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론 읽는 기쁨] <89> 제3편 제4장 불공 ①
만다라회 기획, 박희택 집필
「실행론」 제3편 수행편의 제4장은 ‘불공’에 관한 회당대종사의 자증교설이다. 불공이야말로 수행의 정수(精髓)라 할 것이다. 그런 만큼 설하신 법문도 상당하다. 제1절 ‘불공정진법’, 제2절 ‘불공과 보리심’, 제3절 ‘불공과 삼종 보리심’, 제4절 ‘불공기도’, 제5절 ‘불공은 곧 화공’으로부터 제14절 ‘불공공덕’, 제15절 ‘불공공덕’, 제16절 ‘심공과 문답’, 제17절 ‘성불 근기’, 제18절 ‘현신성불’까지 전18절에 걸쳐 자증의 교설을 펼치셨다.
제1절 ‘불공정진법’은 불공정진을 하는 방법에 관한 법문으로, 「진각교전」 계행편에 편장되어 있는 말씀이다. 가항과 나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항은 말씀으로 설해져 있고, 나항은 말씀과 문답으로 설해져 있다. 가항은 간략하다. “소원 있어 정진할 때 제일 시간 빼지 말고, 용맹으로 성공하며 성취됨을 알지니라. 만일 시간 늦었거든 그로부터 곧 이어서 시간 일찍 나오기로 다시 정진할지니라(실행론 3-4-1-가).”
무릇 소원성취에 뜻을 두고 불공정진하는 행자에게는 세 가지 방법이 요청됨을 말씀하신 것이다. 첫째는 정한 불공시간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용맹으로 불공정진하여야 한다. 셋째는 불공시간에 지각을 하게 되면 다시 첨부터 불공을 시작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대종사께서 인도하신 철저한 불공정진 방법은 행자 각자의 소원성취는 물론이고, 불가사의한 수행의 묘과를 대중들에게 현시(顯示)하여 신심을 고양시켰다. 구름같이 운집한 진각종단 초기의 대중들은 대종사께서 인도하신 철저한 불공정진법에 따라 수행하여 소원성취를 한 당사자들이자, 불가사의한 수행의 묘과를 목도한 증언자들이었다. 이제 나항의 말씀과 문답 중 말씀부터 독송해 보기로 한다.
“정진 중에 지족(知足)하여 분외탐심(分外貪心) 내지 말며, 정진 중에 안인(安忍)하여 진에심(瞋恚心)을 내지 말며, 정진 중에 인과(因果) 믿고 우치사견(愚痴邪見) 내지 말며, 정진 중에 십선(十善) 행해 십악업(十惡業)을 짓지 말라(실행론 3-4-1-나).”
불공정진할 때의 네 가지 용심(用心)을 설하신 말씀이다. 첫째는 지족으로 분외탐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안인을 하여 진에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셋째는 인과를 믿어 우치사견을 내지 말아야 한다. 넷째는 십선을 행해 십악업을 짓지 말아야 한다. 불공정진의 마음계행이라 할 것이다. 계행은 금계(禁戒)가 일반적인지라 ‘말아야 한다’는 형식을 띄나, 현교식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아닌 밀교식 현정파사(顯正破邪)로써 현정을 통해 파사하는 방식을 제시하여 주셨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불공정진할 때의 네 가지 용심 | ||||
| 현 정 | 지족 하기 | ➝ | 파 사 | 분외탐심 내지 말기 |
| 안인 하기 | 진 에 심 내지 말기 | |||
| 인과 믿음 | 우치사견 내지 말기 | |||
| 십선 행함 | 십 악 업 짓지 말기 | |||
이어지는 나항의 문답은 네 짝으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짝은 불공정진 중에 지족하는 마음을 내는 뜻에 관한 문답이다. 두 번째 짝은 불공정진으로 공덕성취하는 방법에 관한 문답이다. 세 번째 짝은 불공정진 중에 탐진치 삼독심을 없애기로 힘쓰는 뜻에 관한 문답이다. 네 번째 짝은 신구의 삼업을 없애기로 힘쓰는 뜻에 관한 문답이다.
첫 번째 짝은 나항 말씀인 용심의 첫 번째와 관련된 문답이고, 두 번째 짝은 가항 말씀인 방법의 첫 번째와 관련된 문답이고, 세 번째 짝은 나항 말씀인 용심의 첫 번째 ~ 세 번째와 관련된 문답이고, 네 번째 짝은 나항 말씀인 용심의 네 번째와 관련된 문답이다. 방법 관련 문답이 한 가지 짝이고, 용심 관련 문답이 세 가지 짝이다. 질문 네 가지 자체가 불공정진의 방법과 용심의 초점을 담은 것으로 의미가 크기에, 질문만을 모아서 우선 독송해 보기로 한다.
“【문】 정진 중에 특히 지족하는 마음을 내게 하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문】 한 자성(自性) 불공에 반드시 공덕 성취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문】 정진 중에 탐하는 마음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을 없애기로 힘쓰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문】 정진 중에 몸으로 악한 행동과 입으로 악한 말과 뜻으로 악한 마음을 없애기로 힘쓰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실행론 3-4-1-나)?”
‘정진’은 ‘불공정진’을 일컬으며, ‘한 자성(自性)’은 ‘자신의 성품[自性, svabhāva]을 밝히는 한 주간’을 뜻한다. 대종사께서는 일주일에 대하여 자성을 밝히는 한 주간의 의미를 두어 ‘한 자성’이라 특유하게 부르셨다. 진각종단은 종조 회당대종사의 덕화에 힘입어 그 사상을 표현하기 위하여 많은 고유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한 자성’은 그중의 하나이다. 일요일을 ‘자성일(自性日, 자신의 성품을 밝히는 날)’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의 용어이다. 대종사께서는 네 가지 질문에 대하여 이렇게 답변하여 주시는데, 이 네 가지 답변은 불공정진의 요체를 담고 있다고 할 것이다.
첫째, 불공정진 중에 지족하는 마음을 내는 뜻은, “칠일 정진은 먼저 탁하고 뒤에 맑아지는 법이라, 반드시 탐심에 대한 시련이 먼저 들어오므로, 지족으로써 이 시련에 속지 말고 극복하여야, 칠일 후에 공덕을 이루게 되는 까닭입니다(실행론 3-4-1-나)”라 답하여 주신다. 한 주간을 한 자성으로 인식하여 불공정진하는 불공주간으로 삼으면, 법계법신께서는 탐심에 대한 법문을 자성법신인 불공정진자에게 시현하신다. 왜냐하면 근본번뇌의 첫 번째인 탐심을 조복받아야 진심과 치심도 조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삼계(욕계·색계·무색계)의 개념정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바이다.
탐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지족하여 정진하여야 한다. 탐심에 대한 법문이 보이면 선청후탁(先濁後淸)의 법문인 줄 바로 알아차려야 한다. 우리가 불공정진을 하지 않을 때는 탁함에도 맑음에도 의식이 없이 중생심으로 살아가지만, 불공정진을 할 때는 탁함에도 맑음에도 의식이 가서 현재한 탁함을 전환한 맑음으로 인도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공덕이 일어나지 않을래야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공덕은 불공정진으로 탁함이 맑음으로 전환된 원만인격자에게 일어나는 여과(餘果)라 할 것이다.
둘째, 불공정진으로 공덕성취하는 방법은, “시간 일찍 나오는 것이 공덕성취에 제일 좋은 방법이 됩니다(실행론 3-4-1-나)”라 답하여 주신다. 첫째에서 보았듯이 공덕성취를 하려면 원만인격자가 되어야 하는 바, 원만인격자의 제일가는 덕목은 자신에게 엄격한 것이고, 자신에게 엄격한 것의 제일가는 실천은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러하거니와 불공정진 중에 정진도량에 일찍 나가는 것이 공덕성취의 제일 좋은 방법이 되는 것이다.
셋째, 불공정진 중에 탐진치 삼독심을 없애기로 힘쓰는 뜻은, “칠일 정진은 특히 탐진치(貪瞋癡)를 단제(斷除)하고 인격을 완성하는 주간공부가 되는 까닭입니다(실행론 3-4-1-나)”라 답하여 주신다. 첫째에서 언급하였듯이 불공은 인격원만의 공부이다. 인격공부는 다름 아닌 탐진치 삼독심의 단제이다. 우리가 불공정진하는 까닭은 구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잘못된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성품에 남은 삼독심을 단제하는 공부를 하는 것임을 직시하여야 한다.
넷째, 신구의 삼업을 없애기로 힘쓰는 뜻은, “칠일 정진은 특히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끊어 없애고 인격을 완성하는 주간공부가 되는 까닭입니다(실행론 3-4-1-나)”라 답하여 주신다. 셋째의 탐진치 삼독심의 확충 버전이 신구의 삼업이다. 삼업 중 의업이 탐진치 삼독심이다. 그래서 셋째나 넷째의 결론이 ‘인격을 완성하는 주간공부’로 같게 된다. 십악업 중 신업으로 짓는 악업은 살생·투도·사음이며, 구업으로 짓는 악업은 망어·기어·양설·악구이며, 의업으로 짓는 악업은 탐심·진심·치심이다. 탐진치를 단제하고 신구의를 정화하여, 인격을 완성하고 공덕을 성취하며 해탈에 접어들고 열반에 당도하는 삶이 행복하고 행복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