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유홍초
2022년 9월 14일(수) 외, 세곡 근린공원
세곡근린공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풀꽃들의 천국을 발견했다. 고속도로 주변이라 철조망을 튼튼
하게 두르고 쪽문에는 자물쇠(번호 키)를 잠갔다. 철조망 너머로 이질풀, 쥐손이풀, 유홍초 애기나팔꽃 등등이
감질나게 보였다. 쪽문의 자물쇠 번호를 알아내려고 궁리했다. 0000, 1234, 1111 등은 너무 뻔해 사용하지 않는
다. 무단으로 들어가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고발될 수 있다는 경고문에 관련부서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았다.
그것이었다.
풀꽃(또는 들꽃)에 관한 시 몇 수 골랐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풀꽃
사랑스런 작은 들꽃아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한들
어찌 내가 그 말을 하겠니
구름으로 지나가는 이 세월
너는 이승에 핀 작은 들꽃이로구나
하늘의 별들이 곱다 한들
어찌 너처럼 따스하리
너는 정교한 부처님의 창조
노쇠한 내가 조각구름으로 지나가며
너를 사랑한다 한들
이 늦은 저녁노을, 어찌 내가 그 말을 하리
아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참으로 귀엽구나, 곱구나, 아름답구나
순결하구나
그러한 너를 내가 사랑한다 한들
어찌 내가 네 곁에 머물 수 있으리.
―― 조병화, 타향에 핀 작은 들꽃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갖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 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니
―― 조병화, ‘타향에 핀 작은 들꽃’에서
54. 유홍초와 왕고들빼기
55. 돌콩
57. 쇠별꽃
58. 며느리배꼽
이렇게도 황홀한 기쁨인 너를
사랑하면서도 그냥 숨어 지나가는
이 마음의 쓸쓸함은
물론, 나만이 지니고 있는 은혜로운
내 마음의 비밀이란다
아, 때늦은 이 저녁노을을
곱고 아름다운 너를 보고, 그냥
숨어서 지나가는 이 행복한 비밀은
물론, 그래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내 마음의 비밀이란다.
―― 조병화, ‘타향에 핀 작은 들꽃’에서
59. 나팔꽃
60. 애기나팔꽃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 유안진, 들꽃 언덕에서
65. 산딸나무 열매
67. 유홍초
68. 전동싸리
1.
밤 하늘이
별들로 하여
잠들지 않듯이
들에는 더러
들꽃이 피어
허전하지 않네.
2.
너의 조용한 숨결로
들이 잔잔하다.
바람이
너의 옷깃을 흔들면
들도
조용히 흔들린다.
3.
꺾는 사람의 손에도
향기를 남기고
짓밟는 사람의 발길에도
향기를 남긴다.
―― 박두순, 들꽃
69. 가시박
71. 가시박 열매
꽃을 꺾던 손이 찌르르 떨린다.
가녀린 바늘 같은 꽃 이파리들이
허공을 쪼고 있다가
꽃 모가지를 잡는 손이 힘을 주자
실밥들 후두둑 떨어진다.
잠시 허공을 물들였던 보랏빛 물이
단번에 땅위로 흩. 어. 진. 다.
―― 김혜순, 들꽃이 피었던 자리
72. 새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