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가 연주하는 ‘봄의 교향악’을 듣고 있는 꿩의바람꽃
2022년 3월 30일(수), 흐리고 비, 천마산
꿩의바람꽃(Anemone raddeana Regel)은 작년에 비해 저지대까지 내려왔다. 아니면 원래부터 이 근방에 있었
는지도 모르겠다. 꿩의바람꽃은 대개 홀로 떨어져서 핀다. 꽃은 흰 꽃으로 한 줄기에 하나씩 하늘을 향해 핀다.
다른 바람꽃들은 대부분 꽃잎 모양으로 생긴 꽃받침이 5장인데 꿩의바람꽃은 꽃받침이 8~13장이어서 쉽게 구
별할 수 있다. 오늘 날씨가 오전에는 잔뜩 흐리다가 오후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랬자 부슬비였다. 꿩의바람
꽃은 부슬비가 내리자마자 얼른 화판을 닫아버린다.
편석촌 김기림(片石村 金起林, 1908 ~ ?)의 시 「關北紀行」을 ‘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312)’에 이어 올린다.
12. 국 경(나)
차에서 나리자마자
어느새 寒帶가 코를 깨문다
13. 국 경(다)
살진 화교가 나무상에 기대서 「라디오」를 틀어놓고
조국의 소란을 걱정스레 엿듣는 거리――
14. 국 경(라)
지도를 펴자
꿈의 距離가 갑자기 멀어지네
천마괭이눈
15. 밤 중
잠이 더딘 창 밖에서는
별을 쫓는 바람 소리만
산빨에 빠르고나
16. 동해의 아츰
눈포래가 멎자
지치인 산맥들은 바닷가에 모여들어 머리를 박고
진한 간물을 들이켠다
정치적 음모도 없다
해류의 변절도 없다
오늘 아츰 바다는 진정
간밤의 눈포래를 뉘우치나 보다
복수초
17. 육 친(가)
『이것을 먹어라』『저것두 먹어라』고
집어 놓으시는 바람에
이번에도 또 배탈을 내가지고 돌아간다
18. 육 친(나)
담뇨를 둘러쓰고 십리를 온
누님의 눈섭에는 고드레미가 달렸다
얼어온 두 발을 부엌에 댕겨다가 주물러주며
갈라진 손등의 부스름 자곡을 헤여본다
19. 떠 남
두고 떠난 그날 밤은
식당의 차맛도 유달리 쓰더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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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캐이 작성시간 22.04.07 는쟁이냉이하구 얼레지는 아직인가 보네요~ 미치광이풀도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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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악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04.08 얼레지는 이때는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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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하늘재(김석호) 작성시간 22.04.07 선배님 갔을때는 복수초가 활짝 피지는 않았나 봅니다. 어젠가 천마산 돌핀샘 근처에서 복수초 찍은 사진을 봤는데 활짝 피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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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악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04.08 부슬비가 내려서 오므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