굳센 기운이 되돌아오고, 양의 기운이 움직여 순조롭게 운행됨을 설명한다. 그래서 '양의 기운이 들락날락하여 질환이 없고 강건한 친구가 찾아와도 해가 없다.' '반복하는 것에 일정한 법칙이 있는데, 7일이면 다시 회복된다.' 이것이 대자연의 운행 법칙이다. '앞으로 가는 것이 이롭다.'함은 양의 굳센 기운이 날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반복의 이치가 천지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단전』에서는 괘사 해석을 통해 '반복'을 천지의 본성으로 간주하고 있다. 고형 선생은 "가는 것이 있으면 돌아오는 것이 있고 왕복 순환하는 것이 천지의 중심 법칙이다"고 말한다. 『단전』의 '우주'에 관한 인식이 '순환론의 범주'임을 강조한다.
『단전』의 순환론은 『역경』과도 관련되지만, 노자로부터도 큰 영향을 받았다. 노자는 순환 운동을 '도' 운동의 근본 형태로 간주하면서, 25장에서 "쉬지 않고 순환 운행한다."하고 40장에서는 "순환하는 것이 도의 운동"이라고 명확하게 개괄하고 있다.
『단전』에서는 '始終'이라는 용어로 순환 왕복을 나타내는데 『노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끝을 낼 때도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신중하게 한다"이 외에, 『단전』이나『노자』에서 순환 운동을 모두 "사물이 극에 이르면 반드시 그 대립면을 향해 발전한다."는 원리에 입각해 있다. 『노자』에서는 "그것은 광대 무변해서 그침이 없이 멀리 운행되고, 그침이 없이 멀리 운행되므로 멀리까지 전개되며, 아주 멀리 전개되었다가는 근본으로 되돌아온다."하고, 『단전』에서는 "태양은 하늘 가운데 떴다가는 서쪽으로 기울고 달은 찼다가는 이지러진다."고 한다.
(3) 음양기화론
『장자』[천하]에서 "『주역』은 음양의 문제를 논한다."고 하지만, 『역경』에는 음양의 개념이 없다. 뒤에 와서 음양으로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을 해석하고는 있지만, 춘추 시대에 음양으로 『역』을 해석한 예는 없다. 자료에 의하면, 음양으로 『역』을 해석하는 현상은 전국시대에 나타난다. 『십익』에서는 음양으로 『역』을 해석한 예가 『단전』에 처음 나오는데, 태와 비괘를 해석할 때이다.
"'크고 통달함을 상징한다. 유약하고 작은 것이 밖으로 나가고 강대한 것이 들어오니 길하고 형통하다'고 하는 것은 천지가 교합하여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며, 군신 상하가 서로 교합하니 백성들의 마음이 한결 같음을 설명한다. 이때는 양이 안에 있고 음이 밖에 있으며, 굳건한 것이 안에 있고 유순한 것이 밖에 있다...."
"'가로막힌 사람은 도가 통하지 않아 천하가 이롭지 않으므로 군자는 바르고 굳셈을 지켜야 한다. 이때는 강대한 자가 밖으로 나가고 유약하고 작은 것이 안으로 들어온다'고 하는 것은 천지가 교합하지 않으면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지 못하고, 군신 상하가 서로 교합하지 못하면 천하에서 나라를 이루지 못함을 나타낸다. 이때는 음이 안에 있고 양이 밖에 있으며 부드러움이 안에 있고 굳센 것이 밖에 있고 소인이 안에 있고 군자가 밖에 있다.... "
『단전』에서는 음양이 바로 '건' '곤' 두 개를 가리킴을 알 수 있다.
『단전』에서 음양으로 『역』을 해석한 가장 큰 공헌은 바로 음양 두 기의 교감을 만물의 생성, 변화, 발전의 원인으로 본 점이다. '함괘'에서는 "함은 교감의 의미이다. 부드러운 기운은 위를 향하고 굳센 기운은 아래로 향하여 두 기가 감응을 일으켜 서로 관계를 갖는다....천지가 교감해서 만물이 생성 변화한다"고 한다. 풍우란 선생은 "여기서 말하는 두 기란 바로 음 양의 두 기이다."고 한다. 음양의 두 기가 교감하는 것을 『단전』에서는 '천지가 교감한다"는 말로 표현한다. 『단전』에서는 천지가 교합하면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고, 천지가 교합하지 못하면 만물을 기르는 도가 통창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러 번 말한다.
음양으로 『역』을 해석하는 『단전』의 전통은 도가와 관련된다. "『논어』와 『맹자』와 『중용』에는 음양설이 없다. 전국 중기 이전 노나라의 유학자들이 음양을 가지고 사물의 성질이나 변화를 설명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그런데 노자는 음양으로 자연 현상을 해석하는 전통을 계승하여 "만물은 음을 등에 지고 양을 향해 나아가며, 음양 두 기가 부딪혀 새로운 사물을 만들어 낸다"고 하고 장자는 더 명확하게 말한다. '사람이 음양과 갖는 관계는 부모와의 그것보다 더하다." 노장의 음양 기화 사상이 음양으로 『역』을 해석하는 이론의 근원이다.
(4)강유상제설
『단전』의 또 다른 특징은 '강유'의 개념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주역』 51괘에서 강유라는 개념을 써서 역을 해석하였음이 나타난다.
『단전』에서 강유는 괘상을 가리키기도 하고 효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괘상을 놓고 말한다면, 양괘가 강이고 음괘가 유이다. 예를 들면 "이는 음소한 자가 양강한 자의 뒤를 조심히 따르는 것이다." 효상을 놓고 말한다면, 양효가 강이고 음효가 유이다. 예를 들면 "둔은 강유가 처음 교합해서 무엇이 막 생겨날 때 아주 많은 힘이 든다는 것을 상징한다. "
『단전』에서 강유를 가지고, 『역』을 해석하는 것은 음양으로 해석하는 것 같이 도가의 전통에서 나온 것임이 분명하다. 강유를 비교적 일찍이 대칭해서 사용한 예들은 "굳셈도 드러내지 않고 약함도 보이지 않는다. 정책을 실행할 때 넓은 마음으로 한다." '세 가지 덕성, 첫째, 지나치게 곧음, 둘째, 지나치게 강건함, 셋째, 지나치게 유순함...지나치게 강건한 사람을 억제하고, 유순해서 가까이 할 만한 사람을 높인다." 여기서는 강유의 의미를 좁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강유로 사물의 성질을 설명한 것은 범려가 처음이다. "작전에는 불변하는 법칙이 없고, 적진 깊숙히 들어가서야 교전할 수 있다. 만일 적군이 강한 전술로 나오면 양기가 아직 다하지 않은 고로 잠시 그들을 무찌를 수 없다." 노자는 아주 보편적인 의미에서 강유를 말하고 있다. "유약한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 "이 세상에서 물보다 더 유약한 것은 없는데, 아무리 공격적이고 굳센 것이라도 그것을 이겨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무엇으로도 그것을 대신할 수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이치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몸이 유연하지만 죽으면 뻣뻣해진다. 나무도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게 구부려지지만 죽으면 뻣뻣하게 말라 버린다. 그러므로 견강한 것은 죽은 것에 속하고 유약한 것은 산 것에 속한다." 강유를 대립시켜 놓은 노자의 논술이 『역전』의 작자로 하여금 강유의 체계로 대립적인 괘상과 효상을 개괄하도록 자극한 것이 분명하다.
(5) 천지인 일체관
『사고전서 총목제요』에 보면, "역"은 천도의 원리를 추론해서 인간사를 이해하는 것"인데, 이것은 『단전』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천지는 상하로 떨어져 있지만 만물을 기르는 이치는 같고, 남녀도 서로 다르지만 서로 교합하고 싶어하는 뜻은 같다."
"천지의 변혁이 사계절을 이루고, 탕왕과 무왕의 혁명은 하늘과 사람의 바람에 순응한 것이다."
"천지는 사물의 본성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해와 달이 괘도를 벗어나지 않고 사계절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성인은 백성들의 마음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형벌이 투명하여 백성들이 앞을 다투어 따른다."
『단전』에는 천지인을 일체로 보는 사상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사상은 '겸괘' 단사에 아주 잘 드러나 있다.
"겸허하니 만사가 형통하다. 마치 천도가 밑으로 내려가 만물을 구제하지만 천체는 여전히 빛을 발하고, 지도는 아주 낮게 처신하지만 땅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는 것과 같다. 천도는 가득찬 것을 줄이고 겸허한 것을 보태며, 지도는 가득찬 것을 변화시키고 겸허한 것을 채우며, 귀신은 가득찬 것을 해치고 겸허한 것에 복을 내리며, 인간의 법칙은 가득찬 것을 싫어하고 겸허한 것을 좋아한다. 겸허한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올라 그 빛을 발하며, 낮은 자리에 처하더라도 사람들이 그를 넘어서지 못한다. 군자만이 이 겸허한 덕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
이 글을 『노자』와 비교해 보면 1. 가득찬 것을 덜고 겸허한 것을 보태는 천도, 지도, 인도는 『노자』에 나오는 '도'의 내용이다. "자연의 법칙은 어찌 활을 잡아당긴 것 같지 않겠는가? 현의 위치가 높으면 눌러서 낮추고, 현의 위치가 낮으면 들어 올려 높인다. 남으면 줄이고, 부족하면 보충한다. 천도는 남은 것을 줄이고 부족한 것을 보충한다. " '건괘'단사와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 2. 『단전』에서는 천지인을 통일된 관념으로 보는데, 『노자』25장에서 기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도가 크고 하늘이 크고 땅이 크고 인간 역시 크다. 우주에 네 가지 위대한 것이 있는데 인간이 네 가지 위대한 것 가운데 하나이다. 인간은 땅을 모범으로 삼고 땅은 하늘을 모범으로 삼고 하늘은 도를 모범으로 삼고 도는 자연을 모범으로 삼는다." 천지인이 모두 자연의 도에 통일되어 있다. 이것이 노자의 관점이다.
3. 『단전』의 우주관과 장자의 상통점
『단전』은 장자와 비슷한 점이 많은데, 개념에서 그렇다. '건괘' 단사를 보면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구름이 덮이고 비가 내리어 각종의 만물이 유포되고 형성된다. 찬란한 태양이 뜨고 지고, '건'괘의 육효가 때에 맞추어 조성되는 것이 마치 양의 기운이 때에 따라 여섯 마리의 용을 타고 대자연을 부리는 것과 같다. 건도의 운행 변화는 각기 성명을 올바르게 하고 태화의 원기를 보전하며 이정하다."
여기에 나오는 용어들은 『장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구름이 덮이고 비가 내리어"라는 구절은 『장자』[천도]편에 나온다. "해와 달이 비추고 네 계절이 운행되는 것이 마치 밤낮의 운행에 법칙이 있고 구름이 덮이고 비가 내리는 것과 같다.""각종의 만물이 유포되고 형성된다."는 구절은 [천지]편의 "원기의 운동이 잠시 멈춰서 만물을 낳고, 사물이 형성되면서 모양을 갖게 되는데, 이것을 형이라 한다."는 구절과 유사하다. '대명'이라는 용어는 『장자』[재유]편에 나오고, '종시'는 장자가 상용하는 개념으로 『장자』에서 모두 17번 나온다. 그 가운데, "하나가 끝나면 다른 것이 시작되고"나 "끝나면 다시 시작되고" "시작과 끝이 반복된다."등은 『단전』의 "하나가 끝나면 다른 것이 시작되는 것이 자연의 운행 법칙이다."나 "어느 것이 끝나면 다른 것이 시작된다."는 것과 글도 같고 의미도 같다. '성명'이라는 개념은 『논어』나 『맹자』에는 나오지 않지만,『장자』에서는 12번 나온다. 그 예는 "가장 올바른 것은 성명의 참된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이다"나 "성명은 네가 가진 것이 아니라 천지 자연이 맡겨 놓은 것이다"등이다. 특히 [지북유]편에 나오는 구절의 의미는 '건괘'단사인 "건도가 변화하여 만물 각각의 성명이 올바르게 된다"는 것과 같다. 또 '태화'는『장자』[천운편]에 나온다.
이상에서 '건괘'『단전』의 주요 개념이 『장자』에서 왔고, 『장자』를 통해야 『단전』을 잘 이해 할 수 있다. '건괘' 단사 외에도 『단전』에는 『장자』와 유사한 개념들이 많이 있다.
1. '천행'은 『단전』의 '고괘', '박괘'의 단사와 『장자』에도 여러 번 나온다.
2. '소식영허' '여시소식' '영허'도 『단전』과 『장자』에 함께 쓰인다.
『단전』와 『장자』에 나오는 개념들이 유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만일 『단전』이 『장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장자』가 『단전』의 영향을 받았다면 둘은 동일한 집단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4. 『단전』은 남인이나 직하의 학자들이 썼다.
『사기』[중니제자열전]에는 『역』을 공자가 노나라 상구에게 전하고, 상구가 초나라 간비자홍에게, 간비자홍이 강동사람인 교자에게 전했다는 기록이 있다. 고형 선생은 "『단전』에는 많은 운어가 있는데,..초사중의 굴송부 및 노장의 저서 가운데 나오는 운어와 아주 유사하다"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단전』저자를 남방 사람으로 단정할 수 있다. 사상적인 면에서, 노자는 진나라, 장자는 송나라 사람으로 모두 남방에 속한다. 그런데 『단전』은 노자 사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장자 사상과는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 이로써 『단전』의 작자가 남방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단전』에서 사용한 개념들을 근거로 『단전』은 맹자와 장자의 뒤가 되거나 혹은 『역전』이 직하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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