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6월에도 바람이 좋고 열도 좋긴 했지만, 장거리 기록까지 나올 줄 몰랐다.
그리하여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서, 예보보고 꾸역꾸역 나가긴 했지만 큰 기대는 없었던.
그래도 고도 되면 출발하리라 마음먹고 같이 주파수를 맞추고 떴던 이들이 고도를 1500 이상 잘 잡고,
나도 원포인트 즈음에서 1500을 잡고 갈까말까 망설일때 백수진님이 출발하라고.
생각보다 드리프트가 썩 잘 타지지는 않았지만 주 풍향은 서풍. 내동산으로 출발.
2. 내동산은 멀고, 관촌 가기 전 열을 잡는데 밑에서 뒤따라온 백수진 님이 쑥 올라오신다. 구름을 징검다리 삼아보자 했지만 생각보다 잘 끌어오려주지 않았고... 주변 열을 찾아 올림. 그 뒤로는 내가 따라가게 되었는데 오... 속도가 너무 차이난다. 아마도 1700-1800 고도 회복하고 내동산으로 직행.
3. 내동산 앞 자락서 백수진님 고전하고 계시고, 나는 왼쪽으로 틀어 구름으로 붙여봤지만, 영... 그렇게 서로 버티다 서서히, 조금씩 산자락 올라타며 정상 넘어서 거친 열바람에 너무 흔들림. 백수진님 쑤욱 쑤욱 위로위로6-7m짜리 열이라했지만... 나는 4m이내 열. 저 열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거리가 좀 있고 가다보면 너무 까져서 다시 되돌아와 그냥 내 열로 버티고 올리는 걸로... 여기서부터는 더욱 거리가 멀어지게 됨.
4. 백수진님은 이제 덕태산 방향으로 이미 출발하시고, 나는 아직 내동산 넘어 고도 싸움하다 뒤따라감.
덕태산도 그래. 넉넉히 올려주지 않고.. ㅠㅠ 가슴 졸이며 좀만 올려주세요... 하며 중간 중간 구름을 따라 잡으며 조금씩 올려 산 능선에 붙이고 한 고개 한고개 넘어섰더니 장수다.
5. 장수군을 가로지르며 보이는 장안산.
백수진님은 이미 장안산 자락에 붙였다 추위와 배아픔으로 경기장으로 착륙하시겠다 하는데....
산 능선에 붙여보니 상승이 안돼 나도 여기서 내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밀어붙여보라는 응원에 찔러봄.
좀 어설픈 고도에서 구름쪽으로 밀어 약한 상승을 받아 조금씩 더 올려 여기서도 정성껏 한 고개 한 고개 넘어섰다.
장안산 뒤 산세가 넓어 그냥 밀어붙이기엔 부담스러운 지형임.
다행히 쑥쑥 빨아올리지는 않았었도 구름과 산 자락 능선이 한고개씩 넘겨주는 역할을 톡톡히 함.
그렇게 장안산을 넘어, 전에 와 봤던 대봉산 자락을 넘어섰더니 함양 안의면을 지나게 됨.
6. 대봉산 자락을 넘으니 끝임없는 하강음. 우 ,쒸!!!
여기저기 다 골짝은 다 물대놔서... 풋바 열쉼히 밟고 다행히 안의면 상공 도착하니 8-900 정도, 정말, 도시 열 1m 이내 잡아돌려 1300회복하고 저기, 거, 그.. 보이는 거창으로 고고!!!! 아,,,, 저기까지만 가게 해주세요,,,,
7. 거창. 버스가 즐비한 곳 옆에 초원에 착륙. (아마도 여기가 버스터미널일지도... 하면서..) 내 키만한 풀밭... 발을 헛디딛는 상황, 당황스러웠음. 거긴 그냥 중고자동차매매업소 옆이었고, 히치로 거창읍 시내로 들어섬.
스스로 감격하고, 즐겁고, 대견하고, 행복하고.
8. 인월에서 일하고 계셨던 윤재행님과 함양에서 조우하여 픽업해 주셨음. 감사 감사 감사!!!!!
내 최고 기록이긴 하다. 허나, 100키로 까진 30키로가 부족하니... 어이구야, 이것도 참 힘들게 왔는데, 100키로는 가능하려나.
하루 지나니 온 몸이 뻐근하다.
비행내내 풋바를 3-50% 밟고 오며 다리가 후덜덜 떨리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참 행복하다.
6월, 생각지도 않게 보상받는 것 처럼 위안의 비행이다.
- 큰 열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고전만 함. 과감히 옆에 열 속으로 파고 들 것.
- 고도가 다음 산으로 붙이기 애매할 때 구름을 징검다리 삼으며 살아남음.
- 미리 포기하지 말고 산 능선 자락은 일단 붙여보며 판단 할 것. (올라서서 조금 더 머물며 기다려 볼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