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나 남쪽에서는 벌써 꽃세상이 되었지만
가평은 4월도 중반에 이르러 봄이 되더니 또 며칠 만에
기온이 초여름처럼 올라가니 꽃들이 순서없이 한꺼번에
피었다.
갑자기 더워지는 날씨 탓에 곧 질 것만 같아 볼 때마다 안타까워라~
튤립은 구근을 땅이 얼기 전에 심고 겨울을 보내게 해 주어야 봄에 꽃을 볼 수있다.
그리고 꽃이 진 뒤에 거름을 듬뿍 주어 구근을 크게 한 뒤 6월 쯤 장마 전에 캐어
서늘한 곳에서 말려 두었다가 늦가을에 다시 심는 수고를 해야만 한다.
그대로 두면 다음해에 싹이 나오긴 하지만 대개는 꽃대가 올라 오지 않는다.
봄이 되어 고운 빛을 띄며 웃고 있는 튤립을 보기위해선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애버랜드나 식물원처럼 상업적인 장소에서는 인건비를 들여서 대단위 튤립정원을
만들수 있겠지만 개인이 집에서 기를 때는 많은 양의 튤립을 보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다른 곳에선 일찍 피는 개나리도 지금 한창이고
흰 자두꽃
어제 오늘 벚꽃도 활짝 피고
금낭화 -비단주머니꽃도 바위틈에서 웃고 있다.
예전에는 '며느리 주머니'라 불렸다는데 요즘엔 흔히 금낭화로 불리운다.
영어로는 '블리딩 하트'(bleeding heart)라는데 꽃잎 아래로 희고 붉은 꽃잎이 늘어져
나오는 모습을 '피 흘리는 심장'이라고 했다네.
똑같은 꽃을 보고 지은 이름인데 우리말 '며느리 주머니'가 젤루 이쁘지 않은가?
며느리밑싯개나 며느리밥풀 등 며느리가 들어가는 식물을 알게 되었을 때 며느리가
들어와 지네 집안 허드레 일 다 해결해 주는데 어쩜 그리도 이뻐하지 않으면 이런 이름이
다 있을가 했는데 금낭화 우리 이름이 며느리주머니라는 걸 알게 되니 그럼 그렇지
며느리를 이뻐하는 사람도 있었구나.
제비꽃도 이 구석 저 구석에서 활짝 웃고 있다.
얘네들을 그리 흔하게 볼 수 없다면 난 화원에서
사다 심느라 돈 깨나 썼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볼수록 이쁜 이 제비꽃은 씨가 여물면 땅에 떨어져
자연발아가 잘되어 번식을 잘한다.
키도 작고 꽃이 예쁘니 여기저기 아무렇게 나도
잡초로 여겨지지 않는다.
제비꽃은 봄이 되어 우리나라에 제비가 찾아 올 때 꽃이 피니 그렇게 불렸다 하고
다른 이름으로는 오랑캐꽃이라 불리기도 했다는 데 이 이쁜이를 어찌 그리 불렸나
하니 제비꽃 필무렵에 북쪽 오랑캐의 침입이 잦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