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8. 중도합일적 해석(3)
그 사람이 직심·심심·보리심의 사람인지 해석(알아봄)을 하는 것은 현실세계에서 불가피합니다. 역사는 사람에 대한 해석을 잘못하여 낭패에 처한 사례를 숱하게 보여 줍니다. 사람에 대한 판단력[知人]이야말로 지혜라 할 것입니다. ‘지인자지(知人者智, 도덕경33)’와 ‘총명예지(聰明叡智, 중용31)’의 ‘智’가 이를 말씀한 것입니다. 여기서 막스 베버가 제시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가 새삼 떠오릅니다.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1919)의 제12장 결론장에서 진정한 사람은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결합(중도합일)한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정치를 하여야 한다고 갈파하였습니다. 또한 제9장에서 ‘올바른 행동을 할 뿐 결과는 신에게 맡기는’ 신념윤리와 ‘행동이 초래할 결과에 책임은 지는’ 책임윤리의 조화의 어려움을 ‘불가능’으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양변의 중도합일이 귀중합니다.
[보충]
* 「서경」 우서 고요모편 제2장에도 ‘인재를 알아보는 것은 지혜로운 것이니 인재를 등용할 수 있다(知人則哲 能官人)’는 구절이 보입니다. 「소명으로서의 정치」에는 정치가의 세 가지 자질(열정·책임감·통찰력, 제5장)을 설파하는 바, ‘통찰력’은 ‘균형적 판단’으로 중도합일의 판단력을 뜻합니다.
* 또한 ‘정치는 열정과 통찰력 둘 다를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힘을 들여서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다’는 권미에 나오는 정치의 정의가 돋보입니다. 널빤지 구멍 뚫기가 책임감에 해당합니다. 열정과 중도합일의 판단력과 책임감의 정치리더를 대망(待望)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