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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집 텃밭

손해난 양파농사

작성자강화댁|작성시간26.06.11|조회수23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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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수확한 양파. 애기 주먹만한 자잘한 양파를 보며 한숨이 나온다. 이제는 양파 심는 방식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올해 수확한 양파.
덜 자란 애기 주먹만 하다.
귀여워, 라는 탄성은 게으름과 미숙함을 감추기 위한 것일뿐 반가운 소리는 아니다.
동네 사람들이 흉볼까 얼른 숨기고 싶다.
 
내가 양파를 심는 방식은 아버지의 농사법이다.
농사로 잔뼈가 굵은 아버지는 남도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다. 아버지의 고향인 해안가의 남도지방과 같은 해안가라도 중부지방에서도 바다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이 부는 이곳에서는 양파 농사를 짓는 방식이 다르다.
아버지네 고향에서는 양파를 심을 뿐 냉해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일체의 것들을 하지 않는다. 그저 흙을 덮어주면 그만이다.
 
그에 반해 우리동네 사람들은 양파를 심고 난뒤 볏짚 이불을 덮는다. 그것만이 아니다. 밭의 사방 귀퉁이에 발뚝을 박고 볏짚이 들썩대지 않도록 단단하게 고정하는 모양새가 마치 갓 태어난 신생아를 보에 꽁꽁 싸맨다. 신생아 다루듯 애지중지 키운다.
 
아버지의 방식을 고수했던 것은 아버지를 믿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또 번거로움 때문이기도 했다.
볏짚을 역고 줄로 고정하는 작업은 힘든 일이기도 하고 요령도 필요하다. 
여자들의 밭일중에서 남자들의 손이 거드는 농사가 겨울 작물인 양파와 마늘이고 보면,
봄에 자라는 양파밭, 마늘밭에서는 지난 가을 이 밭 주인들의 부부금슬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불화한 집의 양파는 시들시들 맥아리가 없는 반면, 합이 좋았던 부부의 밭은 튼튼하고 모양새 좋게 작물이 자란다.
 
그렇다고 부부금슬로 쉽게 지을 수 있는 것이 농사라는 오해는 마시길.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농사도 경험과 기술, 그리고 날씨와 투여자금이 좋아야 수확량이 증대된다. 거기에 함께 농사를 짓는 사람의 합까지 맞았을 때 수확량이 최대치가 되는 것을 보면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종합예술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올 가을부터는 아버지의 방식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의 방식으로 양파 농사를 지어야 할 것 같다.  
그러자면 양파 심을 시기에는 심사를 잘 써야 할 것이다.
자칫 잘 못 비위를 건드렸다가는 내년 양파 농사도 올해 꼴이 되고 말테니 말이다.
 
아... 차라리 양파 농사는 작파하고 사다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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