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12일 / 약간의 비
자연 속의 최첨단, 청심국제고를 다녀왔습니다.

가평까지는 차로 약 한 시간 반쯤이 걸리더군요. 지금까지 저희가 가본 학교들 중에서 가장 먼 학교였습니다. 그 전날에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 터라, 차에서 내내 졸기만 했지요. 열심히 꿈나라를 헤매던 도중, 동일군이 거의 다 왔다고 저를 툭툭 치며 깨우더라고요. 힘들게 눈을 뜨고 일어 나 보니, 어느 새 제 주위에는 도시의 모습은 전혀 사라진 채 끝없는 산들과 띄엄띄엄 보이는 고급스러운 건물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산들 사이사이에 있는 좋아 보이는 건물들은 모두 청심국제고의 재단인 통일교의 소유라고 하더라고요. 무궁화 다섯 개쯤은 족히 되어 보이는 호텔부터, 호텔 앞에 있는 골프장, 청심 국제 중고와 바로 옆에 있는 신학 대학, 그리고 건물들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국회의사당 같은 건물까지, 모두 다 그 재단의 소유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호텔 같은 건물은 청심 국제 중고의 선생님들께서 거주하시는 곳이었고, 그 국회의사당 같은 건물은 바로 그 유명한 문선명씨의 집이라고 합디다. 이러한 주위의 환경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저는 초장부터 압도당했습니다.

학교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렸는데, 학교 건물이 정말이지 어마어마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리버리하게 교문도 잘 찾아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저희는 4층의 입학관리실을 찾아가야 했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도 모르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낑낑대며 계단으로 4층까지 올라갔습니다. 가서 입학 홍보 담당 선생님을 만나 뵈었는데, 특이하게도 젊은 여성분이시더군요. 타 학교의 입학 담당 선생님들께서는 보통 나이가 약간 있으신 남성분들이셨는데, 젊은 여성분을 만나 뵈어서 그런지 어딘가 모르게 신선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청심에 계시는 선생님들께서는 대부분이 젊으신 분들이시기 때문에 평균연령이 20대라고 하시더군요. 어쨌든 선생님께서는 저희의 업무에 무척 협조도 잘 해주셨고요, 매우 친절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별 차질 없이 재학생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청심 국제고는 국제중과 함께 있기 때문에, 고등학생과 중학생을 두 분씩, 총 네 분을 인터뷰 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두 분께서는 모두 여학생이셨고, 반대로 중학생 두 분께서는 모두 남학생이셨는데요, 보통 고등학생과 중학생은 잘 어울리지 못할 터인데 오히려 이분들께서는 네 분 모두 서로 친근하게 지내시더라고요. 누나들은 동생들에게 자상하게 대해주고, 동생들은 누나들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것이 참 괜찮아 보였습니다. 이윽고 인터뷰가 시작되었는데요, 특이하게도 한 학생 분께서는 제게 영어 인터뷰를 부탁하시더군요. 약간 당황했지만, 그 동안 쓰지 않고 있던 영어를 최대한 꺼내서 무사히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알고 보니 그 분께서는 초등학교시절 미국에서 산 시간이 너무나도 길어서 한국어로 말하는 것 보다 영어로 말하는 것이 더 편하신 분이라고 하시더군요. 청심 국제중고에는 이렇게 외국에 오랫동안 살다 온 학생들이 상당히 많고, 또 그렇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하지 않아도 영어 상용화가 절로 된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확실히, 제가 나온 학교도 영어 상용화를 실행하지만, 그 곳에서는 상당히 강압적인 면도 없지 않았기 때문에, 청심 국제중고의 이러한 모습은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선생님께서는 저희에게 학교 구석구석을 안내 해 주셨습니다.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리는 강당을 볼 수 있었고, 학생들이 농구를 즐기고 있는 체육관도 볼 기회가 있었으며, 멋들어진 세트가 차려져 있던 방송실, 그리고 여러 교실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교시들 자체는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지만, 이러한 교실들에 배치되어 있는 모든 기구들은 그야말로 최신형, 그 자체이더군요. 시시각각 바뀔 수 있는 강당의 조명들부터 교실에서 선생님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포착, 녹화하여 아이들이 나중에 복습할 때 다시 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들까지,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엄청난 기계들이 수두룩 하더라니까요. 하지만 제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곳은 화장실이었습니다. 주위에 아무리 찾아도 불을 켜는 스위치가 보이지를 않아서 너무 당황했었는데, 들어가보니 화장실은 제 위치에 따라 불이 자동적으로 켜지고 꺼지더군요. 약간은 무섭더라고요.




청심 국제중고에는 민사고에서 청심으로 옮기신 선생님들이 세분 계십니다. 박경호 선생님, 한일규 선생님, 그리고 Carleton Johnson 선생님들께서 그 분들이신데요, 아쉽게도 박경호 선생님께서는 그 날 학교 밖에 계셨기 때문에 뵙지 못했지만, 나머지 두 분은 학교를 돌아다니던 도중에 만나 뵙고 인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한일규 선생님께서는 바쁘셔서 잠깐 이야기만 나누는 걸로 만족을 해야 했고요, 존슨 선생님은 저와 약간의 친분이 있는 선생님이시기 때문에 선생님의 수업시간을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민사고의 존슨 선생님께서는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 때문에 인기가 많으셨는데요, 청심에 오셔서도 그 자유분방한 수업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더군요. 교실 한 켠에 놓인 소파에 앉아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열심히 촬영을 하고, 조용하게 존슨 선생님의 교실을 떠났습니다.

둘러보다가 자습을 하고 있는 한 반에 잠깐 들어가 보았습니다.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약간은 어수선한 학생들도 눈에 띄더군요. 그 반의 학생들이 너무나도 아쉬워하며 이구동성으로 “원래는 우리 분위기 이렇지 않고 다들 공부만 해요” 라고 외치길래, 그 말을 믿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카메라가 들이닥친 틈을 타 갑자기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고요. 학생들이 상당히 밝아 보여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중간에는 갑자기 한 여학생이 저를 알아보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 여학생은 제 초등학교 동창의 동생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저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지 매우 신기했습니다. 아마도, 청심 국제중고 학생들은 모두들 기억력도 좋은 것이 아닐런지요.
‘NY :D' 회원님께서 요청하신 대로 청심의 선남선녀들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교복사진을 찍어 왔습니다. 어딘가 푸른빛이 감도는 것이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더군요. 판단은 여러분들께 맡기겠습니다.
('victor'님의 질문은 차후에 올라올 동영상을 참조 해 주시기 바랍니다^^)

학교 내 투어를 마치고는 학교 바깥의 전경을 찍으러 돌아다녔습니다. 학교가 워낙 넓어서 다 돌아다니는 것도 쉽지는 않더군요. 운동장에는 남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고, 한 계단에서는 여학생들이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학생들 모두가 상당히 자연과 친해 보여서 보기가 좋았습니다. 청심의 식사시간과 기숙사를 찍어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찍을 수가 없더군요. 하지만 동생이 청심을 다니는 민사고의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밥도 민사고 밥이 더욱 맛있게 나오고, 기숙사 방도 민사고 기숙사가 더 넓다고 하더군요. 괜히 뭐라도 이긴 것 같아 유치하지만 뿌듯했었습니다.


학교를 한 바퀴 돌며 전경 촬영을 끝내고, 이번에는 엘리베이터를 제대로 찾아 4층에 계시는 입학 담당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다시 내려왔습니다. 남학생들은 아직도 축구에 빠져 있더군요. 청심 축구팀은 최근에 민사 축구팀과 친선경기를 가졌었는데, 작년에는 졌었지만 이번에는 비겼다고 은근히 기뻐하는 눈치였습니다. 또, 최근에 청심국제고와 용인외고의 학생들이 민사고에 모여서 이른바 ‘락 페스티벌’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좋은 학교들이지만 어딘가 동떨어져 보이는 학교들의 학생들이 모여서 서로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아 보이더군요. 비록 개교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청심 국제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정말이지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학교들이란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방문이었습니다.

딱 하나 아쉬운 점: 너무 산속에 있어서 그런지 주위에 도무지 먹을 곳이 없더군요ㅠㅠ 저녁 먹을 곳을 찾기 위해 한참을 내려가야 했던 점이 마음에 걸리네요...
청심국제중고 편 fin.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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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O2_박성호 작성시간 07.04.26 외대외고 담주 월요일에 가니까 기대하세요 ㅋㅋ대원외고는 일정을 한 번 잡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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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외고지망생 작성시간 07.04.27 자 이제 선남선녀가 교복입은 사진을 보여주실차례.........막이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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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SG-나르샤 작성시간 07.04.29 시설이 장난이 아니네요^^ 국제중은 뭐하는지 잘 몰라서 관심이 없었는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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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보송 작성시간 07.05.05 지리산 청학동보다 못지않은 청정무공해지역 가평 설악 송산리... 대 명당터로 길지중 길지로 세계적인 인재를의 배출지로 멀지않은 해후에 인구에 회자될 십승지중 최고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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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지현 작성시간 07.05.05 우와. 다 모범생만 모여있네요. 저는 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