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24일) 단기방학을 이용하여
한국에 잠시 귀국하는 학생을 위하여 마닐라를 다녀왔다.
대학생이라하나 여학생이고 바기오에서 공부만하다
처음으로 한국을 잠시 다녀오는데 초행길의
불안함을 덜어주어야 나도 안심이 되는 차원에서
6시간의 차를 타고 마닐라 공항에 가서
무사히 귀국행 비행기를 태우고 오면서,
마닐라 백화점이나 대형 상점 또는 스타벅스같은 커피숖에
사람이 많은 이유를 알았다.
마닐라의 일요일 아침 10시경.
년중 시원한 기후인 바기오에서 와서인지?
아침부터 후덥지근한 기후에 약간의 짜증이 밀려온다.
오후 비행기라 아직 시간적 여유가있어
커피와 간단히 빵이라도 하나 먹을겸
스타벅스를 찾으니 앉을 자리가 없다?
아침부터...
조금있으니 10시10분경 백화점이 문을 열어
백화점 열기만을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 인파속에 파묻혀
나도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살것 같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
노부부가 다정히 손을잡고 데이트하는 커플들,
젊은 연인들,...
그 많은 사람들이 가만히보니
물건을 사기위함이 아니라 쾌적하고 시원한
백화점의 냉방 시설을 즐기기 위함이 더 많은것을
눈으로 확인할수가 있었다.(일요일이라...)
스타벅스에 앉아있는 한국 학생에게 말을 걸어보니
일요일에는 집에있는것보다 아침에 커피 한잔에
시원한곳에와서 책을보는것이 훨씬 좋다고 한다.
당연히 견물생심이라 나오면 무엇이라도 하나 사게되겠지만
필리핀처럼 더운 나라에 있는 백화점이나
대형 상가가 밀집되여있는곳은
물건을 사기위함보다 시원함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것 같다.
나야 학생들 때문에 어쩌다 한번씩 찾는 마닐라지만
무더위와 싸워야하는 이런곳에서는
살라고 해도 못살것 같다.
년중 시원한 기후인 바기오에서 살다가
어쩌다 한번 겪는 더위라 더 느끼겠지만
마닐라 교민분들도 전기세가 워낙 비싼
필리핀이라 에어컨이 집안에 있어도
특별하지 않으면 틀지를 않는단다.
학생을 비행기에 태워 무사히 보내놓고
모처럼만에 온 마닐라이기에
잠시 볼일을 볼까 생각해 보았지만
바기오에 비해 정상적인 메타로 가더라도
2배정도 차이나는 비싼 택시비에
후덥지근함에 짜증이 밀려와
특별히 볼일이없기에 더 이상 마닐라에
머물수가 없어 바로 바기오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는도중 지난 태풍 메기의 영향으로
어느 소도시에는 아직까지 무릎까지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겨있고 아이들은 그 와중에도
고무튜브를 가지고 물놀이에 열중하며 놀고있는 모습도 보였다.
집집마다 물에 잠겨있으나 도시 전체가 물속이라
집안의 물을 퍼 내수도 없는 상황이
보고있는 내 마음을 더 안타깝게 만든다.
버스로 6시간 걸친 힘든 바기오 행으로
피곤한 몸이지만 편안한 내집에 돌아와
만 하루의 마닐라행을 되새기며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살고있는곳에 제일 좋다고 느끼겠지만
나 역시 바기오가 제일 좋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일년에 최소한 10번 이상 불어오는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려도 걱정이없고,
비싼 전기료에 에어컨 틀까 말까할 걱정도 없고,
특별히 물건을 사지 않는 이상
쓸데없이 백화점을 찾을 일도 없고,
택시를 타기위해 메타로 갈꺼냐고 흥정을 안해도
저렴하게 이용 가능한 바기오가
필리핀에서 살고있는 나는 제일 좋은것 같다.
몇일있으면 지난 태풍으로 연기되였던
마닐라 이민청 영주비자 면담차 다시 한번
마닐라를 내려가야 하는데 어떻게 가야하나? 하는
한숨부터 나온다.
상권은 역시 마닐라가 유리하고
그냥 살기에는 바기오가 좋음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오늘 일기를 써 본다.
2010.10.25.
바기오에서
김봉길.