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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부터 잔뜩 흐려있다. 비가 오려나 기대하는 마음에 흐린 하늘이 반갑다. 그러나 큰 기대는 되지 않는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처럼 종일 날은 흐렸고 흐린 하늘에서 구경한 비라고는 새 오줌 지르듯 떨어진 몇 방울의 빗방울이 전부였다.
봄 가뭄이 길다. 텃밭 작물들이 베베 몸을 꼬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봄에는 밟고 다니는 모든 것들이 다 먹을 거 천지'라는 말이 있다. 봄에 돋은 것들은 독성이 강하지 않아서 뭐를 먹어도 탈이 없다는 다른 말이다. 밭에 앉아 민들레도 캐고, 담배나물, 삼엽국화도 캔다. 덤불속에서 불현듯 푸드득 날개짓과 단발마의 째지는 소리, '꿩!꿩!'
무심히 나물캐다 놀라 엉덩방아를 찧는다.
만물이 짝을 찾는 시기다.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뿐 아니라, 꿩처럼 단발마의 외침으로도 암컷을 유혹한다.
산자락에 앉은 마을의 봄 밤은 가슴이 서늘하다. 짝 찾는 고라니의 세레모니 때문이다.
언젠가 산밑에 사는 친구가 내게 문자를 보내왔다.
술에 취한 사람이 악 쓰듯 하는 소리의 정체를 아느냐고.
몇 번 새소리를 듣고 새를 아는체 했더니 내가 새 박사라도 되는 줄 알았던가 보다.
친구가 말한 소리의 정체를 한참 후에 알았다. 애간장이 녹아나듯, 목이 찢어지듯 구애의 노래를 부르는 정체는 고라니였다.
올해 들어서는 아직 고라니를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하기사, 올 봄에는 내내 집 밖에서 맴돌고 있을뿐 좀체 바깥출입을 하지 않았으니 내 눈이 아직 보지 못했을뿐일게다. 지난 봄 밤 소름돋게 하던 구애하던 고라니, 여름 바람에 파도처럼 넘실대던 파란 논 사이를 가로지르던 고라니, 긴 다리로 흰눈이 가득한 들판을 펄펄 뛰어다니던 고라니, 너희들 잘 지내고 있는거지?
며칠 전 본 영화가 생각났다.
'프런트 오브 더 클래스 '. 교단에 서 선생님 정도로 해석할수 있겠다.
소년 브래드는 일명 '틱'장애로 알려진 트렛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상한 소리를 내는 소년을 두고 사람들은 말한다.
"네 아들은 왜 개짓는 소리를 내는거니?"
트럿증후군을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소년이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거라고, 부모의 이혼에 정신적 충격을 받은 거라고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이후 성장한 소년의 꿈은 교단에 서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스물네번의 실패 끝에 스물다섯번째 면접한 곳에서 마침내 기회를 얻는다. 일년 비정규직으로 교단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는 '올해 최고의 교사 상'을 받게 된다.
브레드는 단상에 서서 말한다.
나의 단짝 트렛, 나의 최고의 선생은 나의 장애였다고.
그의 어린 제자들은 선생님을 보며 알게 된 것들을 말한다.
"계속 배우게 한다."
"포기하지 않게 한다."
"이기지 못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배운다."
양파밭 가장자리에서 쪽파가 자라고, 양파 옆에는 들깨, 냉이, 쇠뜨기도 자란다. 부투밭에는 명아주가 제 집인냥 아주 태평하다. 어울려 살아야 좋다는 것을 땅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