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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봉 이수광

갑자년(1624, 인조2)에 역적을 평정한 뒤 도성으로 돌아와 반포한 교서

작성자향산 김문진|작성시간26.06.11|조회수16 목록 댓글 0

 

              갑자년(1624, 인조2)에 역적을 평정한 뒤 도성으로 돌아와 반포한 교서〔甲子平賊後 還都頒敎書〕

 

신과 사람이 모두 분노하여 이미 반역을 토죄하는 형률을 바루고, 궁궐에 더러움을 깨끗이 제거하여 드디어 환궁(還宮)하는 경사에 응하였다. 이에 교서를 반포하여 큰 복록을 표하고자 한다.

나와 같이 박덕한 자가 왕업을 이어받아, 정신을 가다듬고 다스리는 방도를 구하여 오직 국가에 복록을 맞이하기를 생각하였고, 살얼음을 밟는 듯이 하며 깊은 연못에 임한 듯이 하여 항상 천지(天地)에 죄를 얻을까 두려워하였다. 그런데 효경(梟獍) 같은 악랄한 역적이 웅비(熊羆) 같은 용맹한 장신(將臣) 사이에서 나올 줄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역심(逆心)을 함부로 내어 감히 임금을 시해하려는 계책을 부렸는데, 흉적들의 예봉이 점점 핍박해 오기에 잠시나마 파천(播遷)하는 행렬을 따랐다. 처음에는 창졸간에 생긴 변고로 인하여 도성을 지키지 못하였는데, 결국에는 장졸(將卒)들의 노력에 의뢰하여 대악(大惡)을 섬멸할 수 있었다.

이에 다행히도 옛 경사로 돌아온 것이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았다. 종묘가 무탈함에 제사를 지내면서 마음이 서글펐고, 원릉(園陵)에 계신 신령들도 산하(山河)를 마주하며 기쁜 기색을 띠는 듯하였다. 한(漢)나라의 위의(威儀)를 다시 보는 것만 같았고, 당(唐)나라의 종과 종틀이 옮겨지지 않은 것과 같았다. 난신적자(亂臣賊子)가 어느 시대인들 없으리오마는, 참으로 이 역적보다 심한 경우는 없었다. 경장(更張)이 지금부터 시작되니, 마땅히 만방에 널리 고해야 한다.

아아, 나라는 많은 환난으로 인하여 흥기되는 법이니, 이는 위급했던 때를 결코 잊지 않기를 기약해서이다. 시운은 더러 먼저 비색하였다가 나중에 형통하기도 하니, 어찌 위난을 구제하는 방도를 도모하지 않겠는가. 이에 기쁨과 두려움이 마음에 교차하는 가운데 인애와 은택이 아래에까지 다 미치기를 바란다. 신민(臣民)과 더불어 복록을 함께 누림을 기뻐하니 옛것을 고쳐 새롭게 할 것이며, 조야(朝野)가 모두 태평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니 모두 다 형통하고 장구할 것이다.

 

                                                            甲子平賊後。還都頒敎書。

 

神人憤快。旣正討叛之刑。宮禁塵淸。聿膺回鑾之慶。爰揚渙號。用示洪休。涼德如予。丕基是嗣。厲精求理。秪思徼福於家邦。履薄臨深。恒恐獲戾于上下。誰料梟獍之惡。乃出熊貔之臣。逆節橫生。敢逞射天之計。兇鋒漸逼。暫從遷蜀之行。始因倉卒之虞。都城失守。終賴將士之力。大憝就殲。幸故京之言旋。曾一月之未半。廟貌無恙。奉俎豆而愴心。園陵有神。對山河而 生色。漢威儀之再覩。唐鍾虡之不移。亂臣何代無。固莫甚於此賊。更化自今始。宜誕告於諸方。於戲。國由多難而興。期不忘於顚沛。時或先否而泰。盍圖濟乎艱危。斯喜懼之交懷。庶仁恩之逮下。嘉與臣民而共享。革舊鼎新。勉致朝野之太平。咸亨恒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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