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9일(목), 맑음, 고덕산
우리 동네 뒷산인 고덕산을 한 바퀴 돌았다. 봄날 집 밖에 나서면 온통 가화가 만발하였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121~180)의 『명상록(暝想錄)』에서 몇 구절
골라 함께 올린다.
1. 금낭화
*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당신 자신에게 타일러라. 나는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
은혜를 모르는 사람, 건방진 사람, 사기군, 시기심 많은 사람, 비사회적인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그들은 선과 악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이와 같이 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선
의 본질은 아름답고, 악의 본질은 추하며,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의 본성도, 단지 같은 피와
같은 근원에 속하기 때문이 아니라, 같은 이성과 같은 신성(神性)의 일부를 분유(分有)하고
있으므로 나와 동류(同類)라는 것을 알고 있고, 따라서 나는 그러한 사람들로부터 해를 입지
않는다.
2. 라일락
* 내가 어떠한 자이든 간에, 조그만 육체와 호흡(생명), 그리고 지배적인 부분(이성)에 지나
지 않는다. 책을 버려라.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지 말라. 이런 일은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마
치 임종의 자리에 있는 것처럼 육신을 경멸하라. 육신의 피, 뼈, 망상조직(網狀組織), 정맥과
동맥에 지나지 않는다.
3. 벚꽃
4. 벚꽃
* 또한 호흡도 그것이 어떠한 것인가를 살펴보면 공기에 지나지 않고 게다가 항상 동일하지
않고 언제나 뱉어내고, 빨아들이는 것이다. 그런데 세 번째는 지배적인 부분이다. 다음과 같
이 생각하라. 당신은 이미 노인이다. 이 부분을 노예로 만들지 말고 비사회적인 운동을 위해
꼭두각시처럼 조종당하지 말고 현재의 운명에 불만을 품거나 미래에 대해 위축되지 말라.
5. 제비꽃
6. 제비꽃
* 신이 만든 만물은 섭리로 가득 차 있다. 운명 때문에 일어나는 일도 자연으로부터 분리되
어 있지 않으며, 또한 섭리가 다스리는 사물과 얽혀지고 뒤엉켜 있다. 만물은 섭리로부터 나
온다. 그리고 그밖에도 필연이 있으며 그것은 당신 자신도 그 일부분인 전우주의 이익이 되
는 것이다. 전체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 그리고 이러한 본성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은
자연의 모든 부분에 대해 선(善)한 것이다.
7. 제비꽃
* 나의 영혼이여, 그대 자신을 학대하라. 그대 자신을 학대하라. 그러나 그대 자신을 찬양할
기회는 다시는 갖지 못할 것이다. 모든 사람의 생애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당신 영혼
이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영혼에 당신의 행복을 맡겨놓았다 하더라도 당
신의 생애는 거의 막을 내리려고 한다.
8. 제비꽃
* 당신에게 닥쳐오는 외부의 일이 당신의 마음을 어지럽히는가? 새롭고 좋은 다른 일을 배울
시간을 갖고, 공연히 우왕좌왕하지 말라. 그러나 이때 당신은 반드시 다른 잘못도 회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활동으로 말미암아 삶에 지치고 그러면서도 그 때 그 때의 목적, 요컨대 모
든 상념의 목적이 없는 자는 역시 어리석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9. 양지꽃
*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고 해서, 불행하다고 하는 사람은 거
의 없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마음의 움직임을 모르는 자는 반드시 불행해질 것이다.
10. 복사꽃
11. 복사꽃
* 만유(萬有)의 본성은 무엇인가. 나의 본성은 무엇인가. 나의 본성은 만유의 본성과 어떠한
관계를 갖고 있는가, 그리고 나의 본성은 어떤 종류의 본성의, 어떤 종류의 부분을 이루고 있
는가. 이러한 점을 항상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당신이 그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본성에 따라 항상 행하고 말하는 것을 방해하는 자는 하나도 없다.
12. 복사꽃
* 바로 이 순간에 이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처럼 모든 일을 행하고 생각하라. 그러나 신들이
존재한다면 사람들 곁에서 떠나는 것은 조금도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신은 당신을 악 속으
로 끌어들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13. 복사꽃
* 모든 것은 의견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하라. 견유(犬儒) 학파의 모니모스가 말한 것은 명백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이 이 말이 진실한 한에서만 이 말을 받아들인다면, 이 말이 유용
하다는 것도 명백하다.
14. 황매화
* 인간의 삶에 있어서 시간은 점이고 실제는 유동(流動)하는 것이며, 지각은 혼탁하고 육체
전체의 구성은 부패하며, 영혼은 회오리바람이고, 운명은 예측하기 어렵고 , 명성은 불확실
한 것이다. 그리고 한 마디로 요약해서 말한다면, 육체에 속하는 것은 어렵고 모두 흐르는 물
과 같고, 영혼에 속하는 것은 꿈이요 연기이며, 삶은 전쟁이고 나그네의 일시적인 체류이며,
후세의 명성은 망각이다. 그렇다면 인간을 인도하는 것은 무엇인가? 단 한 가지 철학이 있을
뿐이다.
15. 황매화
* 우리는 생명이 하루하루 소비되며 줄어든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어떤 사람이 남보다
장수하는 경우, 과연 사물을 파악하는 충분한 이해력도 그만큼 지속되고, 신과 인간에 대한
관조의 힘도 그만큼 보존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16. 죽단화
* 또한 우리는 자연에 따라 만들어진 사물에 부수(附隨)하는 것에도 즐거움과 매력이 있다
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빵을 구울 때 어떤 부분이 갈라지는데, 이렇게 갈라진 부분
도 빵 굽는 사람의 의도와는 어긋나지만 일정한 모양을 갖추게 되고, 이 부분도 일종의 아름
다움을 갖고 특수한 부분으로 식용을 자극한다.
17. 복사꽃
*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지 않는 경우에는, 쓸데없이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을 기울려 당신
의 남은 생애를 허비하지 말라. 이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왜 그런 일을 할까,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무슨 일을 꾸미고 있을까 그 밖에 우
리들의 지배적인 힘(이성)을 어지럽히는 온갖 일에 관심을 갖게 되면, 당신은 다른 일을 할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18. 벚꽃
* 정진과 정화를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부패나 불결, 그 밖의 숨겨진 상처
를 찾아낼 수 없다. 또한 그의 생애는 운명이 닥쳐왔을 때, 연극도 끝나지 않고 막도 내리기
전에 무대를 떠나는 배우처럼 불완전하지도 않다. 게다가 그에게는 비굴함, 허영심, 다른 일
에 집착하거나 다른 일을 멀리하는 마음, 비난할 만한 일, 피신처를 찾아야 할 일은 없다.
19. 벚꽃
* 오직 소수의 일만을 남겨 놓고 나머지는 모두 버려라. 또한 누구든 오직 지금의 이 순간, 이
불가분의 점(點)을 살고 있을 뿐이며 그 밖의 그의 생애는 지나가버린 것이거나 불확실한 것
임을 명심하라. 따라서 그가 사는 순간은 짧고,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지구의 작은 구석에 지
나지 않는다. 사후의 명성도 잠시 동안 계속될 뿐이니, 이 명성조차도 필경은 곧 죽어야 하
고, 오래 전에 죽은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가련한 인간에 의해
전승되는 것이다.
* 당신이 진지하게 올바른 이성에 따르면서 정력적으로 침착하게 마음을 흩트리지 않고, 신
성한 부분을 순수하게 간직하면서 목전에 닥친 일을 처리해 나간다면, 또한 이와 같이 하면
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연에 따르는 현재의 활동과 당신의
모든 말에 잠긴 영웅적인 진실에 만족한다면, 당신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방해
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20. 조팝나무
* 어떠한 행동이든 목적이 없거나 그 기술의 완전한 원리에 따르는 것이 아니면 행하지 말라.
* 당신의 의견을 버려라. 그러면 ‘나는 해를 입었다’는 불평도 없어질 것이다. ‘나는 해를 입
었다’는 불평이 사라지면, 해 그자체도 없어질 것이다.
* 같은 제단에 차려놓은 많은 유향(乳香)의 낟알들, 하나가 먼저 떨어지고 다음에 다른 것이
떨어진다. 그러나 무슨 차이가 있을 것인가.
21. 클레마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