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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김밥

작성자산안개(오태영)|작성시간26.06.19|조회수3 목록 댓글 1

"드디어 내일이면 며칠 동안 독수공방하겠네."

그러게 말야. 새 신부한테 해외 출장이라니, 이런 회사가 어디 있어.......,"

 

여행사에 근무하는 미숙 씨에게 해외 출장은 일상적인

것이었다.더 이상 설레임도 없고,오히려 귀찮은 편에 속했다.

더구나 결혼한지 두 달도 안돼 가게 되는 출장은 떠나기 전날

까지도 내키지 않았다.

 

신랑이 흔쾌히 허락했어?"

"무슨 허락?"

"신랑 허락도 안받고 해외 출장을 가는 거야?"

"난 또... 해외 출장 간다고 말은 했지,그런데 그걸 왜 신랑

락을 받아. 내가 가면 가는 거지."

 

"이 아줌마 좀 보게.이제는 혼자가 아니잖아.결혼

전하고는 처지가 달라진 거야.더구나 이번 출장은 결혼하고 첫 출장인데......,"

"우리신랑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야.걱정이랑 마세요."

 

남편은 결혼 전부터 미숙 씨의 직업을 이해하고

있었고,결혼 후에도 직장생활을 계속하기로 했기 때문에 미

숙 씨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숙 씨는 남편의 허락이라는 건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오히려 왜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그냥 언제부터 언제까지 출장이라고 말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참,아직 짐도 안쌌는데,짐 싸고 나면 몇 시간 못자겠네.'

미숙 씨는 모든 것이 짜증나기 시작했다.얼른 집에 가서 짐싸

고 쉬고싶은 생각뿐이었다.그런데 집에 도착하니

남편은 부엌을 잔뜩 어지럽히고 김밥을 싸고 있었다.

 

"민호 씨,지금 뭐하는 거예요?"

"당신 왔어.조금만 기다려." "김밥 먹고 싶어요?"

"당신 주려고 싸는 거야.내일 해외 출장 가잖아.비행기 안에서 배고플 때 먹으라구."

기내에서는 냄새도 나지 않는 기내식이 식사 때마다

나오는데.그걸 가지고 들어가면 사람들이 얼마나 싫어하겠어

요.그리고 부엌을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면 어떻게 해요.

나보고 언제 치우고 언제 자라는 거예요."

 

 

미숙 씨는 못마땅한 듯 방으로 들어가 짐을 챙기기

시작했고,남편은 주섬주섬 부엌을 치우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첫 출장 전날 밤을 그렇게 썰렁하게 보냈다.

 

다음 날 미숙 씨를 공항까지 배웅해 준 남편은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는 인사와 함께 쪽지 한 장을 전해주었다.

행기에 올랕탄 미숙 씨는 자리에 앉아마자 남편이 준 쪽지를 읽어보았다.

 

"사실 난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어서 기내식이 나오는지,

김밥을 가져가면 안 되는지 몰랐어.신혼여행 때 꼭 한번 비행기를 타보고 싶었는데.

편하게 동해안 일주가 좋겠 다는 말에 그만 비행기가 얼마나 지겨웠으면

그러나 싶어서 당신 말을 따랐던 거야. 여보, 난 언제나 당신이 자랑스러워.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에도 몇 번씩 가보고,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친구들과 대화할 때 그런 것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늘 당당한 모습으로

직업에 충실한 당신이 자랑스럽고 그랬지, 정말 사랑해...... ,"

 

남편의 쪽지는 미숙 씨의 눈물로 번져가기 시작했다.

미숙 씨는 지금이라도 당장 비행기에서 내려 남편에게 달려

가고 싶었다.미안하다고,고맙다고,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었다.

 

이렇게 자기를 생각해 주는 남편의 마음도

모르고 남편의 마음을 아프게한 자신이 너무도 미워서,해외

출장가데 왜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되냐고 생각했던 자신

이 너무도 부끄러워서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한참을 가슴 아파다.

 

그리고 나서 미숙 씨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번 휴가 때는 모든 일정을 미루고라도 남편과 함께 제주도

에 다녀오겠다고,남편이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해주겠다고,

그리고 그때는 남편이 만든 깁밥도 꼭 가지고 가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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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고양이 | 작성시간 26.06.19 눈물겨운 사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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